경기 과천시 주암동 일원…9800호 공급
과천 경마장·방첩사 이전
김진웅 과천시의원, “과천이 희생양이냐”
[땅집고] 정부가 경기도 과천시 주암동 일원 과천 경마장과 국군방첩사령부 부지를 통합 개발해 대규모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과천 주민들의 거센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과천시는 23일 “과천의 주택 규모는 이미 한계를 넘어섰다”며 추가 주택공급 후보지 지정에 대한 반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 국토부·LH, 과천을 ‘첨단 직주근접 기업도시’로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에 따르면 정부는 과천 경마장(렛츠런파크·115만㎡)과 국군방첩사령부(28만㎡)를 이전한 뒤, 총 143만㎡ 규모의 부지를 통합 개발해 약 9800가구를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사업시행자는 LH가 될 예정이다.
개발 대상지는 지하철 4호선 경마공원역과 인접해 있고, 경부고속도로 등 광역 교통망 접근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부는 인근 과천지구·주암지구와 연계해 직주근접 생활권을 형성하고, 미래산업과 일자리가 공존하는 첨단 기업도시로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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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개발 면적 중 약 17.8%에 해당하는 24만㎡를 자족용지로 확보해 ‘과천 AI 테크노밸리’를 조성하고, 과천 지식정보타운과 양재 AI특구를 연결하는 첨단 산업벨트를 구축한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 주택 규모 한계 넘은 과천…교통 대책마련 ‘절실’
정부는 2026년 상반기 국방부·농림축산식품부와 시설 이전 계획을 수립하고, 2030년 지구 지정과 착공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과천시는 23일 즉각 반대 입장을 표했다. 시는 “도로와 교통, 상하수도, 교육시설 등 도시 기반시설의 수용 능력이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며, “대책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과천시의회 김진웅 의원은 이재명 정부의 대책에 대해 “과천을 희생양으로 삼아 도시를 파괴하는 수준의 공급”이라며 “출퇴근 시간대 의왕IC 일대는 이미 극심한 정체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1만6000가구, 추가로 1만 가구가 들어서면 차량이 5만 대 가까이 늘어날 수 있는데, 뚜렷한 교통 대책이 없다”고 지적했다.
위례과천선 역시 노선 갈등으로 지연 가능성이 크고, 개통되더라도 경전철 수준으로 교통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 과거 과천 정부청사 앞…4000호 공급, “주민 집단 반발에 여당 두손두발”
과천은 문재인 정부 시절부터 3기 신도시급 주택 공급이 추진돼 왔다. 현재 과천지구(약 1만 가구), 주암지구(약 6000가구) 등 총 2만6000가구 규모의 주택 공급이 계획돼 있다. 여기에 경마장 일대까지 포함될 경우 과천 전반의 주택 공급 규모는 더욱 늘어나게 된다.
앞서 정부는 2020년 당시, 8·4 대책에서 과천 정부청사 부지에 주택 4000호를 공급하는 계획을 추진했다. 그러나 과천시민들이 정부청사 부지에는 모든 시민이 이용할 수 있는 공원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하게 반발했고, 급기야 민주당 소속 김종천 과천시장에 대한 주민소환투표 운동도 진행됐다. 결국 2021년 2월,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당정협의를 열고 과천 정부청사 부지 4000호를 공급하기로 한 계획을 수정했다. 기존 과천지구에 자족용지 등을 주택용지로 변경해 4300호를 공급하기로 한 것.
◇ 과천 경마장 이전 검토에…“경마 산업 위기론”
경마장 이전에 대해서도 반대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대체 부지가 확정되지 않아 사업 추진의 변수로 꼽힌다. 최근 정부는 농림축산식품부를 통해 마사회 이전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으며,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업무보고 자리에서 과천 경마장 부지 면적을 직접 묻는 등 높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과천시와 지역사회의 반발이 거센 만큼, 향후 사업 추진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마사회 노조는 “과천 경마장은 마사회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핵심 시설”이라며 “이전이 현실화될 경우 경마 산업 전반이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했다. /ks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