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상고 출신으로 금융그룹 회장 자리에 오른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사실상 연임에 성공했다.
신한금융지주는 4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본사에서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 회의와 이사회를 개최해 진 회장을 차기 대표이사 회장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 내년 3월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선임안이 통과되면 진 회장의 임기는 2029년 3월까지 3년 연장된다.
이날 진 회장을 비롯한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선훈 신한투자증권 사장 3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프레젠테이션(PT) 방식의 개인 면접을 진행한 뒤 사외이사 전원이 참석한 확대 회추위를 열고 비밀 투표로 진 회장을 낙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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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회장은 이날 PT 면접에 앞서 “지난 3년에 대한 평가와 앞으로 신한이 50년, 100년을 이어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그 안에서 제 역할이 무엇인지 말씀드리겠다”며 “신한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을지, 40년 전 창업 당시의 초심을 어떻게 다시 찾을 것인지도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1961년생인 진 회장은 서울 덕수상업고를 졸업한 뒤 금융그룹 수장 자리에 오른 인물이다. 한국방송통신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중앙대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80년 기업은행에 입사했고, 1986년 신한은행으로 이직했다. 이후 오사카지점장, 일본 현지법인(SBJ) 대표이사 사장, 신한은행 부행장, 신한은행장 등을 역임했다.
진 회장은 지난 임기 때 보여준 실적 성장과 디지털 전환에서 성과가 연임의 배경으로 꼽힌다. 2023년 3월 취임한 이후 신한금융지주는 사실상 매해 최대 이익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지배기업 지분 순이익 기준)은 4조4609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2027년까지 자사주 5000만주를 소각하겠다는 감축 목표와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도 주요 주주들로부터 긍정적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금융계는 진 회장이 디지털 전환과 생활·금융 융합을 강조하며 배달앱 ‘땡겨요’ 등 비금융업 서비스를 공격적으로 추진해 성과를 낸 점도 연임에 힘을 실은 것으로 보고 있다.
곽수근 회추위원장은 “진 회장은 재임 중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고, 경영 능력을 검증받았다”며 “재무적 성과를 넘어 디지털 등 분야에서 그룹의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고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젝트를 통해 기업가치를 키운 점, 차별적 내부통제 문화를 확립한 점 등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raul164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