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 확정한 진옥동 회장, 부동산→생산적 금융 전환 앞장
신한은행 부동산 담보 대출 증가폭, 시중은행 중 ‘최대’
[땅집고] 고졸 은행원으로 시작해 금융그룹 수장에 오른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연임을 사실상 확정한 가운데 다음 임기에서 과제로는 부동산 중심에서 생산적 금융으로 구조 전환이 꼽힌다. 생산적 금융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겠다는 계획과 달리 신한은행의 부동산 담보 대출 비중은 시중 은행 중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집값 폭등기 이자 수익으로 ‘돈잔치’를 벌였다는 비판을 어떻게 극복하는지가 과제다.
진 회장은 지난 4일 서울 중구 신한금융지주 본사에서 열린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차기 대표이사 회장 단독 후보로 선정됐다. 2023년 3월 처음 회장으로 취임한 뒤 내년 임기 만료를 앞두고 연임에 성공했다. 다음 임기는 2029년 3월까지다.
1961년생인 그는 서울 덕수상업고를 졸업한 뒤 1980년 기업은행에 입사했다. 이후 1986년 신한은행으로 이직한 뒤 오사카지점장, 일본 현지법인(SBJ) 대표이사 사장, 신한은행 부행장, 신한은행장 등을 역임한 뒤 2023년 신한금융지주 회장에 올랐다. 진 회장 취임 첫 해인 2023년 신한금융은 4조3680억원의 순이익을 내면서 전년도보다 6.4%가량 감소했으나, 2024년 4조5175억원으로 다시 회복했다. 올해는 3분기까지 이미 4조460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최대 실적이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금융사의 경우 이자 수익이 주된 수익원인데 신한은행은 2020년 대비 올해 부동산 담보 대출 금액 증가폭이 가장 큰 은행이다. 최근 부동산 가격 폭등장에서 이자 수익으로 큰 수혜를 본 셈이다. 그러나 진 회장 2기 체제에서 신한금융은 부동산에서 생산적 금융으로 대전환을 꾀하겠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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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동산→생산적금융’ 대전환 앞장…최대 98조원 투입
진 회장 2기 출범을 앞둔 신한금융은 이재명 정부의 경제 정책 핵심 목표 중 하나인 ‘생산적 금융’으로 전환의 최전선에 있는 금융사로 평가받는다. 부동산 중심의 금융 구조에서 탈피해 인공지능(AI), 반도체, 바이오, 로봇, 방위산업 등 첨단산업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는 것이다.
진 회장은 지난 10월 이 대통령이 주재한 ‘국민성장펀드 국민보고대회’에서 부동산 중심의 기존 은행 영업 관행을 탈피하겠다고 밝혔다. “담보 위주의 쉬운 영업의 원인은 선구안이 없기 때문”이라며 “선구안을 만들기 위해 정확한 신용평가 방식을 개척해야 하고, 산업 분석에 대한 능력도 개척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11월에는 ‘신한 K-성장! K-금융! 프로젝트’를 발표해 향후 5년간 110조원 규모의 금융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110조원 중 생산적 금융에 최대 98조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중 약 10조원을 국민성장펀드에 출자해 AI, 반도체, 기후에너지, 콘텐츠 등 산업 지원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 부동산 담보 대출 증가폭, 4대 은행 중 ‘최대’
진 회장의 목표와 달리 신한금융 산하 신한은행의 부동산 담보 대출 증가폭이 최근 가파르다. 생산적금융으로 전환을 앞두고 담보 대출을 줄이는 현실적인 문제와 더불어 ‘집값 폭등의 주범’이라는 비판을 극복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가 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25년 6월 말 신한은행의 원화대출금 322조8270억원 중 부동산 담보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81조8273억원으로 56.32%에 달한다.
매년 연말 기준으로 보면 ▲2020년 47.91%(248조8125억원 中 119조2104억원) ▲2021년 49.04%(271조1484억원 中 132조9689억원) ▲2022년 50.77%(281조3805억원 中 142조8477억원) ▲ ▲2023년 51.95%(290조3363억원 中 150조8236억원) ▲2024년 55%(320조2233억원 中 176조1100억원)이다. 최근 5년 사이 8.41%포인트(p)가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4대 시중 은행 중에서는 부동산 담보 대출 비중이 우리은행(55.15%)에 이어 2번째로 낮지만, 상승폭은 가장 크다. 은행별 증가폭은 ▲국민은행 1.03%p(56.19%→57.22%) ▲우리은행 1.37%p(53.78%→55.15%) ▲하나은행 2.54%p(58.43%→60.97%) 등이다.
진 회장은 신한은행장 시절부터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등 건설과 부동산·임대업종 기업대출을 보수적으로 취급한 것과는 대비된다. 신한은행의 기업 대상 원화대출 중 해당 업종이 차지하는 비중은 부동산 PF 위기가 증폭되던 2022년 말 26.9%로 유지했다. 같은 시기 국민은행 27.5%, 우리은행이 35.5%, 하나은행이 32.7% 대비 낮았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도 신한은행은 이 부문 비중이 28.7%로 가장 낮았다. 국민은행은 31.4%, 우리은행 31.6%, 하나은행 31.1% 등을 기록했다. /raul164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