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2·3·4구역 정비사업 속도낸다
5500여 가구…신(新) 주거벨트 형성
[땅집고] 지난 24일 찾은 서울 강북구 미아동. 지하철 4호선 미아사거리역 4번 출구를 나와 숭인로를 따라 5분 정도 걷다 보니 도로 옆으로 길게 늘어선 낡은 주택가들이 일제히 펜스에 둘러싸여 있었다. 최근 본격적인 철거 작업에 들어간 미아3·4재정비촉진구역 현장이다.
롯데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이 각각 시공사로 선정돼 새 아파트 건설을 앞두고 있다. 인근에서는 4000가구 규모의 미아2재정비촉진구역도 시공사 선정을 앞뒀다. 세 구역에서만 공급되는 아파트 물량은 5500가구를 웃돈다.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미아뉴타운 후발 주자들이 일제히 속도를 내면서 미아사거리역 일대가 동북권을 대표하는 대형 주거벨트로 거듭날 준비를 마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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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 잠룡’ 4000가구 미아2구역, 분담금도 낮아져
미아뉴타운 내에서도 최대어로 꼽히는 미아2구역(재개발)은 강북구의 지형을 바꿀 랜드마크로 기대를 모은다. 4000가구가 넘는 대단지다. 특히 일반분양 물량이 1780가구에 달해 조합원 수(1582명)보다 많은 구조다. 사업성이 개선되면서 조합원 1가구당 분담금이 약 1억 원가량 절감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평지 입지에 최고 45층까지 올라가는 스카이라인을 형성할 계획이라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미아2구역은 사실 2016년 조합 설립 이후 10년 가까이 사업시행계획 인가조차 받지 못했던 대표적인 지연 사업장이었다. 내부 갈등과 집행부 교체, 설계 변경 등으로 부침을 겪었다.
전환점은 서울시의 규제 완화였다. 서울시는 미아2구역에 ‘정비촉진사업 규제철폐 36호’를 최초 적용했다. 기준용적률을 상향(20%→30%)하고 법적 상한용적률을 확대해 미아2구역의 용적률을 260%에서 310%로 높여줬다. 전체 가구 수 역시 3519가구에서 4003가구로 늘었다. 사업비 부담은 줄고 일반분양 물량은 늘어나면서 수익 구조가 크게 개선됐다. 지난달 서울시 경관심의까지 통과하며 사업은 사실상 본궤도에 올랐다.
◇이주 마친 3·4구역 철거 공사
미아3구역과 4구역은 규모는 작지만 사업 진행 속도는 더 빠르다. 미아3구역은 2023년 11월, 미아4구역은 2024년 6월 각각 관리처분인가를 받았다. 미아3구역은 이미 이주를 마치고 내년 초 철거에 들어갈 예정이다. 2010년 정비구역 지정 이후 오랜 기간 답보 상태였지만, 2019년 새 집행부 출범 이후 사업이 급물살을 탔다. 계획도 수정됐다. 최고 29층, 1037가구에서 최고 35층, 1051가구로 규모를 키우고 중대형 평형 비중을 늘렸다. 조합원은 493명으로 일반분양은 400가구가 넘는다. 시공사는 롯데건설로 조합은 2027년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아3구역 남쪽에 위치한 미아4구역도 조만간 첫 삽을 뜬다. 지하 4층~지상 28층 총 493가구 규모로 재탄생한다. 시공사는 HDC현대산업개발이다. 이달 중 해체 공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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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음 신축 대비 가격 경쟁력 충분”
부동산 시장의 기대감은 가격에 반영되어 있다. 미아2구역에서 전용면적 84㎡ 입주권을 받을 수 있는 전용 13평 규모 다세대주택을 매입하려면 약 5억원의 초기 투자금이 필요하다. 여기에 추정 분담금을 더하면 최종 매수가는 13억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인근 미아송천센트레빌 전용 84㎡ 시세가 9억원 후반대인 점을 고려하면 부담스러운 가격이지만, 래미안길음센터피스나 롯데캐슬 클라시아 전용 84㎡가 15억원대에 거래되는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우수한 교육 여건도 미아동 일대의 강점이다. 영훈초, 영훈국제중, 영훈고, 대일외고 등 명문 사립학교가 밀집해 있다. 미아동 황금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미아동 재개발 지역은 학군 여건이 워낙 탄탄한 곳”이라며 “주거 환경이 열악했던 곳들의 정비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주거 선호도가 크게 늘어날 것이다”고 했다. /ks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