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DS네트웍스 공사비 1200억원 미지급 갈등
향동 고분양가 ‘마이너스 프리미엄’ 현실화
[땅집고] “차라리 시행사가 파산하기라도 해서 계약을 파기하고 싶다는 사람들도 있어요. 실입주가 아니라 대부분 투자용으로 분양받았는데, 수익률이 워낙 안 나오니까요.”
지난달 28일부터 입주를 시작한 경기 고양시 덕양구 향동동 지식산업센터 ‘DMC시티워크’ 현장에 불안감이 번지고 있다. 고금리와 공급 과잉으로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된 상황에서 시행사인 DS네트웍스의 법정관리 신청 소식까지 전해지자 수분양자들의 시선은 시장 회복보다 되려 정리 쪽으로 기울어지는 분위기다. 수분양자 사이에서는 “이참에 시행사가 파산해 계약 파기라도 가능해졌으면 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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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침체에 시행사 부실 겹친 ‘DMC시티워크’
DMC시티워크는 2022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 인접 입지를 내세워 분양한 지하 3층~지상 7층, 연면적 9만4797㎡ 규모 지식산업센터다. 그러나 입주가 시작되자마자 시공사와 시행사 간 공사비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데 이어, 시행사 부실까지 겹치며 시장 신뢰가 빠르게 흔들리고 있다.
DMC시티워크 시행사인 DS네트웍스는 최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시공사 대우건설이 공사비 약 1200억원을 받지 못했다며 시행사를 상대로 가압류를 신청한 직후다.
대우건설이 미수금으로 받지 못한 공사비는 DMC시티워크 약 850억원, 평촌 푸르지오 센트럴파크 350억원 등 총 12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시행사의 유동성 위기가 표면화되면서 공사비 지급 문제는 법정관리 절차로 넘어가게 됐다. DS네트웍스 측은 “현재 법정관리 절차를 통해 채권·채무를 조정하는 한편, 시공사인 대우건설과 공사비 문제를 두고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공사의 책임준공으로 준공은 완료됐고 분양대금도 신탁 구조로 관리되고 있다. 하지만 고금리 환경 속에서 분양가 대비 자산 가치가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 수분양자들에게 가장 큰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임대 수익으로 금융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분양가보다 수천만원 낮은 가격에 매물이 나오는 이른바 ‘마이너스 프리미엄’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50% 그친 분양률 …분양가보다 낮은 시세
현장 불안의 근본 원인은 금리와 공급이다. DMC시티워크는 향동 지구 내 마지막 지식산업센터로, 3.3㎡(1평)당 1400만원 수준의 고분양가로 공급됐다. 서울 주요 권역 지식산업센터 분양가가 평당 1200만~1500만원 선인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가격이다. 이 영향 등으로 현재 분양률은 50% 수준에 머물러 있다.
분양 당시 연 2%대 중반이던 대출 금리는 현재 4%대 중반까지 뛰었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금융 비용을 맞추려면 임대료가 평당 7만원은 돼야 하는데, 실제 시세는 6만원 안팎에 머물고 있다”며 “고분양가 구조에서 임대가 붙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장이 위축되면서 거래량도 크게 줄어들었다. 부동산플래닛에 따르면 올 1분기 전국 지식산업센터 거래량은 552건으로 전 분기 971건와 비교해 43.2% 쪼그라들었다.
거래 금액은 전 분기 3959억원보다 44.8% 감소한 2184억원이다. 전년 동기 거래량인 1010건, 거래금액4392억원과 비교해도 각각 45.3%, 50.3% 줄었다. 최근 5년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2021년 1분기 2164건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4분의 1토막 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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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이하 마피 매물 늘어날 가능성도
향후 고양시에 내년까지 지식산업센터 31곳이 추가로 들어설 예정인 만큼 미분양을 해소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짙다. 특히 상암 DMC와 맞닿은 덕은 도시개발사업지구 업무용지 12개 블록에만 5000실 이상이 집중 공급됐다.
향동지구 역시 덕은과 함께 DMC 배후 입지를 내세운 대규모 공급 지역으로 묶여 있다. 서울 접근성을 강조한 공급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임차 수요를 크게 웃도는 물량이 시장에 누적된 상태다. 고분양가에 대출을 끼고 매입한 수분양자들은 임대료로 이자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역마진 구조에 놓였다.
이번 사태는 고분양가에 분양받은 개인 투자자들의 자산 가치 변동성 확대 국면과 맞물려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임대 수익으로 금융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구조가 이어지면서, 분양가 이하 매물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mjba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