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동일 평수 이동해도 10억 내라" 압구정4구역 재건축 분담금 폭탄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25.12.26 06:00

[땅집고] 내년 시공사 선정을 앞둔 서울 강남구 압구정4구역에 ‘분담금 폭탄’ 날벼락이 떨어졌다. 비례율이 지난해 추정치였던 60%대에서 최근 40%대로 떨어지면서, 기존 30평대 주택을 가진 조합원이 재건축 후 비슷한 평형대의 새아파트를 분양받으려면 최고 10억원 이상 추가분담금을 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이달 17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4구역 재건축 조합은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4차 설문조사를 진행하면서 각 가구 주택형별 추정 분담금 표가 담긴 자료를 함께 송부했다.

/그래픽=이진영


추가분담금이란 재건축 조합원이 새아파트를 분양받기 위해 추가로 납부해야 하는 비용을 뜻한다. 조합원 분양가에서 기준가액[=종전자산추정액X비례율]을 뺀 금액이 추가분담금이다. 이 때 사업 수익성 지표가 되는 비례율이 높을수록 분담금이 줄어들고, 비례율이 낮아질수록 분담금이 불어나는 구조다. 비례율은 재건축 사업을 마친 뒤 조합의 총 수입에서 공사비를 포함한 총 사업비를 뺀 금액을, 조합원의 기존 자산 평가액으로 나눈 비율이다.

이번 자료에 따르면 조합은 추정분담금을 산출하며 3.3㎡(1평)당 공사비로 1280만원을 기준으로 잡았으며, 비례율은 46.02%로 계산했다.

문제는 지난해 9월 조합이 정비계획안을 수립할 때만 해도 비례율이 66.57%로 추정됐는데, 불과 1년여 만에 20.55%포인트 낮아진 것. 반면 공사비는 같은 기간 3.3㎡당 1000만원에서 1280만원으로 28%나 불어났다. 즉 분담금 액수 계산과 직결되는 비례율과 공사비 두 요소가 모두 악화하면서 조합원들의 부담이 커진 셈이다.

[땅집고] 서울 강남구 압구정4구역 재건축 분담금 표. /조합원 제공


예를 들어 압구정4구역 내 한양4차 전용 101~104㎡(33평) 주택을 보유한 조합원이 84㎡(36평)짜리 새아파트를 분양받으려면 분담금으로 9억3385만원을 내야 한다. 기존과 비슷한 주택형을 분양받는데도 10억원에 가까운 분담금을 납부해야 하는 것.

더군다나 기존 주택보다 더 좁은 집을 분양받는 조합원들에게도 분담금이 매겨질 전망이다. 한양4차 208~210㎡(69평) 주택을 보유한 조합원이 기존 대비 약 10평을 줄인 139㎡(59평)을 분양받고 싶다면 분담금 12억5776만원이 부과된다.

압구정4구역 조합원이라고 밝힌 A씨는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면서 조합원들이 활용할 수 있는 대출도 막힌 상황인데, 10억원에 달하는 높은 분담금을 어디서 구한다는 말이냐”면서 “특히 30~40년 동안 압구정을 지켜온 고령자 은퇴 세대들은 도저히 현금을 마련한 방법이 없다, 그야말로‘내 집 주고 내가 쫓겨나는 재건축”이라고 호소했다.

업계에선 기존 아파트 가치가 크게 오르면서 종전 자산가액이 커지긴 했지만 공사비 상승폭도 동반 증가한 가운데,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는 서울 등 규제지역에서 일반분양가를 크게 올리기 어려워진 것이 비례율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사업성이 크게 떨어진 탓이라고 분석한다. 조합 수익이 크게 줄다보니 커진 비용 부담을 각 조합원들이 짊어져야 하는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실제로 비슷한 상황이 인근 압구정2구역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서울 강남권 한복판인 압구정 일대 집값이 큰 폭으로 뛰면서 압구정2구역 종전자산평가액이 상승했고, 비례율이 지난해 61.11%에서 올해 42.36%로 폭락했다. 이 기간 공사비도 3.3㎡당 1000만원에서 1150만원으로 15% 올라 결국 추정 분담금이 커지는 결과가 나왔다.

특히 대형 평형을 보유한 조합원일수록 분담금 상승폭도 컸다. 기존 전용 152㎡ 아파트 소유자가 전용 128㎡을 신청할 경우 1년 전 추정분담금으로 3억2000만원이 매겨졌는데, 올해 조사에선 10억5700만원으로 330% 뛰는 등이다.

한편 압구정4구역 재건축 사업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일대 현대8차와 한양3·4·6차를 통합 재건축해 최고 69층 1722가구로 짓는 프로젝트다. 공사비는 4구역이 약 2조원으로 추산된다. 조합은 내년 1월 입찰공고 후 현장설명회를 거쳐 4~5월쯤 조합원 총회에서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입찰에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DL이앤씨 크게 3개 건설사가 눈독을 들이고 있는 분위기다.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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