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테오젠 ‘로열티 쇼크’로 주가 22% 폭락
주가 폭등 부추키는 보고서 내던 신한투자증권의 치명적 오류
개인 투자자들 “코스닥 대장까지 이러면…증권사도 한패”
[땅집고] “코스닥 1위 기업조차도 증권사의 고무줄 목표주가에 춤을 추는데 누가 국내 주식 시장에 투자하겠나. 초대형 투자은행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는 신한투자증권의 신뢰도에도 금이 갔다.”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지난 21일 시가총액 20조원이 넘는 코스닥 대장주 알테오젠이 신한투자증권의 보고서 여파로 하루 만에 20% 가까이 폭락했다. 이에 앞서 신한투자증권은 1주당 목표 주가를 37만5000원에서 73만원으로 파격적으로 올려 주가 폭등을 촉발시켰다. 알테오젠의 주가 폭등을 주도하던 신한투자증권이 핵심 지표인 로열티 추정치를 4~5%에서 2%로 뒤늦게 바로잡은 것이 화근이었다.
신한투자증권이 목표주가를 22% 하향하자 시장에도 고스란히 반영돼 알테오젠 주가는 22%, 코스닥 지수는 2% 이상 빠졌다. 하루만에 기업가치가 6조원이 증발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대장주가 리포트 한 장에 종잇장처럼 흔들리는 현실에 “이게 시장이냐 도박판이냐”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 보고서 한장에 22% 폭락, ‘로열티 쇼크’의 전말
2008년 대전에 설립된 알테오젠은 정맥주사(IV) 제형을 피하주사(SC) 제형으로 바꾸는 ‘인간 히알루로니다제(ALT-B4)’ 원천 기술을 보유한 바이오 기술 플랫폼 기업이다. 미국 머크(MSD)사가 생산하는 글로벌 매출 1위 면역항암제인 ‘키트루다’에 이 기술을 적용하며 코스닥 시가총액 1위 대장주로 떠올랐다. 특히 지난해 9월 ‘키트루다 SC’의 FDA 승인 이후, 알테오젠은 매년 조 단위의 로열티를 벌어들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었다.
그 중 신한투자증권의 A 연구위원은 알테오젠의 기술력과 낙관론을 앞장서서 전파해왔다. 작년 12월 29일 보고서에서 “글로벌 제약사들이 돈을 내고 줄을 서고 있다”며 목표주가 73만원과 매수 의견을 강력히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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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올해 1월 21일 리포트에서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원천기술 사용에 대해 머크사로부터 받는 로열티 비율이 기존 추정치(5%)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2% 수준임이 밝혀진 것이다. 목표가를 57만 원으로 전격 하향 조정한 것이다. 보고서 발표 당일 알테오젠 주가는 장중 주당 최고 47만8500원에서 최저 36만1000원으로 22.53% 폭락했다.
일명 ‘로열티 쇼크’ 사태는 알테오젠과 증권사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 붕괴를 촉발시켰다. 알테오젠 측이 로열티에 대해 비밀 원칙을 세우면서 신한투자증권을 비롯한 대부분 증권사들이 4~5% 수준으로 로열티를 추정했다. 하지만 이미 머크는 작년 11월 2025년 3분기 보고서에 키트루다 로열티가 2%라는 사실을 공지했고,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이를 확인하지 않은 것이다.
온라인 투자 커뮤니티와 종목토론방 등 투자자들의 반응은 분노에 가깝다. 알테오젠의 기술력과 전망이후 신규 계약 소식 등으로 주가가 26일 종가 기준 40만4500원까지 회복했으나, 투자자들은 “주가가 조금 오른다고 해서 증권사가 망가뜨린 신뢰가 회복되는 것은 아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투자자는 "이미 신뢰 회복은 불가능한 수준"이라며 “코스닥 1위 기업이 보고서 한장에 흔들리는데 누가 국장에 투자하겠나”라고 밝혔다.
◇ 공시 내용도 몰랐다는 알테오젠 전문 애널리스트
알테오젠을 수년간 분석하며 ‘알테오젠 전도사’로 불린 신한투자증권 A연구위원에게도 비판의 화살이 향하고 있다. 한 투자자는 “알테오젠을 오랜 기간 팔로우업해 온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가 로열티에 대해 몰랐을 리 없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A연구위원은 이전부터 알테오젠에 대한 낙관론을 펼쳐왔다. 타 증권사에 재직하던 2023년 9월 종전 7만5000원에서 11만5000원으로 53.3%, 2024년 2월 30만원으로 3배 가까이 대폭 상향하며 주목을 받았다. 신한투자증권으로 이직한 뒤인 2024년 5월 목표 주가로 30만원을 제시한 데 이어 7월 37만5000원으로 대폭 올렸다.
2024년 11월 8일 알테오젠이 일본 다이이찌 산쿄와 3억 달러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자 주가가 15%가 폭등하는 등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에 A연구위원은 37만5000원에서 73만원으로 목표 주가를 94.7% 올렸다. 이 무렵 A연구위원을 제외한 타 증권사의 목표 주가 최고치는 유진투자증권의 40만원이었다.
A 연구위원은 그간 알테오젠의 기술적 우위를 앞세워 시장의 낙관론을 주도해 왔으나, 정작 계약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지표인 로열티 비율을 놓쳤다는 점에서 치명적인 실책을 범했다는 지적이다. 머크사의 공식 자료를 통해 충분히 확인 가능했던 로열티 수치를 오랜 기간 해당 기업을 팔로우업해 온 전문가가 파악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시장은 배신감을 토로하고 있다.
◇ 초대형 IB 자처하는 신한투자 신뢰도 치명타
기본적인 공시 정보를 확인하지 못한 것이 드러나자 초대형 IB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려던 신한투자증권의 전문성에 심각한 오점을 남길 전망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12월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인가를 승인받았다.
발행어음은 자본시장법상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초대형 투자은행(IB)가 자기 신용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의 금융상품이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증권사 중 별도 심사를 통과해야 발행할 수 있고, 자기자본의 200%까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은행 대출, 채권 발행이 아닌 최대 11조원 이상을 직접 어음을 찍어 대규모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기본 공시조차 확인 못 하는 전문가를 둔 증권사에 어떻게 초대형 IB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느냐"는 비판이 쏟아냈다. /raul164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