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서울 마지막 달동네로 불리는 노원구 중계본동 일대 백사마을 주택재개발사업이 16년 만에 정상화됐다.
서울시는 1일 백사마을 사업지에서 재개발사업 기공식을 개최했다.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불리는 백사마을은 최고 35층, 총 3178가구 규모의 아파트 단지로 변신한다.
이날 기공식에 참석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백사마을은 오랜 세월 주민들의 삶과 애환이 켜켜이 쌓인 곳이자 새로운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서울 동북권의 미래를 다시 그리는 강북 대개조 프로젝트의 중요한 축”이라며 “강북권의 도시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백사마을의 변화를 위해 착공부터 준공, 입주까지 모든 절차를 신속하고 투명하게 끝까지 책임지고 챙기겠다”고 말했다.
백사마을은 1960년대 후반 도심 개발 여파로 용산, 청계천, 안암동 일대 판자촌에 살던 1100여명 주민들이 불암산 자락으로 이주하며 형성됐다. 무허가 주택단로 시작했으며 1971년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주거 여건이 점차 열악해졌다. 1980년대 초반까지 상수도 시설도 갖춰지지 않았고, 1980년대 후반까지도 단일번지로 호수가 지정되지 않았던 지역이다. 마을 이름도 옛 주소인 ‘중계본동 산 104번지’에서 따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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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 환경이 열악한 백사마을은 꾸준히 재개발 사업에 대한 요구가 높았다. 서울시는 2009년 5월 총 2758가구 아파트를 건립하는 내용으로 해당 지역을 ‘중계본동 제1종지구단위계획 및 주택재개발정비구역’으로 지정하며 본격적으로 백사마을 정비사업이 시작됐다.
하지만 사업 추진 과정에서 분양주택과 임대주택의 획지 구분으로 입주민 사이에 위화감이 조성됐으며, 기존 지형·터·골목길 등을 유지한 계획으로 사생활 침해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돼 사업 추진이 지연됐다. 또 ‘저층주거지 보존’이라는 과도한 규제도 발목을 잡았다.
시는 2022년 4월부터 2024년 2월까지 주민·전문가와 150회 이상 소통하며, 통합정비계획 수립을 추진하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2024년 3월 토지등소유자 전체 회의에서는 참석 주민 95% 이상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합정비계획 변경에 대한 빠른 추진이 가능해졌다.
올해 4월에는 2009년 재개발정비구역 지정 이후 16년 만에 재개발정비계획(안)이 확정됐다. 이로써 백사마을에는 지하 4층~지상 35층, 26개동, 3178가구 자연 친화형 공동주택 단지로 조성된다.
사업 추진의 걸림돌이었던 ‘주거지보존 용지’에 대해 시는 해당 부지를 ‘공동주택 용지’로 전환, 사업성 보정계수 적용과 용도지역 상향 등 규제 혁신으로 사업성을 개선했다. 분양·임대 획지 구분이 없는 통합개발과 소셜믹스를 추진했다.
백사마을은 지난 5월 본격적으로 철거를 시작했고, 올해 12월 철거공사가 완료될 예정이다. 2026년 상반기 착공해 2029년 입주를 완료할 계획이다.
한편 시는 백사마을 재개발이 본격화되면서 동북권에 쾌적한 주거환경 공급과 함께 개발의 서막을 열어 다시 ‘강북 전성시대’를 이끄는 균형발전의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강북권(동북권·서북권)의 노후 주거지, 상업지역에 대한 규제 완화와 파격적인 인센티브 부여로 개발을 활성화하고, 대규모 유휴부지를 첨단산업과 일자리 창출 거점으로 조성하는 강북권 대개조 의지를 밝힌 바 있다. /raul164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