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미국 MZ도 주거 사다리 붕괴…40세 돼야 집 산다

뉴스 글=한미글로벌 제공, 정리=박기홍 기자
입력 2025.12.06 06:00

[함현일의 미국 부동산] 부모 도움 없인 집 못 산다…미국 첫 주택 구매 ‘40세 시대’

[땅집고]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매년 발간하는 ‘주택 구매자·판매자 연구 조사 보고서’ 표지를 젊은 부부 이미지로 준비했지만, 올해는 그 계획이 무산됐다. 설문 결과 은퇴를 앞둔 고령의 부부로 표지를 바꿀 수밖에 없었다. 미국 주택 부동산 시장을 움직이는 핵심 계층이 60세 전후의 고령층이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주택 부동산 시장을 주도했던 ‘젊은 30대 주택 구매자’의 모습이 사라지고 있다. 미국에서 ‘불혹’ 40살이 되어야 비로소 내 집 마련이 가능한 시대가 도래했다.

[땅집고]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 보고서 표지. 모델이 젊은 부부에서 고령층 부부로 바뀌었다./N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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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주택 구매자 나이 ‘40세’ 역대 최고령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최근 발표한 지난해 7월~올해 7월 주택 구매 현황에 따르면, 생애 첫 주택 구매자의 평균 연령이 처음으로 40세에 도달했다. 1981년 조사 당시 29세였던 첫 구매자 연령은 오랜 기간 33세 이하를 유지하다 2022년 36세, 2023년 38세로 상승했고 결국 올해 ‘불혹 시대’에 들어섰다.

주택 가격과 금리 인상으로 젊은 세대가 집을 마련하기 어려워진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다. 전체 주택 구매자 중간 나이는 59세로 역시 역대 최고다. 팬데믹 직전인 2019년 47세였던 것과 비교하면 6년 만에 나이가 12세나 높아졌다. 지난해 전체 매매 중 생애 첫 주택 구매 비중도 21%로, 2010년 50%에서 절반 이하로 추락했다.

◇3명 중 1명은 ‘현금 구매’

연구 조사에서는 X세대와 베이비붐 세대가 여전히 활발하게 매매를 이어가고 있지만, 밀레니얼 세대는 존재감이 약해진 것이 확인됐다. 모기지 금리가 팬데믹 당시 최저 수준 대비 두 배 가까이 급등했다. 미국 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주택 가격은 2019년 평균 32만 달러(4억7000만원)에서 올해 41만 달러(6억원)로 뛰었기 때문이다. 공급 부족도 문제를 키웠다.

이에 따라 주택시장의 중심은 생애 첫 구매자가 아닌 반복 구매자로 이동했다. 이들의 중간 나이는 62세로 역시 역대 최고령이며, 집값 상승으로 쌓인 자산을 활용해 추가 투자를 하는 경향이 강했다. NAR 조사에서는 반복 구매자 3명 중 1명은 대출 없이 현금으로 집을 샀다.

한 부동산 중개인은 “요즘 젊은 구매자의 자금 출처는 둘 중 하나”라고 말했다. 가상화폐나 주식 또는 부모 지원이다. 월급을 꼬박 모아 저축으로 집을 사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뉴욕타임즈는 이런 흐름을 두고 “부모 세대는 자산을 현금화했고, 이제 그 돈으로 자녀를 돕고 있다”고 전했다.

첫 주택 구매가 늦어질수록 부의 격차는 더 크게 벌어진다. 주택 자산은 연평균 약 5%씩 가치가 오르는데, 10년 빨리 집을 산 사람은 그렇지 못한 이보다 약 15만 달러(2억2000만원)의 경제적 이득을 볼 수 있다는 것이 NAR의 추산이다.

[땅집고]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에 올린 '50년 모기지' 포스터./트루스소셜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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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50년 모기지’가 해결책?

이 같은 주택 구매 연령 고령화와 젊은 세대의 주거난이 사회 문제로 떠오르면서 미 정부도 대책을 고민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주택 구매 부담을 낮추겠다며 ‘50년 만기 모기지’ 도입을 언급했다. 장기 상환으로 월 상환액을 줄여 집을 더 쉽게 마련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트럼프가 자신의 SNS에 50년 모기지 홍보 이미지를 올리자, 연방주택금융청(FHFA)의 빌 풀테 국장이 “검토 중”이라고 답하면서 논의가 확산됐다. 그러나 실제 도입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총 이자 부담이 원금을 넘길 수 있다는 점, 정부 개입 논란 등이 걸림돌이다. 전문가들은 “50년 모기지보다 근본적인 주거 해결 방안인 신규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글=한미글로벌 제공, 정리=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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