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범근·차두리, 한남동 대표 핫플 앤트러사이트 건물 20년만에 대수선 나서
[땅집고] 차범근 전 축구대표팀 감독과 그의 장남인 차두리 감독이 약 20년 동안 공동명의로 보유해온 서울 용산구 한남동 건물 대수선에 나선다. 국내 감성 카페 문화의 선두주 자격으로 꼽혔던 ‘앤트러사이트’ 매장을 퇴거시키고, 이 자리에 스포츠 브랜드 ‘온러닝’을 입점시키기 위한 작업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차범근·차두리 감독은 지난해 10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이태원로 대로변에 보유하던 ‘앤트러사이트’ 건물 대수선 공사에 돌입했다. 이 건물은 대지 330㎡에 지하 1층~지상 5층 규모로 1975년 준공했다. 차씨 부자(父子)가 2004년 10월 공동명의로 매입해 지금까지 보유 중이며 지분은 50%씩이다.
이 건물은 2015년 ‘앤트러사이트’ 카페를 입점시키면서 한남동 상권 일대 핵심 자산으로 떠올랐다. 당초 제주도에서 인기를 끌던 카페인데 차씨 부자 소유의 한남동 건물로 확장 오픈하면서 찾는 젊은층 발길을 부르는데 성공한 것. 건물이 준공한지 오래돼 외관에 빛바랜듯한 타일이 붙어있어 다소 후줄근한 분위기였는데, 오히려 이런 빈티지한 감성을 갖춘 카페를 선호하는 20~30대가 몰려든 것. 건물 내부 뿐 아니라 바깥 창문가에도 테라스 좌석을 설치해 날씨 좋은 날 청년들이 바깥에서 커피를 마시는 광경이 펼쳐졌다.
건물이 들어선 대지에 단차가 심해 구조상 독특한 것도 특징으로 꼽혔다. 지대가 낮은 대로변에서 보면 3층 건물처럼 보이지만, 반대로 지대가 높은 후면에선 5층 규모다.
차씨 부자는 이 건물에 10년 동안 자리잡고 있던 ‘앤트러사이트’ 매장과 지난해 8월 임대차계약을 종료하는 대신 이 자리에 스위스 스포츠 브랜드인 ‘온러닝’ 매장을 입점시켰다. 기능성을 강조한 러닝화를 주력 상품으로 삼아 전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브랜드인데, 최근 국내에도 ‘러닝 붐’이 일면서 매장 오픈을 결정했다. 지난해 9월 차씨 부자 소유의 한남동 건물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면서 첫 진출을 알렸다.
업계에 따르면 앞으로 온러닝은 이 한남동 건물을 본격 입점할 계획이다. 차범근·차두리 부자는 임차인 변경을 앞두고 대수선 작업에 돌입한 상태다. 공사는 지난해 10월 말 시작해 2026년 2월 종료할 계획이다. 대수선을 마치면 온러닝 공식 1호 매장이 오픈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차범근·차두리 부자가 한남동 건물을 매입한 뒤 300억원대 잠정 차익으로 거두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들이 건물을 매수한 2004년은 실거래신고의무제가 시행하기 전 시기라 매입가가 얼마인지 알려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인근 대지면적이 비슷한 지하 1층~지상 3층 건물이 2007년 23억원에 거래된 점을 고려하면 차씨 부자가 건물을 20억원보다 낮은 금액에 매수했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현재 인근 5층 높이 빌딩이 380억원에 매물로 나와있다. 매매호가 수준에 건물을 판다고 가정하면 차범근·차두리 부자가 한남동 건물을 사들인지 약 20년 만에 360억원에 달하는 차익을 실현할 수 있는 셈이다. /leejin05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