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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크리스마스 인생샷은 어디서?…신세계·롯데·현대의 연말 총력전

뉴스 강시온 기자
입력 2025.12.08 11:43 수정 2025.12.08 11:45

크리스마스 마케팅 사활 건 백화점 3사
“백화점 업계에서 매출이 가장 높은 시기는 12월”

[땅집고] 잠실 롯데월드타워 광장에서 열리는 ‘롯데타운 크리스마스 마켓’이 올해도 압도적 규모로 돌아왔다. 올해에는 행사 면적을 지난해보다 약 10% 늘린 총 2645㎡ 부지에 유럽 겨울 마을을 그대로 옮겨온 듯하다.

광장에는 13m 높이의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를 비롯해 인공 눈이 내리는 ‘스노우 샤워’, 한 번에 30명 가량이 동시 탑승 가능한 2층 회전목마 등 몰입형 연출이 이어진다. 마치 겨울왕국 속에 들어온 듯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유럽의 크리스마스를 연상케 한다. 매일 세 차례 열리는 ‘하트 라이트 쇼’와 다섯 차례 진행되는 스노우 샤워는 마켓의 백미다. 빛과 음악, 눈이 함께 연출되며 2030 방문객들의 ‘인생샷’ 포인트로 인기를 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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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집고] 롯데타운 잠실 '롯데타운 크리스마스 마켓' 전경./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의 크리스마스 마켓 행사는 유럽 정통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잠실에 재현한다는 목표로 2023년부터 시작됐다. 지난해만해도 40만명의 방문객을 모으며 잠실을 대표하는 행사로 자리 잡았다. 행사장을 둘러싼 이벤트 부스는 총 51개. 선물과 F&B, 체험형 상점 등 다양한 종류로 구성됐다. 노원구에 거주중인 이모(27)씨는 “연말이 되면 잠실 롯데 크리스마스 마켓은 꼭 들른다. 매년 달라지는 테마에 지루하지 않다. 꼭 동심으로 돌아간 기분이다”고 했다.

◇ 서울 도심 백화점…화려한 불빛으로 물들다

이처럼 올해도 연말 시즌을 맞아 서울 도심 백화점들이 각자의 개성을 내뿜으며 서울 도심을 화려한 불빛으로 물들였다. 올해도 어김없이 각 사가 서로 다른 콘셉트와 콘텐츠를 앞세워 크리스마스 경쟁을 펼치면서 단순히 트리 앞에서 사진을 찍던 전시형 이벤트는 자취를 감췄다. 대신 몰입형, 체험형 심지어는 스토리텔링을 내세운 ‘크리스마스 마케팅’이 도심 한복판에서 시민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업계에서는 연중 최대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연말 총력전을 펴고 있다. 백화점 3사는 지난 3분기 나란히 호실적을 거뒀다. 롯데백화점 올해 3분기 매출은 73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7% 늘어났다. 동 기간 신세계백화점 매출은 1.4% 늘어난 1조7117억원, 현대백화점 매출은 1.5% 증가한 5768억원으로 집계됐다. 4분기의 마지막까지 상승기조를 끌고 가기 위해 집객 효과가 큰 연말에 크리스마스 마케팅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MZ세대는 SNS 인증샷 명소를 찾아 몰리고, 가족 단위 방문객은 하나의 연말 의식처럼 백화점을 찾으며 도심은 완전히 겨울 놀이터로 변신했다.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이 서로 다른 세계관으로 승부하면서 백화점 3파전은 더욱 뜨거워졌고, 도심 전체가 거대한 크리스마스 페스티벌로 확장되는 모양새다.

◇ 신세계 명동 본점…외관 전체가 ‘초대형 무대’

신세계는 올해도 서울 중구 소공로에 위치한 명동 본점 외관 전체를 하나의 시네마처럼 활용한다. 신세계 스퀘어는 올해도 초대형 전광판을 크리스마스 마케팅으로 전면에 내세웠다. 기존보다 61.3㎡ 이상 확장해 총 1353㎡ 크기의 초대형 규모로 농구장 세 개보다 넓다. 건물 전체가 하나의 미디어아트 전시장이 되는 셈이다. 올해 주제는 ‘Wonder All The Way’이다. 11월 7일 ‘Christmas Lights’를 시작으로, 12월 5일 ‘Merry Musical Wonderland’, 12월 24일 ‘K-Heritage Museum’ 등 세 편의 시리즈 영상을 순차 공개한다. 매일 오후 5시부터 자정까지 약 3분간 상영한다.

[땅집고] 신세계스퀘어에 크리스마스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신세계백화점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단원 60여명이 연주한 음악을 영상에 더해 높은 몰입감을 높인다. 올해는 뮤지컬로도 크리스마스의 낭만을 선사한다. 뮤지컬 킹키부츠, 비틀쥬스의 배우들과 함께 케롤과 뮤지컬이 어우러진 ‘신세계 뮤지컬 원더랜드’가 5일 오후 5시 최초 공개됐다. 특히 신세계백화점 자체 캐릭터인 ‘푸빌라’가 등장해 아이들의 이목을 끌었다.

특히 올해는 아나몰픽 기법을 적극 구현했다. 미디어파사드와 3D처럼 착시효과를 주는 아나몰픽을 결합하면 건물 외벽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연출로 웅장함은 물론 영상을 보는 내내 불꽃놀이를 눈 앞에서 즐기는 것과 같은 생생함과 몰입감이 더해진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연주는 야간 명동 거리를 환하게 밝히며 매일 수백 명이 발걸음을 멈추고 몰입하게 만든다. 인파 속 한 아버지는 자신의 아이를 목마태워 함께 감상하기도 했다. 백화점이 ‘도심 공연장’으로 변신하며 12월 한파에도 불구하고 잠시나마 지나가는 행인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주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누구나 연말이 주는 행복을 누릴 수 있다는 슬로건 하에 모두가 함께 주인공이 되는 특별한 캠페인을 준비했다. 푸빌라를 중심으로 한 신세계만의 차별화된 연말의 감성을 선물하겠다”고 했다.

◇ 더현대서울이 ‘실내 크리스마스 마을’로

현대백화점은 여의도 더현대서울 전체를 따뜻한 겨울 실내 놀이터로 꾸몄다. 올해 H빌리지 테마는 ‘해리의 크리스마스 공방’이다. 아기 곰 ‘해리’가 아이들에게 줄 선물과 편지를 준비한다는 서사를 입혀 공간 연출에 깊이를 더했다.

[땅집고] 여의도 더 현대 서울 5층에 위치한 크리스마스 마켓./현대백화점


백화점 5층에 위치한 내부 정원 ‘사운즈 포레스트’ 전체가 크리스마스 마을로 변신했다. 방문객들은 ‘산타의 집–편지 공방–선물 공방–포장 공방–루돌프의 집’ 순서로 이야기를 따라 걷는다. 선물을 싣고 달리는 미니열차, 세계 각국 마을을 표현한 디오라마, 부엉이 배달편 등 장식물도 섬세하게 배치했다. 손편지 쓰기·선물 포장 체험 등 참여형 콘텐츠가 많아 가족 단위 방문객과 연인들에게 특히 사랑받는다. 세 차례 진행된 사전 예약은 모두 20~30분 만에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뜨겁다.

◇ 올해 영업매출의 마지막 기회…3사 크리스마스 대전

지난해 기준 크리스마스 당일 백화점 매출은 3사 모두 전년대비 큰폭으로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은 21%, 롯데백화점은 20%, 현대백화점은 19%로 각각 집계됐다. 올해에는 규모가 더 커진만큼 지난해 이상의 매출 상승이 기대된다. 신세계 백화점 관계자는 “12월은 백화점업계 매출이 가장 높은 시기다. 백화점 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단순한 가격 할인만으로는 소비자를 끌어오기 어렵다. 마켓 연출, 포토존, 콘텐츠 체험 등 공간 자체를 매력 요소로 삼는 전략이 확대되고 있다”고 했다. /ks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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