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중국자본이 돈 쓸어가는 대가로 흉물된 춘천 붕어섬…태양광 패널로 경관 망치고 대마초까지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26.01.26 09:51

태양광 패널 2.6만장 빼곡한 춘천 붕어섬
춘천 자연경관 망치는 흉물 주범으로 전락
강원도가 중국 기업에 붕어섬 무상으로 대여
중국 33억 벌 때 강원도는 1.4억원만…불공정 논란

[땅집고] 강원 춘천시 의암호 한복판에 있는 붕어섬에 태양광 발전 패널 2만6000여장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땅집고] “삼악산 케이블카 타고 가다보면 붕어섬이 내려다보이거든요, 그런데 흉물도 이런 흉물이 없어요. 징그러운 비늘처럼 태양광이 설치돼있어서… ”

강원 춘천시의 대표적인 명소로 꼽히는 총 655m 높이 삼악산. 이 곳에 설치돼있는 케이블카를 타고 울창한 산세와 굽이굽이 흐르는 북한강, 잔잔한 의암호를 구경하러 몰려드는 관광객이 적지 않다. 그런데 케이블카를 타고 가다 보면 의암호에 희한한 섬 하나가 눈에 띈다. 길쭉하되 끝이 뾰족한 모양이 마치 물고기처럼 생겨 ‘붕어섬’이라는 이름이 붙은 곳인데, 검은색 태양광 패널 수만장이 섬을 전체를 꽉 채울 정도로 빽빽하게 심어져 있어 주변 환경과 부조화를 이룬다.

지역 사회에선 태양광 패널로만 가득 찬 이 붕어섬이 춘천시 자연 경관을 크게 훼손하는 흉물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더불어 이 섬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로 발생하는 연 30억원 수익을 지난 10년 넘게 중국 기업이 가져가면서도 세금은 1억원대에 그쳤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국민 분노가 쏟아지는 분위기다.

붕어섬은 댐 건설의 결과로 만들어진 섬이다. 과거 대한민국이 산업 발전에 박차를 가하던 시기, 강원지역에 대규모 전력을 확보하기 위해 1967년 높이 23m, 길이 273m 규모 의암댐을 건설하면서 함께 생겨났다. 삼악산에서 내려다보면 꼬리가 잘린 붕어가 떠 있는 것 같다고 해서 붕어섬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규모는 30만㎡(약 9만750평) 정도다. 이 때 붕어섬 외에도 테마파크인 레고랜드가 있는 하중도를 비롯해 상중도, 고구마섬 등이 함께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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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집고] 삼악산에서 바라본 붕어섬이 태양광 발전 패널로 가득차있는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당초 춘천시는 붕어섬을 자연 관광지로 개발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2000년대 들어 국내에 신재생에너지 확보 바람이 불면서 붕어섬이 돌연 태양광 건설사업지 대상이 됐다. 붕어섬이 강원도가 보유한 도유지인 만큼 개발 결정권이 있었던 것.

강원도는 2006년 설립한 ‘강원솔라파크’와 함께 붕어섬에 240억원을 투자해 총 9MW 규모 태양광 발전 단지를 조성하는 협약을 맺고 사업을 본격 추진했다. 강원솔라파크는 중국 4대 기업으로 꼽히는 친트그룹이 세운 ‘아스트로너지쏠라코리아’가 지분 100%를 갖는다. 이 아스트로너지쏠라코리아가 붕어섬에 태양광 모듈 2만5920장과 인버터 33대를 설치하는 공사를 맡았다. 이 정도면 연 2900MWh 전력을 생산해 일반 가정 2000가구가 쓸 수 있어, 2013년 준공 당시 단일 규모로는 전세계 최대 규모 태양광 발전 단지였다고 전해진다.

[땅집고] 강원도와 강원솔라파크의 붕어섬 태양광 발전 단지 계약 구조. /이지은 기자


정치권에선 강원도가 중국 민간기업에게 9만평이 넘는 붕어섬을 공짜로 빌려주면서 태양광 발전 사업으로 30억원 수익을 올리는데 일조한 ‘불공정 계약’으로 의심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당초 계약상 강원솔라파크가 2012년부터 2022년까지 붕어섬을 이용해 태양광 수익을 올리는 구조다. 강원도는 이 계약 기간을 5년 더 연장해 강원솔라파크가 2027년까지 쓸 수 있도록 했다. 강원도의회와 춘천시의회에 따르면 2019년 기준으로 강원솔라파크가 붕어섬 발전시설을 운영하면서 벌어들인 전력 판매 수입액은 매년 33억원 정도다. 그런데도 도유지인 붕어섬을 이용하는 비용은 따로 내지 않고 있으며, 강원도에 내는 발전기금도 매년 수입액의 4.3% 수준인 1억4000만원 정도에 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가 불거지자 강원도는 강원솔라파크와 계약이 끝난 뒤 2028년부터 2037년까지 10년 동안은 붕어섬 태양광 단지를 직영으로 운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 앞으로 203억8000만원에 달하는 수익금을 강원도에 귀속시킬 수 있다는 것. 하지만 업계에선 태양광 패널 수명이 20~25년인데 이미 중국기업이 16년 정도를 사용한 뒤 강원도에 설비를 넘기는 것이라, 발전량이 적어 목표 수익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큰 데다 각종 유지보수 비용도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분석한다.

[땅집고] 삼악산 케이블카에서 바라본 붕어섬 전경이 흉물스러워 춘천시가 관광지로 도약하는데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온라인 커뮤니티


이런 가운데 붕어섬 태양광 단지에서 마약 범죄까지 발생해 시선이 곱지 않다. 붕어섬 관리자가 동네 선후배들과 함께 태양광 모듈 외곽에 남아있는 토양을 활용해 대마초를 재배한 것. 이들은 붕어섬에 들어가려면 별도로 배를 이용해야 해 일반인 접근이 어렵다는 점을 겨냥해 대마초를 키우기 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2024년 경찰로부터 발각돼 50대 남성 A씨와 공범 2명은 구속 송치됐고, 2명은 불구속 송치됐다.

춘천시에선 강원도로부터 붕어섬 관리 권한을 양도받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강원도의 일방적인 사업 추진으로 태양광이 무더기로 설치돼 흉물이 된 붕어섬 때문에 인근 삼악산과 의암호, 북한강까지 지역 핵심 관광지들이 한꺼번에 가치를 잃고 있다는 것. 현재 춘천시가 의암호 명소화 사업을 추진하면서 이 곳에 유람선을 띄워 관광지로 만드는 계획을 내놓으면서 하루 빨리 붕어섬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빗발치고 있다.

이무철 국민의힘 강원도의원은 2023년 “과거 강원도가 붕어섬에 태양광 발전단지를 건설하고 발전 단지 주변에는 시민들을 위한 공원·전망대 등을 설치한다고 발표하면서, 완공시 세계적인 관광 명소가 돼 연간 관광수익 56억원을 가져올 것이라고 홍보했다”면서 “하지만 현재 태양광 발전시설은 미관을 해치는 부정적인 시설로 인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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