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림, 지난해 영업이익 반토막
정권 교체 후 실적 급감
[땅집고] 윤석열 정권 시절 관급 공사 수주를 대폭 늘리며 외형 성장을 이어갔던 희림종합건축사무소의 실적이 지난해 급격히 꺾였다. 정권 교체 이후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반토막 난 데다 최근 특검 수사까지 본격화되면서 사면초가에 몰린 형국이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희림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81억원으로 전년 대비 47.2%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사실상 반토막 수준이다. 매출은 2318억원으로 3.8% 줄었고, 당기순이익 역시 90억1560만원으로 32.9% 감소했다.
◇‘김건희 여사 후원사’ 의혹 속 관급 수주 3배 폭증
희림은 윤석열 정권 출범 이후 관급 공사 수주가 급증한 대표적인 건축설계사무소로 꼽혀 왔다. 2022년 5월 윤 전 대통령 취임 이후부터 정권 말기까지 약 2년 4개월 동안 희림이 수주한 관급 공사 규모는 1800억원 안팎이다. 이는 윤 대통령 취임 이전 3년여 동안 체결한 관급 계약 금액의 3배를 넘는 수준이다. 부산 가덕도신공항 여객터미널 설계용역, 서울 세운4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건축설계 용역 등이 대표적인 사업이다.
이 같은 수주 확대를 두고 정치적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희림은 2022년 대선 국면에서 윤석열 후보 관련주로 분류됐다. 윤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운영했던 코바나컨텐츠의 최대 후원사였다는 점 때문이다. 이후에도 김 여사와의 친분을 바탕으로 각종 이권 사업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검 수사까지 ‘사면초가’
김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지난해 7월 희림건축종합사무소를 압수수색했다. 그리고 지난달 특검팀은 윤석열 정권 당시 ‘청탁 브로커’로 알려진 건진법사 전성배 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전 씨가 희림 측으로부터 2022년 7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총 34차례에 걸쳐 4500여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았다. 세무조사 및 형사 고발 사건과 관련한 청탁·알선 명목이다.
특검팀은 희림 측이 김 여사와의 친분관계를 토대로 2022년 5월 서울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 관저 이전 과정에서 리모델링 공사 수의계약을 따냈고, 이후 세무조사 등에 대비하고자 전씨를 통해 윤 핵관 등을 만났다고 보고 있다. 희림은 2015년 ‘마크 로스코전’, 2016년 ‘르 코르뷔지에전’, 2018년 ‘알베르토 자코메티 특별전’ 등 김 여사가 대표로 있던 코바나컨텐츠 주관 전시회를 수차례 후원했다.
당시 희림 측은 입장문을 발표하면서 “희림의 임직원 및 법인은 어떠한 관여도 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희림의 최대주주는 정영균 회장으로 지분 18.03%를 보유하고 있다. 희림은 2001년 업계 최초로 해외 시장에 진출한 이후 베트남과 중동,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등 60여 개국에서 프로젝트를 수행해 왔다. 국내 건축사사무소 가운데 가장 많은 해외 진출 실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삼우·해안·건원·간삼 등과 함께 건축설계 업계 ‘빅5’로 꼽힌다. /hong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