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입국 외국인 1458만명
단기임대 운영 기업 블루그라운드
韓 진출 반년 만에 24개 지점 열어

[땅집고] 루이비통코리아는 이달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에 외국인 임원용 숙소를 어렵게 구했다. 지하철 신설동역 바로 옆 ‘자이르네’에서 블루그라운드(Blueground)가 단기임대로 운영하는 호실을 1년 계약했다. 침실 2개와 거실이 딸린 2베드룸으로 가전과 가구를 완비한 이른바 ‘풀 퍼니시드’ 룸이다. 월 임대료(관리비 등 포함)는 400만원선이다. 루이비통코리아 관계자는 “서울 체류 외국인이 늘면서 마음에 드는 숙소 찾기가 쉽지 않다”면서 “의사 소통이 원활하고 운영을 믿을만한 곳 찾기가 어려웠는데 마침 글로벌 기업 고객이 선호하는 블루그라운드를 만나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이 급증하면서 이들을 겨냥한 단기임대 시장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단기임대는 계약 기간이 짧게는 1주일, 길게는 1년 단위로 원룸이나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 등을 대상으로 운영한다. 그동안 방한 외국인들은 호텔이나 에어비앤비 등 숙박 플랫폼에 올라온 숙소를 주로 구했다. 하지만 지난 10월부터 미등록 숙소가 대거 퇴출되자, 수요자들이 새 공간을 찾으면서 단기임대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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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말 한국에 진출한 글로벌 단기임대 운영 1위 기업 블루그라운드는 반 년만에 서울시내 24개 지점을 오픈했다. 입주자 90%는 외국인이다. 대부분 다국적 기업 한국 주재원으로, 임대차 계약 기간은 평균 4~5개월이다. 지점별 가동율도 90%를 넘는다. 사실상 빈 방이 없다.

최근엔 외국 기업과 주한대사관 등에서 6개월 이상 장기 체류에 필요한 공간을 찾아달라는 주문형 수요가 잇따르고 있다. 유럽계 주한대사관은 지난 10월 서울 강남역 인근에 전용 13평짜리 1베드룸을 1년 임대료 7000만원에 계약했다. 일본 물류기업의 한국법인인 엔티엘나이가이트랜스라인코리아도 일본인 직원을 위해 서울 충무로역 근처에 1베드룸을 6개월 계약했다. 정을용 블루그라운드코리아 대표는 “호텔보다 20~30% 저렴하고 서비스 만족도가 높아 직원 숙소로 사용할 공간을 찾아달라는 기업과 법인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외국인 입국과 체류가 늘어나면서 블루그라운드 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인 엔코스테이 등도 외국인 대상 단기임대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올 10월말까지 입국한 외국인은 1458만명으로 작년 동기(1260만명)보다 15% 이상 늘었다. 비즈니스·유학·취업 등을 위해 국내 체류 중인 외국인도 283만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작년 말(265만명)보다 20만명 가까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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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외국인 대부분을 수용했던 숙박시설은 부족하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문 닫은 호텔이 적지 않고 남아 있는 5성급 호텔은 객실 점유율이 90%를 넘는다. 미등록 숙소 규제로 호텔 위주 공급이 지속하면서 숙박비 부담도 커졌다. 정 대표는 “외국인 관광객과 장기 체류 외국인은 매년 크게 늘어 숙소 공급 부족은 더 심화될 것”이라며 “단기임대 시장은 당분간 계속 커질 것”이라고 했다. /hong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