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부동산 시장을 향해 강도 높은 발언을 이어가면서, 그 수위를 예측하는 이른바 ‘받글(받은 글)로 불리는 ‘규제 지라시’가 온라인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정부가 이달 말 주택 공급 후속 대책 발표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시장의 불안감은 더 커지는 분위기다.
이 대통령은 앞서 “비정상적으로 부동산에 집중된 자원 배분 왜곡을 반드시 바로잡겠다”며 고강도 규제를 예고해왔다. 최근에는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를 더 이상 연장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며 다주택자 및 투자자 규제를 정책 전면에 내세웠다. 이후에도 부동산 시장에 대한 강경 기조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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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러한 행보가 과거 기조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점이다. 이 대통령은 대선 과정과 취임 초기 “세금으로 집값을 잡는 일은 없다”고 공언했고, 문재인 정부와는 다른 부동산 정책을 펴겠다고 강조해왔다. 하지만 최근 발언과 정책 방향을 두고 시장에서는 다주택자를 집값 상승의 주범으로 규정하고 징벌적 세금을 부과했던 문재인 정부의 길을 되풀이하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당시에도 강력한 세금 규제가 이어졌지만 결과적으로 집값은 역대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는 점에서다.
이런 가운데 온라인 커뮤니티와 메신저를 중심으로 정부의 추가 규제 강도를 구체적으로 적시한 지라시가 빠르게 퍼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내용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세율 최대 82.5% 적용(5월 9일) △공시지가 현실화율 95% 적용(7월 1일) △1주택자 장기보유특별공제 폐지(7월 1일) △비거주 아파트 보유세 연 3% 부과 △주택 가격 구간별 보유세율 상향(20억 원 3.5%, 30억 원 4%, 40억 원 4.5%, 50억 원 초과 5%) 등이 포함돼 있다.
가령 시가 50억원짜리 아파트에 연 5%의 보유세율이 실제로 도입될 경우, 이는 기존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체계를 사실상 통합한 초고율 자산세에 해당한다. 단순 계산만 해도 연간 보유세 부담은 2억5000만원에 달한다. 월 단위로 환산하면 매달 2000만원이 넘는 세금을 부담해야 하는 셈이다.
여기에 △유주택자 전세대출 전면 금지 △전세금 예치 신탁(에스크로) 의무화 △전세금에 대한 간주 임대료 연 3.5%를 종합소득세로 부과하는 방안도 7월 1일 시행 시나리오로 거론된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확인한 내용은 아니지만 규제의 강도가 워낙 세다 보니 시장에서는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심리 자체가 흔들린다”는 반응이 나온다.
현실화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예상하는 규제 강도만으로도 시장에 미칠 영향은 상당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주택자의 매물 출회를 유도하기보다는 거래 자체를 얼어붙게 만들 가능성이 크고, 전세대출 제한과 전세금 과세 강화는 전세 시장을 위축시키면서 월세 전환을 가속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보유세와 양도세 부담이 동시에 커질 경우 매도·매수 모두 관망세로 돌아서며 거래 절벽이 재현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정책이 실제로 시행되느냐보다 더 큰 문제는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이 무너지고 있다는 점”이라며 “세금으로 집값을 잡지 않겠다던 원칙이 흔들릴 경우 시장은 다시 정책 리스크를 가격에 반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mjba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