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각종 ‘바가지 논란’에 관광객 10만명이 사라진 울릉도. 하지만 땅값은 최고 3.3㎥당 5000만원 수준인데요. 관광객이 감소해 지역 경제는 위축되고 있는데 땅값은 수도권 번화가 상업 지구 못지않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울릉도는 그동안 '공항 호재'로 땅값이 급등했습니다. 울릉공항이 착공한 2020년 울릉군 표준지 공시지가는 전년 대비 14.49% 상승했습니다. 전국 평균 6.33% 대비 두 배 이상인 수치입니다. 이후 2021년 11.66%, 2022년 13.54%로 3년 연속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고 2025년에는 3.56% 오르며 경북 시 · 군 가운데 상승률 1위를 차지했습니다. 섬의 특성상 쓸만한 땅이 별로 없는 데다 공항 호재가 겹치면서 가격이 수직 상승 한 것입니다.
특히 울릉공항 예정지 인근 사동리 땅 시세는 최고 3.3㎥당 5000만원에 육박합니다. 울릉군청 등이 위치한 최대 번화가 도동리의 상업 지구도 3.3㎥당 3000만~4000만원대 수준으로 수도권 번화가 상업 지구 못지않은 가격입니다. 최근 매물로 나온 전용 60㎡ 빌라 호가는 4억원으로 서울 외곽 지역보다 높은 수준입니다.
반면 부동산 거래는 크게 줄었습니다.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울릉도 부동산 소유권 이전등기(매매) 신청 건수는 12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24건 대비 45% 감소했습니다. PF 대출 축소로 법인 매입이 크게 줄었고 공시지가 대비 높은 실거래가 때문에 담보대출이 어려운 구조도 거래 위축을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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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공급도 부족합니다. 2023년 울릉군의 주택보급률은 74.8%로 전국 최하위 수준입니다. 자재 및 인력 운송비 인상 등으로 신규 공급이 어려운 데다 기존 주택 보유자도 보유 주택을 파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울릉도는 각종 자재와 생필품, 식자재 등을 육지에서 운반해야 하기 때문에 ‘생활 물가’가 높을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허름한 모텔이 10만원대, 중급 펜션은 20만원대, 성수기 리조트는 70만원에 육박합니다. 렌터카 요금은 포항의 2배, 제주도의 최대 4배 수준입니다. 주유소는 단 3곳뿐이라 가격 경쟁이 없고 주유비는 육지 대비 리터당 300원 이상 비싼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관광객 입장에서는 3박 4일 기준 1인 여행 비용이 최소 100만원 이상 발생하니 울릉도 여행이 부담스럽습니다.
높은 물가와 불친절한 서비스가 유튜브를 통해 화제가 되면서 울릉도의 관광이미지에 먹칠을 했습니다. 지난 여름 식당에서는 삼겹살에 비계가 절반이고, 숙소에서는 밤새 에어컨이 고장 나고 퇴실은 오전 10시 30분에 요구했다는 유튜브의 내용이 전해지면서 바가지 요금 논란이 커졌습니다. 울릉군수가 입장문을 내고 사과하기도 했습니다.
2022년 울릉도를 찾은 관광객은 46만1375명이었으나 2023년 40만8204명, 2024년 38만521명으로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누적 방문객은 20만9006명에 그치며 전년 대비 9.6% 감소했습니다. 불과 2~3년 만에 10만명 이상 줄어든 수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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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운항 중단이라는 악재도 겹쳤습니다. 울진 후포항을 오가던 썬플라워 크루즈는 누적 적자 끝에 지난 9월 운항을 중단했고 포항-울릉 노선 중 하나인 '엘도라도 익스프레스호'는 지난 4월 기관 고장으로 운행을 중단했습니다. 대체 선박이 투입됐지만 기존 절반 수준의 수송 능력에 그쳐 접근성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강릉-울릉도 노선 역시 터미널 사용 연장 기간이 끝나 지난 10월 운항을 중단하며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울릉도는 관광객 감소. 교통망 위축. 인구 감소가 동시에 진행되며 지역 경제가 흔들리고 있지만, 땅값만 강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im-gj@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