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신년전망 인터뷰]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 “올해는 초(超)공급부족의 시대…잘못된 정부 규제책으로 폭등 악순환 예상”
[땅집고] “올해 부동산 시장을 지배할 키워드는 ‘초공급부족’이 될 겁니다. 단기적으로 주택을 만들어낼 방법은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선 현재 진행 중인 정비사업 속도를 높여주는 정부 지원책이 필요한데, 이재명 정부가 고강도 규제를 중심으로 대책을 내놓고 있어 악순환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작년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14억원(KB부동산 9월 통계 기준)을 돌파하면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새아파트 공급 절벽 현상이 겹치면서 집값 상승세에 불을 붙이고 있는 모양새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통상 연간 25만가구 주택 공급이 필요한 수도권에선 준공 물량이 12만가구에 그칠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2026년도 부동산 시장은 공급 부족으로 인한 움직임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 역시 “지난 10년 동안 누적돼온 공급부족으로 인한 여파가 올해도 나타날 것”이라며 “이런 초공급부족 상황에서 정부 대응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라고 조언했다.
이 교수에게 올해 부동산 시장 향방에 대해 물어봤다.
-2026년 부동산 시장을 지배할 키워드를 꼽자면.
“2025년 한 해 동안 시장을 뒤흔든 요인은 ‘공급부족’이었다. 10여년 전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뉴타운 출구 전략을 펼치면서 400곳에 가까운 정비구역을 해제한 여파가 공급부족으로 이어지면서 현재 집값 폭등, 가격 양극화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이 선호하는 입지에 주택을 만들어내는 방안으로 정비사업이 거의 유일한데, 이를 막아버리니 부작용이 나타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2026년에는 공급부족에서 더 심화된 ‘초공급 부족’이 시장 향방을 결정하는 키워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공급부족이 1년 만에 뚝딱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닌데, 작년보다 올해 공급·입주물량이 더 적을 예정이다. 초공급부족은 시장이 계속해서 안고가야 하는 문제가 될 듯 하다.”
-그럼 공급 부족을 해소할 대책이 있을까.
“단기적으로 주택을 만들어낼 방법은 없다. 정비사업 구역을 지정하고 인허가 속도를 높이거나 용적률을 상향해주더라도 실제 주택이 생겨나기까지는 최소 5~6년에서 10년쯤 걸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 진행하고 있는 정비사업 속도를 앞당기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본다.
하지만 현재 이재명 정부 정책은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이나 전세대출 등 금융 관련 규제를 강화하니 사업이 빨리 갈 수가 없는 것이다. 조합원 등 소유자가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으로 생겨나는 새아파트를 그대로 가져가는 구도를 유지할 필요는 없다. 본인의 가치관이나 판단에 따라 주택을 매도한 뒤 차익을 실현하고, 이 돈으로 다른 자산으로 갈아타는 대안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런 자연스러운 순환을 현 정부 정책이 막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0·15 대책에서 수요자 주거 선호도가 가장 높은 서울 전역을 비롯해 경기 12개 지역이 한꺼번에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토지거래허가제로 묶이면서 거래 자체가 막히고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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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정부가 부동산 규제책을 더 강화할 것이라고 예고했는데.
“다 망하는 길이다. 과거 문재인 정부때도 세금 관련 규제를 강화했다가 실패하지 않았나. 당시 정부가 집값을 잡기 위해 보유세를 올렸지만 참패한 전력이 이미 있다. 현재 공급량과 거래량이 함께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세금 등 분야에서 더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책이 나온다면 전월세 상승 추이가 과거보다 더 심각한 수준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
-애초에 정부가 집값을 잡는게 가능한 것일까.
“이재명 정부가 아파트 가격 오름세를 막기 위해 부동산 대책을 마련했다고 했지만 사실 당시 상승세는 서울 등 특정 지역에 한정된 국지적인 상승에 그쳤다. 전국 평균으로 보면 상승 수준이 과하다고 볼 수 없었고, 그렇다고 서울 집값 상승세가 국가 경제에 크게 해가 될 수준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정부 당국과 한국은행이 너무 과하게 반응하면서 대책을 내놓다보니 주택 공급만 지연시키는 상황을 만들면서 되레 집값이 폭등하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
특히 10·15 대책에서 풍선효과를 막겠다고 광역적인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지정한 것은 악수 중 악수였다. 사실 풍선효과도 정부가 어느 정도 감내해야 하는 부분이다. 집값이 오르는 곳을 규제하면 수요자가 차상위 선호 지역을 선택하면서, 해당 지역 집값이 오르는 것은 당연지사다. 그럼에도 가격 상승이 끝없이 이어질 수는 없기 때문에 어느 정도 기간이 지나면 자정 작용으로 시장이 안정화될 수 있는데 정부가 너무 조급하게 반응한 감이 있다. 강남3구나 용산구 등 관심도가 큰 지역을 제외하면 전 고점 대비 10% 정도 낮은 가격에 거래되면서 회복을 못하는 곳도 수두룩했는데 이런 지역까지 동일한 강도의 규제를 적용하니 부작용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셈이다.”
-2026년 매매·전월세시장 향방을 점친다면.
“전국적으로 집값이 오른다기 보다는 공급이 위축된 서울 등 지역 위주로 국지적 상승세를 보일 것이다. 지방이라도 공급이 부족한 곳이라면 집값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상승세가 무작정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 강남이라고 해서 가격이 끝도 없이 오르는 폭등 랠리를 영원히 이어가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시장은 바보가 아니다.” /leejin05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