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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임차인'에 당했다…대기업 김부장도 당한 선임대 상가의 함정

뉴스 글=권강수 상가의신 대표
입력 2025.12.10 11:23

[권강수의 상가투자 꿀팁]선임대 상가라더니 ‘가짜 세입자’ 부지기수…드라마 속 김부장, 뭘 잘못했을까

[땅집고] 최근 인기를 끈 드라마에서 상가 관련 내용이 나와 화제가 되고 있다. 극 중 대기업 부장으로 퇴직한 주인공은 퇴직금과 대출을 이용해 상가에 투자하지만 실패하고 만다. 상가 시장이 위축된 지금같은 시기, 상가 투자로 고통을 겪는 사례가 나와 안타깝지만 극 중 등장하는 유형이 상가 시장에서는 실제 있었던 사항들이기에 투자자 입장에서 체크해보면 좋을 듯 하다.

[땅집고]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에 나오는 주인공이 상가 투자에 실패해 공황장애를 겪는 장면. /JTBC 유튜브 캡쳐


◇ 드라마에만 나오는 이야기 아냐…전철역 ‘개통 확정’도 무기한 연기될 수 있다

주인공은 ‘지하철 착공 예정지’라는 광고 문구와 상가 영업 사원의 말을 듣고 해당 상가가 역세권 상가가 될 것이라 확신했다. 하지만 이는 단순 ‘예정’ 뉴스만 접하고 투자를 실행하는 우를 범한 셈이 되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광고시 대형 개발 ‘예정’이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예정은 말 그대로 ‘예정’이지 ‘확정’이 아니라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심지어는 개발 확정이라는 문구를 쓰고 광고한 현장에서 실제 개발이 한없이 늦춰져 거의 취소 수준으로 가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영업 사원이나 뉴스를 통해 지하철 개통 예정 등 대형 개발 예정 소식을 들었을 때는 반드시 관련 공공기관이나 업체, 다수의 공인중개사를 통해 정확하게 살펴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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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증금 지나치게 낮은 선임대 상가 조심…가짜 세입자일수도

극 중 주인공은 선임대 상가라는 점에 혹해 급하게 투자한 면이 있다. 선임대 상가란 이미 임대가 맞춰진 상가를 뜻하는데 상가를 구입하면 매달 임대료를 낼 임차인이 정해져있다는 의미이다. 공실 리스크를 줄이고 임차인을 구하는 번거로움을 없애기에 많은 투자자들이 안전하다고 생각해 가장 선호하는 유형이다.

문제는 이를 이용한 가짜 선임대 상가가 존재할 수 있다는데 있다. 가짜 선임대 상가에는 가짜 임차인이 등장한다. 그리고 이들을 실제로 잘 알아보면 시행사, 분양 대행사나 상가 주인이 섭외한 사람들로 단기간 활용될 인물인 경우가 많다. 각본에 따라 고용(?)된 인물들인만큼 막상 상가 분양이나 매매가 체결되면 곧 점포를 떠나버린다. 아니면 의도적으로 불평불만을 만들어 임대료를 내지 않아 임대인이 결국은 지쳐서 내쫓게 만든다. 그렇게되면 다시 공실 상가가 되고 선임대 상가의 메리트는 완전히 사라지는 셈이다.

실제 상가 시장에서도 선임대 상가라고 하면 얼른 투자해야 될 것 같이 조바심을 내는 분들이 있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꼼꼼하고 세밀하게 따지고 검증해봐야 한다.

[땅집고] 선임대 상가라고 홍보하더라도 세입자에 대한 꼼꼼한 검증이 필요하다. /JTBC 유튜브 캡쳐


우선 가능하면 실제 임차인을 만나 사업에 대한 열의와 능력을 직접 파악하는게 좋다. 자격증이 필요한 업종이라면 해당 자격증 구비 여부도 체크해야 한다. 그리고 가짜 선임대 상가는 일부러 매출을 높여 장사가 잘 되는 것처럼 보이려는 경형이 있다. 이러한 모습이 진짜 임차인의 역량인지 아니면 상가 공급자의 눈속임인지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주변 시세 등을 바탕으로 봤을 때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임대차계약을 맺었을 때는 의심할 여지가 있다. 공실이 많은 시기, 시세보다 고가에 들어올 이유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임대료 수준을 상승시켜 이와 연동성이 높은 상가 매매가격을 높이려는 술책일 수 있다. 보통 상가 임대차 계약은 2년으로 하고 여기에 보증금 수준이 지나치게 낮은지도 눈여겨봐야 한다. 보증금을 낮게 해서 임대차 계약 해지시 피해를 줄이기 위한 방법 중 하나인만큼, 월세가 높다고 해서 보증금이 낮은 것을 무심코 넘기기보다 한 번쯤 면밀히 들여다볼 생각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상가 보증금과 월세 비율은 지역·업종·상권 등급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많이 쓰이는 기준을 정리하면 일반 상권(지방 중심가·서울 준핵심 상권 등) 보증금은 월세의 10~15개월치 수준으로 예를 들어 월세 300만원, 보증금 3000만~4500만원 정도인 식이다. 공실 가능성이 있어 보증금을 높게 받고 월세 부담을 낮추는 경향이 있다. 반면 대도시 핵심 상권(강남역, 명동, 홍대 등)은 보증금이 월세의 6~10개월치 수준으로 월세 500만원, 보증금 3500만~5000만원 정도인 식으로 상권 경쟁이 치열해 보증금이 낮고 월세가 높은 구조이다. 또한, 신축 상가나 분양 상가의 경우 보증금이 월세의 10~24개월치로 다양하다.

초기 분양 상가는 공실이 많아서 보증금을 높게하고 월세를 낮게 하거나, 보증금을 낮게 하고 월세를 높게(수익 극대화)하는 두 가지 방식 모두 존재한다. 그 외 유명 프랜차이즈 입점 상가는 보증금이 높게 책정되는 경향이 있다.

선임대 상가 전에는 투자 전 절대 서두르지 말고 위 사항들을 꼼꼼하게 확인하고 나설 것을 권한다. 보증금이 너무 낮으면 월세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경우가 많으니 임대료 흐름(회전율·매출 수준)을 반드시 함께 봐야 안전하다. 아울러, 선임대 상가 투자 적정성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하다면 위 사항들을 잘 체크만 해도 가늠자가 될 수 있다. /글=권강수 상가의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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