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고속터미널 소유 센트럴시티 2대 주주 신선호…자산 가치 수조원대로 치솟아
[땅집고] 서울시가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부지 복합개발을 추진하면서 터미널 지분을 보유한 천일고속 주가가 10배 치솟았다. 개발 이슈에 지분을 가진 기업들이 주목받는 가운데 지분 구조를 보면 법인 주주뿐 아니라 개인 주주도 눈에 띈다. 1970년대 재계에 돌풍을 일으켰던 ‘율산 신화’의 주인공이자 신세계센트럴 2대 주주인 신선호 전 센트럴시티 회장이다. 신 전회장은 고속터미널 개발로 자산가치가 수조원 대로 치솟을 전망이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분 구조는 신세계센트럴시티 70.49%, 천일고속 16.67%, 동원산업 계열사 동원로엑스 11.11%, 신선호 전 센트럴시티 회장 1.56%, 동양고속 0.17%다. 지난달 19일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이 재개발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지분을 보유한 천일고속의 주가가 급등했다. 천일고속은 지난달 18일 주가가 3만7850원이었지만 12일 41만2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주가가 10배 넘게 뛰었다. 같은 기간 지분 0.17% 보유한 동양고속은 9배 가까이 올랐다.
신 전 회장은 유일하게 개인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신 전 회장은 더군다나 서울고속터미널 지분 70.49%를 가진 신세계센트럴시티의 지분 38.14%를 갖고 있다. 신세계센트럴시티는 비상장사다. 신세계센트럴시티의 지난해 연결기준 자산은 3조9267억원이지만 최근 천일고속과 동양고속의 주가 폭등을 감안하면 수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신 전 회장은 매년 60억원 안팎의 배당금을 챙기고 있는데 배당 규모가 지금보다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신 전 회장은 1975년 당시 만 28세 때 율산실업을 창업해 불과 4년 만에 14개 계열사를 거느린 그룹으로 키워냈다. 중동 산유국을 상대로 한 시멘트 수출을 시작으로 건설, 의류, 전자 등으로 확장하며 재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1978년 정부의 ‘8·8투기억제조치’로 건축자재 수출이 막히고 건설경기마저 나빠져 심각한 자금난을 맞았고 1979년 회사는 부도났다. 이 과정에서 신 전 회장은 거액의 공금횡령, 외화도피, 뇌물공여 등으로 검찰에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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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부도 당시 채권단이 율산그룹 소유의 부동산을 모두 매각했으나, 센트럴시티가 들어선 터미널 부지는 법적·계약조건 등에 의해 처분되지 않아 신 전 회장 명의로 남아있었다. 서울종합터미널 부지를 기반으로 한 센트럴시티 개발을 통해 다시 이름이 거론됐다. 그는 1994년 센트럴시티를 착공해 2000년 완공했다. 당시 신 전 회장은 센트럴시티의 지분 99%를 보유해 재기할 가능성이 꼽혔으나 이후 50% 이상의 지분을 매각하며 2대 주주로 물러났다.
· 센트럴시티는 애경그룹을 거쳐 통일교재단 소유로 알려진 외국계 펀드로 넘어갔다. 애경그룹은 애경그룹은 2002년 10월 지분 39%를 확보하며 사실상 경영권을 확보했다. 하지만 인수한 지 불과 3개월 만에 지분을 매각했다. 803억원에 920억원대에 매각했다.
신 전 회장은 여전히 3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후 신세계그룹이 2012년 지분 60%를 인수하며 현재 지분 구조가 형성됐다. 이 과정에서 신 전 회장은 2013년 사내이사직을 그만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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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서울시는 지난달 26일 서울고속버스터미널 개발 관련 신세계센트럴, 서울고속버스터미널과 사전 협상에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개발 계획안에는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을 최고 60층 내외 주상복합 빌딩으로 재개발하는 방안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yeon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