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 대대행’까지 간 LH 인사 혼란
비상임이사 절반 교체
차기 사장 재공모 가능성
낙하산 인사 반복하나
[땅집고] 이상욱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직무대행이 이달 초 사의를 표명하면서 LH가 ‘사장 대행의 대행’, 이른바 대대행 체제로 돌입했다. 사장 공백 사태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대행 체제마저 흔들리면서 LH는 설립 이후 초유의 상황을 맞았다. 이런 가운데 비상임이사 교체와 함께 사장 재공모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LH는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임기가 만료된 비상임이사 4명에 대한 공모 절차를 진행 중이다. 전체 비상임이사 8명 가운데 절반이 교체 대상이다. 비상임이사 구성은 향후 이사회 운영뿐 아니라 임원추천위원회 구성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사실상 이사회 구성을 다시 짜는 작업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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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사장 후보 탈락…정부는 내부 선임 반발
LH는 지난해 8월 이한준 전 사장이 사임한 이후 약 5개월 가까이 신임 사장을 선임하지 못하고 있다.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해 공모 절차를 진행했지만 후보 압축 과정부터 잡음이 이어졌고, 최종 단계에서도 인선이 무산된 것으로 전해진다.
후보 검증 과정에서 여당 의원 출신 인사가 탈락한 점도 이례적인 장면으로 꼽힌다. 지난달 LH 임원추천위원회가 총 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사장 최종 면접에서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인 A씨가 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 정부 출범 초기 여당 출신 정치인이 대형 공공기관 사장 후보에서 제외된 사례는 드물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후 절차에서도 혼선은 이어졌다. LH 임원추천위원회는 규정에 따라 사장 후보 3명의 숏리스트를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제출했지만, 이 명단은 반려된 것으로 전해진다. 후보 전원이 내부 출신 인사라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해석이 뒤따른다. 내부 출신 첫 사장 선임 가능성까지 거론됐지만, 정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인선 작업은 다시 출발선으로 돌아갔다.
인사 기류 변화의 배경으로는 지난달 12일 국토교통부 업무보고 당시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이 지목된다. 이 대통령은 LH를 언급하며 “외부에 인재가 없어서 내부에서 뽑기로 했느냐”며 내부 승진 인사에 제동을 걸었다. 이후 사장 인선 방향이 전면 재검토 국면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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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주도 공급 차질 우려
이런 상황에서 이상욱 LH 사장 직무대행이 이달 초 사의를 표명하면서 내부 혼선은 더 커졌다. 직무대행이 물러나면서 직제 순서에 따라 조경숙 주거복지본부장이 ‘대행의 대행’을 맡는 대대행 체제가 불가피해졌다. 사장 공백이 장기화된 상황에서 경영 컨트롤타워마저 임시 체제로 운영되는 초유의 국면이다.
임원추천위원회를 새로 구성해 공모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밟을 경우, 신임 사장 선임까지는 최소 두 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사회 교체와 재공모 여부 논의까지 감안하면 공백 기간은 더 길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문제는 정부가 건설 경기 침체 해법으로 내세운 공공 주도 공급 확대의 핵심 주체가 LH라는 점이다. 산적한 현안을 책임질 리더십 부재가 길어질수록, 정부 부동산 정책의 실행력과 속도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의 수도권 135만가구 착공 계획 중 LH가 담당하는 물량은 약 60만 가구에 달한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 측근 등 낙하산 인사를 통해 비전문가 수장이 온다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hong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