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청라 대신 여의도 선택한 하나증권…7천억 사옥 10년 만에 재매입

뉴스 이승우 기자
입력 2025.12.16 11:15

여의도 하나증권빌딩 10년만에 재매수 결정
그룹 본사는 청라 이전, 증권사는 여의도 잔류

[땅집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하나증권빌딩을 매각해 세 들어 살던 하나증권이 10년 만에 사옥을 다시 사들이기로 결정했다. 매각가 대비 2000억원 이상 비싸게 매수해야 하지만, 청라 이전에 따른 인력 이탈 가능성을 막고 추후 빌딩 재건축 가능성을 고려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권과 리츠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이 여의도 하나증권빌딩에 대한 매수선택권 행사를 코람코더원리츠 측에 통지하면서 내년 그룹의 본사 이전과 별개로 여의도에 잔류하는 것이 사실상 확정됐다.

[땅집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하나증권빌딩./코람코자산신탁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코람코더원리츠는 지난 12일 투자판단 관련 주요경영사항을 통해 “하나증권으로부터 매수선택권 행사 통지를 수령했다”며 “통지 수령일로부터 2개월 이내에 하나증권빌딩의 매각을 위한 공개입찰 절차를 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입찰가부터 수익률 계산까지…경매 초보에 딱맞는 AI 퀀트 최초 오픈!

코람코더원리츠는 코람코자산신탁이 5000억원을 들여 영등포구 여의도 하나증권빌딩을 단일 자산으로 편입해 2022년 상장한 오피스 리츠다.

여의도국제업무지구에 위치한 하나증권 빌딩은 1994년 준공한 지하 5층~지상 23층, 대지면적 7570㎡(2289평), 연면적 6만9826㎡(2만1122평) 규모 오피스 건물이다. 2015년 하나증권은 코람코자산신탁에 약 5000억원에 빌딩을 매각하면서 매수선택권과 우선매수청구권, 5년 임대차 계약 연장 등 권리를 받았다.

코람코자산신탁은 이 빌딩을 단일 자산으로 편입해 2022년 코람코더원리츠를 상장했다. 2020년 11월 하나증권과 코람코더원리츠 간 임대차 계약 개시일로부터 만 59개월이 되는 시점에 매수선택권을 행사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행사 기한(15일) 임박을 앞두고 하나증권은 약 10년 만에 사옥을 재매입하기로 결정했다.

하나증권의 빌딩 매수 여부가 시장의 관심을 받았던 배경에는 하나금융그룹의 본사 이전이 있었다. 하나금융그룹은 2026년 하반기까지 현재 중구 을지로 2가에서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로 이전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는 ‘하나드림타운’ 사업으로 진행 중이며, 본사 이전은 2017년 통합 데이터센터, 2019년 하나글로벌 캠퍼스 완공에 이어 3단계 사업이다. 본사 사옥은 지하 7층~지상 15층, 연면적 12만8천474㎡ 규모로 건립 중이다. 주요 계열사 임직원 2800명이 근무할 예정이다.

본사 이전 예정일이 다가오면서 그룹 내부에서 직원들의 동요가 심해졌다. 서울 업무지구의 중심부인 중구 을지로 일대에서 인천의 신도시로 이전하면서 발생할 여러 불편함 때문이다. 내부에서는 “본사가 이전한다고 해서 서울 살던 사람이 청라로 이사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통근의 불편함 때문에 이탈하는 인력도 상당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계열사 노조에서는 최근 본사에 사옥 이전에 대한 판단 근거를 요구하며 긴장감이 높아진 상태다.


하나증권의 경우 사옥 매수선택권 행사로 이전 규모를 최소화할 전망이다. 여의도에 위치한 하나증권의 경우 청라 이전에 따른 부작용이 더욱 클 것이라는 분석이 있었다. 증권업의 인적 네트워크가집약된 여의도를 벗어난다면 회사의 경쟁력 자체가 훼손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WM(자산관리)그룹 산하 디지털사업단을 이전시키는 방안이 거론됐으나, 아직 최종 명단은 미정이다.

다만 매수선택권을 행사해도 무조건 매수를 하는 것은 아니다. 리츠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빌딩을 유일한 기초자산으로 보유 중인 코람코더원리츠는 청산 절차를 밟아 빌딩 매각에 대한 입찰을 받는다. 하나증권은 최고가를 써낸 우선협상대상자가 제시하는 가격과 감정평가액 가운데 높은 금액으로 매수가액을 결정할 수 있다.

지난 9월 기준 빌딩의 감정평가액은 7136억원으로 10년 전 매각가인 5121억원 대비 2000억원 올랐다. 상업용 부동산 업계에서는 건물 재건축에 따른 호재까지 더해지면 시세가 8000억원대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나증권빌딩은 용적률 580%로 건축돼 법적 용적률 800%보다 낮다. 여기에 서울시의 국제금융지구 규제완화를 적용하면 최대 1200%까지 용적률을 높여 초고층 오피스로 재건축할 수 있다. /raul1649@chosun.com



화제의 뉴스

단지 옆 모텔-물류센터, 시세 20% 비싼 분양가 | 용인 푸르지오원클러스터파크
롯데건설, 사업비 6000억대 금호21구역 재개발에 단독 입찰…2번 유찰로 수의계약 가나
유암코·키움F&I·하나F&I 뛰어들었다…NPL 매각 9조원 시대
"파주가 대치동 제쳤다" 서울대 수시 진학률 '일반고 1위' 비밀
반값 경매라던 반포 자이의 반전, 전세금만 30억대라고?

오늘의 땅집GO

"파주가 대치동 제쳤다" 서울대 수시 진학률 '일반고 1위' 비밀
반값 경매라던 반포 자이의 반전, 전세금만 30억대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