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은 지금 ‘생존 모드’
매년 희망퇴직 받는 업계
천만 영화도 실종
[땅집고] 코로나19 시기 직격탄을 맞았던 롯데컬처웍스가 지난달 또다시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2020년·2021년·2023년에 이어 네 번째다. 업계에서는 “이 정도면 사실상 연례행사 아니냐”는 자조 섞인 반응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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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3사 상반기 영업손실 855억
1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시네마를 운영하는 롯데컬처웍스는 지난달 직급 관계 없이 근속 10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희망 퇴직자는 월 기본급에 근속연수를 곱한 금액을 퇴직 위로금으로 받는다. 최대 15개월분까지 지급된다. 인건비 등 고정비를 줄여 체질을 개선하려는 취지다. 롯데컬처웍스는 올해 1~3분기 영업손실만 83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컬처웍스 관계자는 “급변하는 환경 속 지속 가능한 성장체제를 만들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CJ CGV도 올해 두 차례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2월 한 번의 구조조정만으로 본사 직원 80명이 회사를 떠났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4년 만의 강도 높은 감축이다. 3분기 CGV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7% 줄어든 233억원. 매출은 소폭 늘었지만 당기순손실 287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CGV는 올해만 12곳의 영화관을 폐점했다.
영화업계에서 인력 축소까지 나선 배경은 뚜렷하다. 극장 3사(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의 상반기 영업손실은 총 855억원이다. 인력축소까지 나선 배경은 뚜렷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흥행작 공백, 관객 회복 지연, OTT 중심 소비 고착화로 극장 사업 기반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컬처웍스가 메가박스와 지난 5월 합병 MOU까지 체결한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투자 지연으로 절차는 답보 상태다. CGV 역시 조직 통폐합 등 추가 효율화를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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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 영화도 실종…흉작의 해 됐다
관객 수 감소는 올해 영화 산업의 현주소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1~10월 누적 관객은 8503만명,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5% 줄었다. 매출도 8344억원으로 17% 가까이 감소했다.
2019년 극장 매출은 9707억원, 관객 수는 1억 1562만명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시장은 반등하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이제는 누가 잘 되고 못 되고의 문제가 아니라 다 같이 생존을 고민하는 단계”라는 말까지 나온다.
무엇보다 결정적 타격은 텐트폴(대작) 부재다. 올해 박스오피스 1위는 565만명을 모은 일본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이다. 뒤이어 국내 영화 ‘좀비딸(564만)’, 미국 작품 ‘F1 더 무비’(521만)가 각각 2위, 3위를 기록했다. ‘천만 영화’는커녕 800만·700만 대작도 한 편 없다. 한국 영화는 거의 ‘흉작의 해’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극장 산업이 단기간에 회복하기 어렵다고 본다. OTT와의 경쟁은 구조적으로 고착화됐고, 관객의 소비 패턴이 이전처럼 돌아갈 근거도 부족하다. 콘텐츠 공급 부족, OTT 중심 소비 패턴, 관람료 인상에 따른 체감 부담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극장 산업이 다시 침체 국면으로 돌아섰다는 분석이다.
그 결과 영화업계는 저마다 ‘몸집 줄이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인력·마케팅 비용을 줄여 손익분기점(BEP)을 낮추는 구조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버티기 모드에 들어선 상황”이라며 “인력·마케팅 비용 절감을 통해 손익분기점(BEP)을 낮추는 구조 개편이 이어질 것이다”고 했다. /ks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