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재준 전 대우산업개발 대표 소유 꼬마빌딩 160억에 낙찰
청담동 상권 한복판…새 주인은 화장품 리뷰회사 ‘바이비’

[땅집고] 허위 경력으로 대우산업개발 대표이사에 오른 뒤 1400억원대 분식회계와 800억원대 횡령·배임 등으로 재작년 구속 기소된 한재준씨가 보유하던 서울 강남구 청담동 지상 4층 꼬마빌딩이 경매에서 160억원에 팔린 것으로 확인됐다. 새 주인은 베트남 1위 화장품 리뷰 플랫폼을 운영하는 주식회사 바이비다.

3일 국내 첫 AI기반 경공매 플랫폼인 땅집고옥션(☞바로가기)에 따르면 한 전 대표와 중국인 천쫸린씨가 공동 보유하던 청담동 지상 4층 건물이 지난달 서울중앙지법 경매법정에서 열린 2회차 입찰에서 160억999만9999원에 낙찰됐다.

이 건물은 2022년 지은 지하 2층~지상 4층짜리로 대지면적 289.6㎡, 연면적 885.8㎡다. 지하철 수인분당선 압구정로데오역과 7호선 청담역을 이용할 수 있다. 청담동 상권 한복판에 있어 입지는 매우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채권자인 기업은행이 지난해 7월 임의경매를 신청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경매 개시 결정이 났다. 최초 감정가는 192억2163만원으로 지난 10월 첫 입찰에서 유찰했다. 이후 최저 입찰가가 153억여원으로 떨어진 2회차 경매에서 8억원 가까이 더 높은 가격에 새 주인을 찾은 것이다. 올해 11월 전국에서 이뤄진 경매 중 최고가 낙찰 사례기도 하다.

한 전 대표는 2019년 청담동 토지를 매입한 뒤 2022년 이 건물을 신축했다. 하지만 2022년 들어 대우산업개발 내부에서 한 전 대표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면서 이 건물에도 가압류와 압류, 근저당 등이 걸리면서 채권·채무 관계가 복잡해졌다. 등기부등본상 채권총액만 167억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채권자 중 하나인 기업은행이 지난해 임의경매를 신청했다. 청구액은 약 70억1119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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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전 대표는 대우산업개발에서 이상영 회장과 함께 2017~2021년 1438억원을 분식회계한 혐의로 2023년 구속 기소됐다. 회사 자금을 개인 용도로 사용하거나 가족에게 법인 카드를 쓰게 하고, 거액을 대출받아 총 812억원 가량을 횡령·배임한 혐의를 받고 있다.

허위 재무제표와 감사보고서를 활용해 금융기관 7곳에서 470억원을 대출받은 사기 혐의도 받는다. 더 나아가 내연녀를 회사 마케팅 임원으로 채용하려고 시도하고, 내연녀에게 고급 외제차인 페라리를 제공했다는 의혹까지 더해지면서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이 건물을 낙찰받은 새 주인은 2019년 설립한 주식회사 바이비다. 베트남 화장품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겨냥해 화장품 리뷰 어플리케이션인 ‘리뷰티’를 운영하면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기준 매출액 123억원, 영업이익 13억원을 기록했다. 현재 서울 성동구 성수동 소재 지식산업센터 ‘선명스퀘어’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것으로 미루어볼 때, 청담동에 사옥 마련을 목적으로 이번 경매에 뛰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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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산업개발은 오너 리스크와 경영난 등으로 2023년 8월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신청서를 제출했다. 약 2년 만인 올해 6월 말 법원으로부터 회생 종결 결정을 받았고, 신생 투자목적회사(SPC)인 디더블유(DW)가 300억원에 대우산업개발을 인수하면서 새 주인이 됐다. 대우산업개발은 향후 3년 안에 주거 브랜드 ‘이안’을 활용해 1조원 수주 달성을 목표로 영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친환경 건축 솔루션·스마트 홈·디지털 전환 등 미래 지향적 사업 전략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eejin05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