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종 소풍벤처스 이사
[땅집고] 국내 첫 ‘F&B(식음료) 기반 부동산 밸류업 펀드’를 출시해 관심을 모았던 소풍벤처스가 최근 출자자 구성까지 마치고 본격 투자에 나선다. 상업용 건물에 식음료 브랜드를 결합한 공간기획과 콘텐츠 리노베이션을 통해 자산가치를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벤처캐피탈 업계에서 브랜드와 상업용 부동산을 결합한 투자 모델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학종 소풍벤처스 이사를 만나 펀드 출시 배경과 향후 전략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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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를 만든 배경은.
“소풍벤처스는 원래 농식품에 투자하던 회사다. 2020년부터 식음료 브랜드에 투자하면서 상업용 부동산과 접점이 생겼다. 상권 분석도 하고, 건물 활용 방안도 연구했다. 그 과정에서 제대로 된 브랜드가 입점하면 건물 가치가 급등하는 현상을 너무 많이 봤다. F&B는 브랜드의 상징성이 부동산 자산가치로 곧장 연결된다. 두 영역을 결합한 펀드는 아직 없었다. 그게 출발점이다.”
-투자 목적과 방향성은.
“브랜드가 가진 미래 가치와 부동산이 가진 현물 기반의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다. 프랜차이즈나 식음료 브랜드가 성장하면 점포 확장이 필요하고 입점한 부동산 가치도 오른다. 반대로 부동산을 기획형으로 리노베이션하면 브랜드 매출이 뛰면서 서로 상승 효과가 난다. 안정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잡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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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자자 구성과 반응은.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농식품 모태펀드’가 56억원을 투자했고, NH투자증권이 10억원을 넣었다. 나머지는 프랜차이즈와 식품가공 기업 등이다. 총 80억원 규모다. 출자자들 공통 반응이 ‘신선하다’였다. 다들 상권 부흥을 고민하지만 금융구조가 뒷받침되는 모델을 찾지 못했다. 브랜드와 부동산을 결합해 시너지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펀드 운용 전략은.
“먼저 프랜차이즈와 브랜드 투자다. 고객 접점이 있는 브랜드를 선별해 기획형 매장을 만든다. 맥도날드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는 콘셉트 중심으로 공간을 밸류업하고, 신생 중저가 브랜드는 효율성 기반으로 확장성에 초점을 맞춘다. 둘째, 식품 제조·가공·운영 효율화에 투자한다. 프랜차이즈 매출을 끌어올릴 공장 등 기반 산업에 투자한다. 결국 ‘브랜드–유통–부동산’의 밸류체인을 완성하는 구조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어렵다.
“지금은 대로변만 쳐다보는 시대가 아니다. 이면도로라도 좋은 콘텐츠가 들어오면 SNS(소셜미디어)을 통해 고객이 몰린다. 런던베이글뮤지엄 초기 모델처럼 ‘인디브랜드’가 상권을 뒤흔드는 시대다. 이제 브랜드를 이해해야 한다. 어떤 브랜드를 넣느냐에 따라 건물 가치가 10배, 20배까지 달라진다.” /hong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