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무신사 때문에 눈 멀 지경" 성수 한복판서 벌어진 '전광판' 논란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25.11.23 06:00

[땅집고] “눈부셔서 못 살겠다! 무신사는 전광판을 철거하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상권 한복판에 2026년 개장하는 ‘무신사 메가스토어 성수점’. 20~30대 감성을 저격해 패션 업계 큰손으로 떠오른 무신사가 지하 1층~지상 4층, 연면적 8264(2500평) 규모로 짓는 최초의 대형 복합 유통 공간이다. 앞으로 무신사는 이 건물에 ▲패션 ▲뷰티 ▲슈즈 ▲스포츠 등 무신사 온라인 사이트에서 취급 중인 상품을 판매하는 동시에, F&B(식음료) 매장도 입점시켜 쇼핑 인구 유입을 늘리고 브랜드 홍보에도 힘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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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는 내년 매장 오픈을 앞두고 이 건물 외벽에 초대형 발광다이오드(LED) 전광판을 통해 사전 홍보에 나섰다. 전광판에는 무신사에서 광고하는 상품을 비롯해 홍보 모델 등이 등장하는 화려한 영상이 반복적으로 송출됐다. 건물이 최근 서울 핵심 상권으로 떠오른 성수동 입지인데다, 지하철 2호선 성수역 3번 출구로부터 걸어서 5분 걸리는 역세권인 만큼 가시성 측면에서 홍보에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에 전광판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땅집고] 서울 성동구 성수동 ‘무신사 메가스토어 성수점’ 맞은편에 있는 지식산업센터에 걸린 현수막. /온라인 커뮤니티


그런데 최근 ‘무신사 메가스토어 성수’와 폭 18.5m 정도 되는 도로를 두고 마주보고 있는 최고 15층 높이 지식산업센터 ‘서울숲 한라 시그마밸리 빌딩’ 입주 기업들이 이 전광판 때문에 심각한 빛공해 피해를 보고 있다며 강력하게 항의하면서 갈등이 터졌다. 이 지식산업센터에는 층별로 KB국민은행, 태영트윈클, 타스웰, 건창이엔이 등 다양한 회사가 입점해있다.

입주사들이 제시한 영상에 따르면 무신사 전광판에서 빨간색·청록색 등 원색 위주로 구성한 영상이 계속해서 송출되는 데다, 매 초마다 사이키 조명처럼 번쩍거리는 효과까지 적용해 시각적 피로감을 유발한다. 입주 기업 A사 관계자는 “전광판에서 발생하는 강한 빛 때문에 업무를 보기 어려울 정도”라며 “특히 밤에는 대비 효과 때문에 체감하는 빛공해 정도가 더 심각하고, 블라인드를 내려도 방해가 된다”고 전했다.

[땅집고] 저녁 시간 무신사 건물 맞은편 지식산업센터 내부에서 체감하는 전광판 빛공해 정도. /온라인 커뮤니티


결국 입주사들은 ‘서울숲 한라 시그마밸리 빌딩’ 외벽에 무신사 측에 전광판을 철거해달라는 빨간 현수막을 내걸고 강력 대응에 나섰다. 이 현수막에는 ‘눈부셔서 못살겠다! 무산사는 전광판을 철거하라!’, ‘무신사는 흉물스런 전광판을 철거하라!’는 등 문구가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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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무신사는 서울시 옥외광고심의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한 뒤 성동구의 허가를 받아 설치한 만큼 이 옥외 전광판을 적법하게 설치·운영하고 있다고 선을 긋는다. 다만 맞은편 건물 입주사들의 민원을 고려해 전광판 운영 방침도 조정했다는 입장도 함께 전달했다.

무신사는 공식 홈페이지 뉴스룸을 통해 올해 7월 ▲평일 주간 업무시간, 화면 밝기를 법적 허용치의 20%로 조정 ▲편집 전환이 많지 않은 영상 활용 ▲일몰부터 밤 10시까지는 화면 밝기를 3%로 조정 등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이어 성동구청과 미팅을 진행한 9월 이후에는 ▲흰색 배경 소재 사용 종료 ▲흐리거나 비 오는 날 화면 밝기를 기존 20%에서 15%로 조정 ▲평일 주간 업무 시간에는 정지된 화면만 사용하는 등 추가 조치도 진행했다는 설명이다.

[땅집고] 이달 무신사 측의 ‘무신사 메가스토어 성수점’ 옥외 광고판 활용 방침. /무신사 홈페이지


하지만 이런 조치에도 ‘서울숲 한라 시그마밸리 빌딩’ 입주사들은 전광판 밝기 조정 및 콘텐츠 변경 조치 이후에도 빛공해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반박한다. 결국 근본적인 해결은 무신사가 전광판을 철거하거나, 광고 송출을 중단하는 방법 뿐이라고 맞서면서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무신사 측은 “그동안 무신사는 단 한 번도 제기된 민원에 대해 그냥 넘어가지 않고, 요구 조건을 다수 수용하는 등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을 위해 조치를 취해왔다”면서 “이런 지속적인 개선 및 협의 과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색적인 비난으로 그동안의 조치와 노력이 왜곡된 점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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