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구찌가 세입자" 라더니… 한투, 투자금 2700억 전액 증발 위기

뉴스 김리영 기자
입력 2025.11.24 06:00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 美 맨해튼 오피스펀드, 사실상 ‘휴지조각’
국내 투자자 돈 2700억원 전액 손실 위기

[땅집고]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이 2019년 6000억원대에 매입한 미국 뉴욕 맨해튼 브로드웨이 빌딩 오피스 펀드가 최근 대출 만기 상환 실패로 기한이익상실(EOD)에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금 약 2700억원 상당이 전액 손실될 위기에 놓였다. 국내 기관 및 개인 투자자들이 집단 소송을 벌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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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집고] 미국 뉴욕 맨해튼 '195 브로드웨이 빌딩' 모습. /L&L홀딩스


◇ 한투리얼에셋운용이 6000억원 투자한 뉴욕 맨해튼 오피스 펀드, 기한이익상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은 미국 뉴욕 맨해튼 ‘195브로드웨이 빌딩’이 담긴 펀드 ‘한국투자뉴욕오피스부동산투자신탁1호’에 자금을 대준 대주단에 지난 10월 말까지 원리금 상환을 하지 못해 기한이익상실(EOD) 상태에 놓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건물 가치가 하락하면서 건물 매각에 실패하고, 금리 및 환율 급등으로 대출금을 갚는 것에도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한투리얼에셋운용은 지난 11일 채무불이행 발생에 따라 차주와 대출 만기 연장을 진행하고자 담보권 행사 유예 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약 3개월 정도의 시간을 번 셈이다. 다만 약정에 따라 기존 이자 5.05%에 더해 연체이자 5%, 총 10.05%의 이자가 내년 1월30일까지 발생할 예정이다. 이 계약의 만기는 내년 1월30일까지다.

뉴욕 브로드웨이 빌딩은 지하 4층~지상 29층, 연면적 3만평 규모로 판매 당시에는 면적의 98%가 구찌, 옴니콤 등 우량 임차인이 입점했다. 임차 기간도 평균 11.6년으로 긴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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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2021년 이후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미국 뉴욕 오피스 시장이 침체하면서 공실이 증가했고 임대율이 87.3%까지 하락했다. 잔여 임차 기간도 평균 5.5년으로 감소했다. 현재 17~18층, 28층이 공실 상태다. 빌딩의 가치도 하락했다. 최근 이 오피스의 감정평가액은 5787억원으로 취득가 6545억원보다 11.6% 감소했다. 펀드의 수익률은 설정 이후 -34%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한투리얼에셋운용은 “임차인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을 하고 있지만 뉴욕 맨해튼의 오피스 임대 수요가 빠르게 회복되지 않고 있어서 임차인 확보에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 한국 투자자들 ‘청천벽력’…국내 기관·개인 투자자 돈 2700억원 ‘전액 손실’ 우려

이 빌딩은 매입 당시 인수가격이 약 4억7500만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6000억원)였다. 매입 부대비용으로 5500만달러가 들어 총 5억3000만달러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진다.

선순위 대출금이 3억1000만달러, 후순위가 2억2000만달러(약 2700억원)로 공모펀드와 사모펀드 등을 통해 조달했다.

해외 금융기관으로부터 조달한 선순위 투자금도 갚기 어려운 판국에, 국내 기관투자가 및 소액 투자들의 자금으로 마련된 후순위 투자금은 전액 손실이 예상되면서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미국 도심 오피스의 가치가 30~50%씩 빠지면서 한국 자산운용사들이 설정한 펀드 상당수가 동일한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며 “개인 투자자가 대거 포함된 구조라 향후 적합성·위험고지 문제를 둘러싼 분쟁 가능성도 높다”고 지적했다.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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