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76석 규모’ 야구장, 주차는 고작 93대
전주시, ‘평균 관중 1.8만’ 월드컵경기장 활용 계획
[땅집고] “올림픽, 프로야구 경기 유치하겠다면서 신축 야구장 주차대수는 고작 93대?”
국내 최대 야구 커뮤니티 ‘엠엘비파크’에서는 최근 전북 전주시에 건립 중인 복합스포츠타운 야구장의 주차대수가 화제다. 경기장 규모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것뿐 아니라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를 노리는 전북과 전주의 대회 개최 역량에도 스포츠팬들이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우범기 전주시장은 지난 16일 전주 덕진구 반월동 전주월드컵경기장 보조경기장 부지에 건립 중인 야구장 공사 현장을 찾아 현장 점검을 진행했다. 공정률 65%인 야구장은 2027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설계도상 주차 가능대수가 93대에 불과해 주차난이 예상된다. 경기장이 8176가구 규모라는 점에서 1.14%에 불과하다.
이에 우 시장은 “종합 스포츠 타운 내에 지하에도 주차장을 만들 계획이고 주변에 주차장 시설을 충분히 확보를 해서 주차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월드컵경기장 주차장 등을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스포츠팬들의 반응을 싸늘하다. 한 네티즌은 “전주의 스포츠행정은 왜 저런 지 이해할 수 없다”고 댓글을 달았다. 그 외에도 “올림픽 개최, 프로야구단 유치를 원한다면서 야구장 주차시설이 너무 적다”는 반응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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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시장이 대안으로 제시한 월드컵경기장은 K리그 경기로 인해 이미 주차난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에서 ‘전시행정’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전주월드컵경기장은 프로축구 전북 현대 모터스의 홈경기장으로, 2025시즌 총 36만8505명, 경기당 평균 1만8425명의 관중을 동원했다. 지난해 전북이 압도적 페이스로 통산 10번째 리그 우승을 차지하면서 관중수가 2024년 29만5642명 대비 18% 증가했다.
월드컵경기장에 딸린 주차 면수는 2430면이고, 향후 복합스포츠타운이 완성된다고 해도 총 주차 면수는 2980면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K리그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경기장 반경 1㎞ 이내가 사실상 ‘임시 주차장’으로 변할 정도로 주차난이 심각한데, 복합스포츠타운 건립에 따른 주차 면수 증가도 거의 없는 수준이다.
주차장 시설뿐 아니라 경기장 시설 역시 수준 이하라는 평가다. 야구장 건립 추진 초기 전주시는 신축 야구장에서 프로야구 경기 개최를 염두에 뒀었다. 하지만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권고한 시설 수준에 부합하지 못했다. 프로경기 개최를 위해선 좌석수는 1만석 이상, 조명 조도는 내야 3000LX(럭스), 외야는 2000LX를 충족해야 하는데, 전주 야구장은 좌석수는 물론 조면 조도도 갖추지 못했다.
전북과 전주시의 올림픽 유치 경쟁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총 6843억원을 투입해 개선한 체육인프라를 활용해 2036년 대회 유치를 노리고 있지만, 실제 올림픽을 유치하더라도 시설을 사용하긴 힘들 전망이다. 전북도 측은 올림픽 개최 시 야구 경기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광주무등경기장에서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주시의 부실한 스포츠행정은 이미 스포츠팬들에게 실망을 안긴 바 있다. 2001년부터 전주를 연고로 세차례 프로농구 정상에 올랐던 KCC이지스 농구단은 전주시의 홀대 문제로 2023년 부산으로 이전했다.
KCC농구단은 1973년 준공한 전주실내체육관을 사용했지만, 시설 노후화로 어려움을 겪었다. 전주시는 10여년 전부터 실내체육관 신축을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기존 체육관 부지 소유주인 전북대 측이 2025년까지 체육관을 비워달라고 요구하자 결국 구단은 전주시를 떠났다.
스포츠계 관계자는 “전주시의 스포츠행정에 대한 불신은 종목을 불문하고 스포츠업계와 팬들 사이에 널리 퍼져있다”며 “안 그래도 월드컵경기장 주변의 주차난, 교통난이 심각한데 야구장 주차 시설이 열악해 걱정만 커질 뿐”이라고 밝혔다. /raul164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