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주공5’ 집값 지키기 운동본부
文정부 때 아파트 최저 매도가 정해
층간소음 합의금까지 담합 논란
[땅집고] “고가 아파트마다 ‘집값 담합’은 많이 봤는데, 층간 소음 배상금 액수도 담합하는 건 태어나서 처음 보네요.”
최근 서울 송파구 대표 재건축 아파트로 꼽히는 잠실주공5단지에 독특한 안내문이 걸려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글을 작성한 단체는 ‘잠오(잠실주공5단지의 줄임말) 집값 지키기 운동본부’. 과거 문재인 정부 집권기에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가 등장했을 때 아파트 최저 매도가를 정해 ‘집값 담합’ 논란을 불렀던 단체다.
이번에 이 운동본부는 아파트 내 층간 소음으로 인한 갈등이 벌어졌을 때 이웃끼리 건네는 합의금을 최소 150만원으로 정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나섰다. 잠실주공5단지가 현재 국민평형인 84㎡(34평) 기준 실거래가가 40억원을 돌파해 고가 아파트에 속하는데, 이런 집값 만큼 단지 내부에서 주고 받는 각종 배상금이나 합의금도 가격대가 높아야 한다고 생각한 일부 입주민들이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
게시글에선 “현재 강남 일부 아파트에서는 층간 소음 발생 시 아랫집에 200만원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사례가 있다”면서 “이에 우리 단지도 협의 골에 층간 소음 발생 시 최소 150만원을 지급받기로 결의하였다”는 문구가 기재돼있다. 이어 “서로 배려하는 주거 환경을 위해 입주민 여러분의 협조를 부탁드린다”며 글을 마쳤다.
☞경매 초보도 돈버는AI 퀀트 나왔다…땅집고옥션, 백발백중 투자법 제시
한편 잠오 집값 지키기 운동본부는 2017년 문재인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및 서울 등 투기(과열)지역에 대한 대출 제한을 골자로 마련한 고강도 부동산 규제책인 8·2 대책이 발표됐을 시기에도 눈길을 끄는 안내문을 내걸어 화제가 됐던 바 있다.
당시 운동본부는 “현재 강남 아파트에서는 가격 담합을 통해 매주 1억원씩 집값을 올리고 있다”면서 “우리 단지도 일정 가격 이하로 집을 팔지 않기로 결의했다”고 안내하며 아파트 주택형별 매매호가를 제시했다. 36평 20억원 이상, 35평 19억 5000만원 이상, 34평 19억원 이상에는 거래해야 아파트 가치를 지킬 수 있다고 주장한 것. 운동본부가 8·2 부동산 대책에 따른 양도세 중과를 피하기 위한 다주택자들이 잠실주공5단지를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팔거나, 대출 규제 영향으로 집값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 이런 안내문을 붙였던 것으로 분석된다.
층간 소음 합의금을 최소 150만원으로 제시한 이번 잠오 집값 지키기 운동본부의 게시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역시 비싼 아파트는 보법이 다르다”, “집값 담합은 봤어도 합의금 담합은 처음 본다”는 등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1978년 준공한 잠실주공5단지는 올해 입주 49년째로 재건축 사업을 추진 중이다. 기존 3930가구 아파트가 재건축을 마치면 지하 4층~지상 65층, 총 6411가구 규모 대단지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leejin05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