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한강변 역세권에 학군까지 갖췄습니다. 강북에서 이런 장점을 다 가진 동네가 또 있을까요? 어렵다는 올해 수능에서도 만점자가 나왔다니, 터가 좋은가 봅니다.”
서울 광진구 광장동. 최근 이 지역 고등학교가 ‘불수능’을 뚫고 2년 연속 수능 만점자를 배출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강북권 신흥 학군지라는 평가를 공고히 하고 있다. 실제로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입시 뒷바라지에 한창인 40·50대는 물론, 어린 자녀를 둔 30대까지 광장동 진입 시기를 묻는 글이 자주 목격된다. 광장동을 강남구 대치동, 양천구 목동, 노원구 중계동과 함께 ‘4대 학군지’로 부르자는 이들도 있다. 수요가 늘면서 가격도 오름세다. 주요 단지는 줄줄이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 수능 만점자 나온 광장동 학원가
광진구 광장동 올림픽대교북단 사거리를 돌아보니 ‘내신1등급’ ‘입시세미나’ 등 간판마다 교육 관련 글자가 빠지지 않았다. 영어와 수학, 논술, 과학 등 과목도 다양하다. 경기 침체로 공실난에 빠진 강남 도심과 달리, 이곳에서는 빈 상가를 찾기 어렵다.
이러한 분위기를 보여주듯, 최근 광장동에서는 수능 만점자가 나왔다. 광장동 공립 고교 광남고 3학년 A군은 2026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가채점 결과, 전 과목 만점을 받았다. 수시모집에서 서울대 의대와 고려대·연세대 의대에 지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광남고는 올해 일반고 중 유일하게 ‘2년 연속 만점자 배출’ 학교가 됐다. 올해 치러진 수능이 평소보다 난이도가 높은 ‘불수능’이었고, 재수생 중 만점자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의미있다는 게 업계 평가다.
◇ 광장동 광남·양진 학군 아파트, 신고가 기록
광장동 학원가는 2000년대 초반부터 형성됐다. 올림픽대교를 건너 잠실 학원가를 이용하는 학생 수가 상당한 것을 보고, 해당 학원들이 광장동에 분원을 내기 시작한 것. 현재 5호선 광나루역 3·4번 출구부터 2호선 강변역 일대에는 웬만한 학원이 다 있다.
올림픽대교 북단 사거리~광나루역 일대는 배정 초등학교에 따라 ‘광남 학군’과 ‘양진 학군’으로 나뉜다. 광남 학군은 여러 단지 한가운데에 초중고교가 있는 형태다. 대부분 단지에서 학교까지 도보 10분이면 간다. 재건축을 앞둬 주차난 등 생활 불편이 있지만, 한강뷰 등 장점이 더 많다는 평가다.
광장동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 대표는 “집값에서 알 수 있듯, 가구 당 소득이 꽤 높은 지역이라서 생활 여건도 우수하다”며 “10여 년 전부터 교육을 위해 서울 동대문구·성북구, 경기 구리 등에서 넘어오는 이들이 많다”고 했다.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등 이른바 한강벨트가 주목받은 올해 하반기, 이곳 역시 가격이 무섭게 뛰었다. ‘광장현대5단지’ 전용 84㎡는 지난 달 14일 직전 거래금액보다 1억7500만원 높은 24억원(8층)에 팔리면서 신고가 기록을 썼다. ‘광장현대3단지’ 30평대도 한 달 전, 20억원(13층)에 팔리면서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양진학군 역시 10월 들어 전 단지가 신고가 기록을 세웠다. 5호선 광나루역 역세권 단지인 ‘광장현대홈타운12차’ 전용 147㎡는 지난 달 25억5000만원(3층)에 팔렸다. 현재 매매 호가가 27억~28억원 선이다.
그 결과, 서울에서 최근 들어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이 됐다. 23일 KB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새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 6월부터 10월까지 광진구 아파트값 상승률은 10.15%로, 서울 1위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4.22% 올랐다.
가격에는 재건축 호재도 반영됐다. 광진학군 주요단지인 ‘광장극동1, 2차’는 2023년 6월 정밀안전진단에서 E등급(재건축 확정)을 받아 통합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이외에도 ‘상록타워’ 리모델링, ‘삼성1, 2차’ 소규모재건축 사업 등이 활발하다.
한편,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서는 “수능에서 또 광장동 출신 만점자가 나온 걸 보니, 역시 터가 좋은 동네다” “면학 분위기가 더욱 좋아질 것 같다” 등 학군과 관련된 평가가 이어졌다. /westseoul@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