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오세훈 서울시장 세계문화유산 종묘 인근 세운지구 개발과 관련해 직접 ‘일타강사’로 나섰다. 개발 추진 과정과 계획을 비롯해 종묘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취소 우려를 직접 언급하며 오해를 해소하고자 했다.
서울시는 ‘일타시장 오세훈- 종묘와 세운4구역 이슈 총정리’ 영상을 서울시장 공식 누리집을 통해 3일 공개했다. 강의는 30여 분 분량이다. 오 시장은 “세운지구에는 서울시민을 위한 녹지 공간 확보와 재원 절약은 물론 역사와 자연경관, 업무 공간이 어우러지는, 시민 삶의 질을 끌어올리는 복합적인 목표 달성을 위한 서울시의 고민과 충정이 녹아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세운지구 개발이 강남과 강북 불균형과 강북 주민의 상대적 박탈감을 줄이기 위한 ‘강북전성시대’의 핵심과 맥락을 같이하는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시는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창동 서울아레나’, ‘창동차량기지 이전’, ‘서울디지털바이오시티(S-DBC)’를 통해 강북 지역 경제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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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운지구 재개발에 대해서 오 시장은 “세운상가 옥상에서 내려다보는 주변은 1970년대를 연상케 하는 가슴 아플 정도로 낙후된 모습”이라며 “지어진 지 58년이 지나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세운상가는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녹지 비율이 턱없이 부족한 서울에 종묘와 남산을 연결하는 녹지축을 쭉 조성하면 전세계 도시계획사에 길이 남을 획기적인 성공사례가 될 것”이라며 “세운지구 재개발에 필요한 약 1조 5000억원의 막대한 비용은 민간에 용적률을 올려주고 그에 따른 개발이익으로 녹지를 조성하는 ‘결합개발방식’ 도입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계획대로 개발이 이뤄지면 경제성과 녹지 조성효과도 거의 없다고 했다.
또 세운4구역 고층 개발로 인한 종묘 앞 경관 침해 논란에 대해서도 “문제 없다”는 점을 다시 강조했다. 국가유산청과 서울시의 시뮬레이션 이미지를 보여주며 “세운4지구는 종묘정전 정면이 아닌 서쪽 끝에 위치해 평균신장 서울시민 눈높이에서 보았을 때 건물 윗부분이 약간 보이는 정도”라며 “숨이 막히고, 기가 눌리는 전경인지는 분명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142m에 달하는 고층 개발에 대해서도 일괄적인 높이 적용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2004년 정비구역 지정시 120m 안팎 높이였던 것이 13번의 문화재 심의를 거치며 71m로 낮아졌고 이 상태로는 도저히 경제성이 확보되지 않아 높이를 141.9m로 상향한 것으로 이 높이 또한 종묘에서 가까운 곳이 아닌 청계천 변”이라고 밝혔다.
종묘의 세계유산지정 취소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설명했다. 오 시장은 “세계유산지정 취소는 유네스코가 당사국과 논의를 거치고, 회원국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정부가 방어 논리를 가지고 설득은 못할망정 취소될 수 있다 과장하는 것은 국익을 훼손하는 선동적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또 “정부의 과격한 성명으로 인해 지방정부와의 갈등을 넘어 정치화되면서 합리적해결이 더욱 어려워져 안타깝다”고 밝혔다.
정부가 거론하는 유산지정 취소 사례들과 종묘 사이에 차이점도 짚었다. 취소 사례들은 유산지구 안에 건축물을 건립했던 것과 달리 종묘 인근 세운지구는 유산지구, 유산완충구역에 포함되지 않는다.
국가유산청의 ‘세계유산영향평가’에 대해서 오 시장은 “20년 이상 지연된 세운지구 주민들에게 길게는 4년 이상 소요되는 영향평가를 받으라는 것은 한마디로 사업을 접으라는 것”이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종묘 외대문에서 180m 떨어져 있어 유산완충구역(100m)으로 지정해도 평가 대상이 아니다”라고 확신했다.
한호건설 특혜 의혹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오 시장은 “녹지 축 재원으로 사용할 개발 이익 환수금액이 저층으로 하면 약 184억원이었는데 높이를 상향하면서 약 2164억원으로 12배 늘어났다”며 “해당 기업은 서울시가 개발계획을 발표한 2022년 4월 이후인 2022년 10월~2023년 9월에 토지를 매입해 선후관계가 잘못됐다“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서울 내 문화재 복원 사례를 들며 “서울시는 그 누구보다 문화재 복원에 힘을 기울였다”고 강조했다. 흥인지문 일대 복원을 비롯해 창경궁과 종묘를 갈라놓았던 율곡로 지하화, 상부 공원복원, 서순라길과 창덕궁 앞 돈화문로 정비, 열린송현녹지공원과 월대 조성 등 문화재를 돋보이게 한 사업들을 시민에게 소개했다. /raul164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