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구의원도 반발한 부동산 대책
“도봉구민 집 사지 말란 뜻”
15만채 주택 거래 담당 구청 직원 단 한 명
[땅집고] 서울 도봉구의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구의원 두 명이 이재명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을 전면 재검토 촉구 결의안을 동의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뒤늦게 화제다. 부동산 대책 규제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지역 중 최초 사례로 여·야 의원 소속 정당을 가릴 것 없이 지역 정치권에서 선제적으로 나서 이목이 쏠린다.
도봉구의회는 이달 17일 강신만 국민의힘 의원을 포함한 7명이 발의한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에 대해 전면 재검토 촉구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구의회는 국민의힘 8명, 더불어민주당 6명으로 이뤄져 있다. 총 14명 의원 중 민주당 의원 2명을 포함한 9명이 이번 결의안을 찬성했다. 강신만 의원은 “지역 정치권에 이번 정부의 졸속 부동산 대책에 대해 목소리를 내야겠다는 의견이 모였다”며 “도봉구 뿐 아니라 인근 노원구·강북구 주민들도 비판의 목소리가 큰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하루빨리 전면 재검토를 하길 바랄 뿐이다”고 했다.
도봉구의회는 결의안을 통해 정부에 ▲서울 전역 일괄 규제의 즉각 재검토 ▲실수요자 보호 장치 마련 ▲기초지자체 행정부담 완화 ▲도봉구·서울시·중앙정부가 참여하는 ‘도봉·동북권 주거안정 협의체’ 구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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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대표 발의한 강신만 의원과의 일문일답.
-이번 결의안을 대표 발의하게 된 배경은?
“서울 도봉구에 33년째 거주 중이다. 10여 년을 도봉구의회에서 도봉구 발전을 위해 힘쓰고 있다. 이번 부동산 대책 전면 재검토에 앞장서게 된 것은 의원을 떠나 도봉구민의 한 사람으로서 부당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래서 나서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구의회 차원에서 ‘전면 재검토’를 요구한 이유는?
“서울 도봉구와 강남구에 같은 규제를 적용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작년 말 대비 10월 13일 기준 도봉구는 아파트값 상승률이 고작 0.5%였다. 그런데 같은 시기 송파구 상승률은 15%, 과천시는 14%, 성동구는 13%였다. 이처럼 지역의 특수한 상황을 무시하고 서울 지역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삼중 규제를 적용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무슨 기준으로 적용했는지 의문스럽다.”
-실제 어떤 피해 사례가 있나?
“도봉구 내에서 가장 큰 단지인 한신아파트(2678가구)를 전용면적 84㎡ 시세는 5억 중후반대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 70%를 적용하면 4억원 가까이 대출이 나온다. 현금은 2억도 안 필요했다. 그런데 10·15 대책에서 규제지역으로 묶여 대출이 40% 밖에 안 나온다. 현금이 3억5000만원 이상 필요하다. 서민들이 갑자기 2억원을 어디서 구해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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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규제 뿐만 아니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거주 이전 제한도 심해졌는데.
“중개업소에 물어보니 10·15 대책 이전과 이후 매매건수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시장 분위기가 안 좋다고 한다. 거래량 절감 수치를 따지는 게 무의미할 정도다. 구청 앞에서 시위하는 주민도 있고, 저도 지하철역에서 1인 시위를 한다. 아침마다 도봉구 주민들이 힘내라고 외쳐준다. 열심히 싸워서 하루빨리 대책을 철수해달라는 말을 많이 듣고 있다.”
-서울 각 자치구에서 부동산 거래 담당 인력이 부족하다는 말들도 많던데.
“올해 7월 1일 기준, 도봉구 전체 주택 수가 14만7400여 가구다. 이 중 아파트는 6만5600가구다. 그런데 현재 도봉구청 부동산정보과 직원은 단 한 명뿐이다. 6만 5000가구의 거래를 한 명이 감당하니 행정부담이 가중될 수 밖에 없다. 토허제로 묶이면 매매도 관청에 사전허가를 받아야 하고, 매수인이 도봉구 아파트를 왜 사야하는지 소명해야 하는 등 업무가 복잡해진다.”
-일괄 규제가 아닌 ‘핀셋 규제’ 필요성을 주장했는데.
“도봉구는 투기과열지구가 아니다. 한 달 평균 매매가가 몇 천만원 혹은 몇 억 원이 뛰는 경우 핀셋으로 규제해야 한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재개발, 재건축의 경우 분양권, 입주권 거래가 성행해서 실거주할 목적이 아닌 시세차익을 위해 거래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엔 핀셋 규제가 필요하다. 그런데 도봉구나 노원구, 강북구는 투기할 일이 없기에 해당 사항이 없다.”
-정부는 투기 차단과 시장 안정 효과를 강조했는데
“극약처방이다. 당연히 거래가 줄고 시장이 위축하지만, 정부가 타깃으로 하는 상급지 집값이 잡힐 지는 의문이다.”
-9·7 공급대책으로 도봉구 성대야구장 부지에 1800가구 공급이 예고됐다.
“놀고 있는 땅, 유휴부지에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취지엔 동의한다. 다만, 교통체증 문제가 우려된다. 성대야구장 바로 앞 삼환도봉아파트는 서울시 최초로 준공업지역 용적률 완화 1호 사업지다. 용적률을 343%까지 상향한다. 재건축 단지와 성대야구장 18000가구가 들어서면 인근 주변 도로가 꽉 막힐 것이다. 심지어 이번 개발에 대해서 중앙정부가 자치구에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따라서 공급대책에 관하여는 도봉구와 서울시, 중앙정부 간 상생협의체를 구성해 나가야 한다.” /ks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