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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1조 시니어타운…여성 사회복지사의 신념이 만든 기적

뉴스 김서경 기자
입력 2025.11.19 06:00

[시니어 하우징 멘토를 만나다] ① 윤미영 라우어시니어타운 회장 “수익성 제로라며 만류 했지만…1000가구 시니어타운 만들었다”

[땅집고] 부산 기장군 기장읍에 지은 ‘라우어 시니어타운’이 올 3월 개관과 동시에 ‘꿈의 시니어타운’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입주자에게는 ‘종일 즐길 거리가 풍부하다’는 점에서, 사업자에게는 ‘초대형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했다’는 이유에서다. ‘라우어’는 지상18층 4개 동 전용면적 47~180㎡ 574실로 이뤄진 임대형 노인복지주택이다. 전체 단지는 ‘라티브’(314실), ‘더 퍼스트하우스’(56실)와 함께 총 982실이다. 상업시설과 병원도 들어올 예정이다.

[땅집고] 부산 기장에 들어선 '라우어 시니어타운' 전경. /라우어 시니어타운


평균 100실 안팎인 국내 시니어타운과 비교하면 규모가 크다. 사업비만 1조원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대표 하이엔드 시니어타운 ‘더클래식500’(398실)보다 크다. 대지면적 6만1031㎡로 2년 먼저 문을 연 ‘더시그넘하우스 청라’(대지면적 1만6906㎡)의 배에 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관 반 년만에 입주율 80%를 채웠다. 대기업과 전국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들은 인테리어부터 사업 진행 노하우를 전수받기 위해 이 곳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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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우어’ 기획자이자 운영자인 윤미영 회장이 개발 사업 경험 없이 신념 하나로 만든 곳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윤 회장에게 초대형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과정 등을 물었다.

[땅집고] 부산 기장 '라우어시니어타운'을 선보인 윤미영 라우어 회장. /라우어


-시니어타운에 관심을 가진 계기는.

“거창한 계기는 없다. 30여년 전부터 요양원과 고아원 봉사 활동하면서 노인들이 오랫동안 편히 살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대단한 철학과 사명감으로 시작했다기보다, 밤잠이 달아났을 때 어르신들끼리 ‘나이들길 잘했어’ ‘나 잘 살아왔어’라고 웃으면서 삼삼오오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그런 공간을 꿈꿨다.

영남권에 시니어타운이 한 곳 밖에 없어서 사회복지사 일자리가 적었다. 시니어타운이 우리 사회에 여러모로 필요한 기능을 할 것이라고 봤다. 그러다가 20년 전부터 마음먹고 국내외 노인주거시설을 다니면서 장단점을 계속 분석하고, 어떤 시니어타운을 만들지 고민하면서 석·박사 학위를 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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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는 시니어타운을 아는 이가 적었을텐데.

“지인 100명 중 100명이 모두 사업을 만류했다. 시니어타운 수익성이 ‘제로’라는 의견이 지금보다 훨씬 많았다. 그런데 ‘안 남을 걸 각오하면 안 남아도 망한 게 아니다’라고 생각했다. 지금도 수익이 많이 남지는 않는다.

초기 입주자와 시공사, 대주단에게는 ‘라우어’가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각각 멋진 집과 공사비, 이자를 남길 수 있다. 저는 남는 게 없지만, 모두가 만족한다면 괜찮다.”

[땅집고] '라우어시니어타운' 내 북라운지 모습. /라우어


- 개발 사업 경험이 없다고 들었다. 원래 하던 일은.

“사회복지사다. 이 경험만으로 큰 사업을 어떻게 이끌었냐는 의견도 있지만, 저는 아니었다. 10년 전, 노인복지관 관장 맡으면서 커뮤니티 구성하고 어르신 위해 반찬하는 시간이 너무 즐겁더라. 이 분야에 흥미있다고 확신했다. 주변에서 ‘힘들지?’라고 묻는데 하나도 힘들지 않더라. 어르신들에게 ‘무리하다가 아프면 안 된다’는 말을 매일 듣고 살았다.”

- 노인복지관은 어떻게 운영했나.

“일부러 관장을 맡았는데, 주방에 가서 밥부터 반찬까지 다 직접했다. ‘사람을 쓰라’는 말을 들었지만, 체질에 맞지 않더라. 제가 손맛도 좋은 편이다. 반찬 가짓수를 1~2개 더 하니 만족도가 높았다. 씹지 못하는 어르신이 식사를 좋아하게 되는 일도 있었다. 문화센터 강의도 다른 곳보다 더 늘렸다. 장구, 줌바댄스, 체조, 노래교실, 클래식, 기타 등 40여개를 했다. 그렇게 여러 기관을 운영해보니 시니어타운 사업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땅집고] 부산 기장 '라우어시니어타운' 청명원 전경. /라우어


- 그래도 시니어타운 1000가구는 초대형 사업이다.

“처음부터 이렇게 큰 사업을 계획한 것은 아니다. 100가구 정도로 계획하고 땅을 보러다니던 중 동부산관광단지 오시리아 메디타운 부지를 발견했다. 10년간 안 팔리던 곳이었다. 아무도 입찰을 안 해서 우리에게 기회가 왔다.”

- 시세보다 땅을 싸게 산 것 아닌가.

“싸게 샀다고 할 수 없다. 우리는 3.3㎡(1평)당 300만원 넘게 줬는데, 10년 전쯤 바다가 보이는 ‘아난티 호텔’ 부지는 평당 100만원 정도에 낙찰받았다. 늦게 들어와서 다른 부지보다 감정평가액이 올랐다.”

- 공사 당시 건설원가가 무섭게 치솟았다. 라우어도 영향받았나.

“물론이다. 계획 당시보다 30%가량 늘었다. 저는 앞으로 빚과 함께 가야 한다. 사업하면서 동행자가 생겼다. 사업비 인상에는 여러 요인이 있다. 개인적으로 제 욕심도 반영됐다. 건축 설계 업체 선정할 때, 견적이 40억~100억원으로 다양했다. 사업 중 무슨 일이 생길 지도 모르니, 제일 책임감있게 해주는 기업에 맡기기로 했다. 설계비 역시 계획보다 20억원이 더 올랐다.”

- 사업비 조달은 어떻게.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일으켰다. 대출이자율이 높지만 추후 상가를 매각해 갚으면 된다. 다행히 최근 상가 매각 문의가 엄청나게 늘었다. 병원이나 음식점, 골프연습장, 난임센터, 항노화클리닉 등 분야가 정말 다양하더라. 서울 대기업 산하 의료재단에서도 문의가 왔다. 빠른 시일 내에 대출금 부담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생겼다. 모처럼 웃고 지낸다.”

- 인허가와 PF조달에 어려움은 없었나.

“사실 PF업계에 대해 잘 모르고 시작했다. 그런데 지나고 보니 위기가 올 때면 기적처럼 해결됐다. 주변에서 ‘이 곳은 꼭 필요해’ ‘이 사람 잘해줘’라면서 참 많이 도와줬다. 누군가는 ‘이 큰 돈을 빌리면서 밥 한끼 안 얻어먹은 경우는 처음’이라고 했다.” /westseoul@chosun.com




땅집고가 최근 늘어나는 시니어 부동산 개발 니즈에 맞춰 ‘시니어 주거 및 케어시설 개발 전문가 과정 (7기)’을 내년 2월 4일 개강한다.

강의는 9주간 총 16회로 진행한다. 강의 시간은 매주 수요일 오후 3시30분~6시며, 수강료는 290만원이다. 땅집고M 홈페이지(zipgobiz.com, ▶바로가기)에서 신청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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