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강남좌파' 조국이 외면한 미국 좌파의 주택정책…맘다니와 오세훈의 공통점

뉴스 차학봉 기자
입력 2025.11.26 06:00

‘강남좌파’ 조국이 미국 좌파 맘다니에게서 배워야할 주택정책
만다니의 저렴주택 공급 공약은 오세훈 신통기획과 일치

[땅집고] 조국혁신당 대표로 복귀한 조국 대표가 23일 수락 연설에서 토지공개념 도입과 보유세 인상 등 부동산 시장 개혁과 개헌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다. 그는 “토지 공개념은 ‘부동산 공화국’, ‘강남 불패 신화’를 해체하기 위한 근본적 처방”이라면서 “보유세를 반드시 정상화하고, 거래세는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관련기사 : 30억 '아크로 리츠카운티' 가진 조국, 토지공개념 들고나오자…"설득력없어"

조국 대표는 주택 공급을 죄악시하는 한국 사이비 부동산 좌파의 주장을 앵무새처럼 반복했다. 공개념과 보유세 강화는 80년대 386의 흘러간 옛 노래, 우물안 개구리이다. 토지국유화를 하고 있는 중국도 집값 폭등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대학생들도 보유세 강화가 주택공급을 줄여 집값을 올리고 전세-월세를 폭등시켜 서민들을 고통으로 내몰았다는 것을 안다. 문재인 정부가 서민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행했던 세금과 규제 폭탄이 집값 폭등과 전세대란을 초래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땅집고] '극좌파 공산주의자', '독재자 파시스트'로 서로를 비난했던 만다니 뉴욕시장 당선자(왼쪽)와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 두사람은 의외의 브로맨스를 연출하며 주택공급 확대의 필요성에 의견을 같이 했다./로이터연합



조국 대표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공산주의자라고 맹공격한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당선자와 겹쳐 보인다. 34세의 좌파 정치인인 맘다니는 무료 버스, 무료 육아, 임대료 동결을 공약으로 내세워 당선된 뉴욕시 최초의 이슬람교도 시장이다. 100여 년 만의 최연소 시장이 됐다. 아버지는 컬럼비아대 교수, 어머니는 영화감독으로 유복한 가정에서 자란 ‘리무진 리버럴 (Limousine Liberal)’이다. 한국식으로 표현하면 ‘강남좌파’이다. 금수저 출신이면서 서민용 임대료 통제 주택에 거주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부실채권(NPL) 거래 한곳에서 한방에 끝낸다…국내 유일 원스톱 플랫폼, 이게 가능해?

◇미국의 강남좌파는 왜 공급의 중요성을 강조하는가

그러나 미국의 강남 좌파 맘다니는 ‘한국의 강남좌파’라는 조국 대표보다는 주택정책이 더 현실적이다. 맘다니는 트럼프를 파시스트, 독재자로 비난했지만, 두 사람이 최근 만남에서 의외의 ‘브로맨스’를 보여줘 화제이다. 기자회견에서 두 사람은 주택공급의 중요성에 관해서 의견 일치를 봤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맘다니가 가진 아이디어 일부는 내 생각과 정말 똑같다”며 특히 주택 공급 확대와 물가 안정 부분에서 깊은 공감대를 형성했음을 시사했다.

살인적인 뉴욕의 물가, 임대료 문제를 파고들어 당선된 맘다니의 대표적 주택 정책중 하나가 공급확대이다. 그는 공급을 늘리기 위해 ‘조닝’(용적률)을 조정하고 교통 허브(mass transit hub) 주변 등지에 주택 밀도를 높이자고 제안했다. “더 부유한(wealthier) 동네에 용적률 증가(up‑zoning)”를 언급하기도 했다. 한국식으로 풀어보면 강남의 용적률을 높여 아파트를 더 짓자는 내용이다.

미국에서 용적률과 건축 규제를 완화해서 집을 더 짓자는 주장은 놀랍게도 우파가 아닌 좌파들의 주장이다. 미국의 부유층들은 자신들의 동네가 과밀개발 되는 것을 결사반대한다. 고밀도 개발이 허용되면 결국 주택수가 늘어나 자신들이 가진 집값이 하락하고 외부인들의 유입으로 부자동네 분위기가 망가질 것이라는 이유에서이다.

부유층이 내세우는 표면적 명분은 환경보호, 경관 파괴, 교통혼잡 등 진보적 가치이다. 한국의 좌파, 진보적 지식인들은 놀랍게도 미국의 부유층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용적률 상향은 투기를 초래해서 집값을 올리고 경관을 망치고 교통난을 초래하고 환경을 파괴한다는 논리를 내세운다,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주택공급에도 유별나게 반대하는 세력이 진보적 지식인들이다. 한국의 좌파와 미국의 우파는 주택정책에서 묘하게 겹친다. 그만큼, 한국의 좌파 진보적 지식인들이 비현실적, 맹목적 믿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오세훈의 신통기획과 맘다니의 저렴주택 공급정책

물론 맘다니가 주택공급만을 강조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임대료 동결 및 임차인 보호강화, 저렴주택 공급확대 등도 함께 주장한다. 그는 향후 10년간 20만 채의 공공 지원, 영구 임대료 안정화(rent-stabilized) 주택을 건설하겠다고 공약했다. 이를 위해 향후 10년간 1000억 달러(138조) 규모의 투자를 약속했다. 재원조달 등의 문제로 실현 가능할지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땅집고] 서울시가 2031년까지 31만호를 착공하는 내용의 신속통합기획 2.0을 발표했다. /서울시



저렴주택 공급확대는 공공임대주택의 확충을 의미하는데,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책과 닮은 꼴이다. 오세훈 시장의 신통 기획을 통해 은마아파트에서 공공주택을 무려 1000가구 공급한다. 1979년 준공된 은마아파트는 14층 4424가구 규모인데, 최고 49층, 5893세대 규모로 재건축된다. 이과정에서 공공주택 1090세대가 공급되는 것이다. 대도시의 초고가 주거지역에 민간아파트와 섞어서 1000가구의 저렴 주택이 공급되는 것은 전세계적으로 사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획기적이다.

용적률 완화를 지렛대로 해서 저렴주택을 획기적으로 공급하겠다는 미국 만다니의 공약이 한국에서 실현되는 것이다. 맘다니의 주택정책은 오세훈의 신통기획과 판박이이다. 용적률 규제완화를 통한 임대주택을 포함한 주택공급의 확대를 놓고 뉴욕과 서울이 경쟁을 벌이는 시대가 됐다. /hbcha@chosun.com



화제의 뉴스

"시세 3억대, 분양가는 6억?" 미분양 이천, 아파트 입지도 허허벌판ㅣ이천 증포5지구 칸타빌 에듀파크
모임공간 '상연재 서울역점', 확장 이전 100일 맞아 이벤트 연다
[인사] 한미글로벌
"반도체 팔아 부동산 쇼핑" 한미반도체, 강남 이어 한남동 건물 매입
분상제·비규제지역 '서수원 에피트 센트럴마크', 9일 1순위 청약

오늘의 땅집GO

감정가보다 4억 웃돈에도 "역대급 승자" 송파 아파트서 무슨 일
공사비 못 건진 '현대·반도·한신', 미분양 단지 통째로 임대 전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