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서울 서초구 핵심 주거지인 잠원동 신반포19차·25차 아파트의 통합재건축사업이 내년 초 시공사 선정 수순을 밟는다. 재건축 업계에서는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대우건설의 맞대결 구도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면서 실제 성사 여부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4개 단지 통합해 49층 아파트 613가구로 개발
2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신반포19·25차 통합재건축사업조합은 내년 1월경 시공사 선정 입찰공고를 내고, 5월 중 총회를 열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지는 서울지하철 3호선 잠원역과 가까운 서초구 잠원동 61-2 일대 2693만7.2㎡ 규모다. 신반포25차(169가구)와 소규모 나홀로단지인 한신진일빌라트(19가구), 잠원씨제이빌리지(17가구) 등 4개 단지를 통합 재건축하는 내용이다. 토지등 소유자 수는 445명이다.
서울시는 지난달 이 사업지에 대한 정비구역 지정(변경) 및 정비계획 결정 고시를 완료했다. 고시에 따라 신반포19차 기존 352가구와 25차 기존 312가구 등은 총 613가구 규모로 바뀌고, 최고 49층 규모 아파트와 부대복리시설이 들어선다.
소규모 단지인 한신진일빌라트와 잠원씨제이빌리지는 각각 용적률 250% 이상이라 단독 재건축이 어려웠으나, 통합 개발을 통해 정비가 가능해졌다. 각 단지는 해당 단지 부지 안에서 재건축된 아파트를 배정받는 이른바 ‘제자리 재건축’과 갈등 최소화를 위한 ‘독립정산제’ 방식을 채택했다.
◇“삼성 독주 막는다”…대우, 반포권 두 번째 ‘리턴매치’ 주목
신반포19·25차 통합재건축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주요 건설사들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현재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대우건설의 수주 참여 가능성이 가장 높다. 재건축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내부적으로는 “사전 정리를 마무리했다”며 수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으나, 대우건설이 최근 참여하기로 결정하면서 이 사업지가 격전지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우건설은 신반포19·25차에 대해 사내 전략사업으로 지정했다는 입장이다. 내부 컨센서스를 조기에 마무리하고 수주전 준비에 돌입한 상태다. 특히 이번 사업이 한강변에 위치한 초고층 재건축 단지라는 점에 주목, ‘푸르지오 써밋’ 브랜드를 적용한 하이엔드 단지 조성을 목표로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계적 설계사와 협업한 특화설계를 바탕으로, 49층 스카이라인 설계, 책임준공 약정, 최저금리 기반의 사업비 조달을 통한 조합원 분담금 최소화 등을 내세워 수준한다는 전략이다.
삼성물산 측도 해당 현장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업계에서 빠르게 늘어난 수주 현장을 관리할 수 있냐는 우려가 나왔으나, 삼성물산은 관리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 조직 확대와 인력 보강에 속도를 내며 핵심 사업지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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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전이 성사될 경우, 이는 두 건설사가 올해 개포우성7차에서 맞붙은 이후 약 반 년만에 다시 격돌하는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는다. 삼성물산은 지난8월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우성7차 시공사 선정에서 격전 끝에 시공권을 확보했다. 2020년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수주 이후 약 5년 만의 재대결로도 화제를 모았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한동안 수주전에 나서지 않다가 다시 돌아온 삼성물산이 올해 약 9조원으로 정비사업 수주 2위를 달성하며 독보적 위치를 점하고 있지만, 대우건설과의 싸움에서는 항상 고전을 하는 모습”이라면서 “다만 해당 현장이 재건축업계에서 가장 관심이 큰 강남구 압구정4구역 시공사 선정 일정과 겹칠 수 있어 수주전으로 이어질 지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pkra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