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총리의 갑툭튀 '서울시장 때리기'…벌써 과열된 지자체 선거전

뉴스 이승우 기자
입력 2025.11.18 06:00

[땅집고] 김민석 국무총리의 내년 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설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대내외적으로 시장 출마 의사가 없음을 밝혀왔지만, 최근 서울시의 주요 사업 현장을 직접 방문해 오세훈 현 시장을 직격하는 듯한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땅집고] 17일 광화문광장 '감사의 정원' 공사 현장을 찾은 김민석 국무총리./연합뉴스


김 총리는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공사 중인 ‘감사의 정원’ 현장을 찾아 “행정적, 절차적, 법적으로 살펴볼 부분이 없는지 챙기겠다”고 밝혔다. 이달 들어 종묘 앞 세운4구역 정비사업 현장을 방문했고, 한강버스 안전 점검을 지시하는 등 오 시장의 주요 정책들을 비판했다.

감사의 정원은 서울시가 한국전쟁 75주년을 맞아 광화문광장에 전쟁 희생 용사를 기리기 위해 조성 중인 공간이다. 지상에 한국, 참전국 22개국 등을 포함한 23개 조형물, 지하에 미디어월을 설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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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총리는 이날 공사 현장을 찾아 “광화문에 굳이 ‘받들어 총’ 조형물을 설치하는 것을 국민들이 이해할지 의문”이라며 “서울시의 취지는 광화문이 아닌 다른 곳에서도 충분히 실현할 수 있지 않나”고 말했다. 이어 “국가 대계 차원에서 국민 뜻을 충분히 반영하고 합리적으로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라며 행전안전부에 사업의 법적, 절차적 문제가 없는지 확인해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최근 김 총리는 서울시의 주요 사업지를 찾아 잇따라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종묘를찾아 세운4구역 재개발에 대해 “서울시에서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사안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세운4구역 재개발은 최고 145m 높이 건물을 건립하는 사업이지만, 종로 건너편에 위치한 종묘의 역사적 가치를 훼손할 우려가 제기됐다. 종묘가 고층 개발로 인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서 등재 취소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땅집고] 14일 뚝섬 선착장을 찾아 한강버스 안전점검을 하는 김민석 국무총리(왼쪽 2번째)./연합뉴스


지난 주말에는 오 시장의 ‘한강르네상스’ 핵심 사업으로 불리는 한강버스가 김 총리의 타깃이 됐다. 지난 14일 뚝섬선착장을 찾아 한강버스 안전점검을 했다. 15일 한강버스 선박이 잠실선착장 부근에서 멈춰서는 사고가 발생하자 16일 “서울시는 행정안전부와 협조해 사고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고 선박·선착장·운항 노선 전반의 안전성을 다시 확인하라”고 특별 지시를 내렸다.

정치권에서는 김 총리의 최근 행보에 대해 서울시장 출마를 위한 포석을 까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나온다. 총리 부임 초기부터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서울시장 유력 후보로 거론됐다. 방송 출연, 총리실 내부 회의 등에서 여러 차례 시장 출마 가능성을 일축해왔지만, 서울시정과 관련된 행보 때문에 출마설이 잠잠해지지 않고 있다.

김 총리는 2002년 6월 지방선거에서 새천년민주당 후보로 서울시장에 출마한 바 있다. 당시 만 38세였던 그는 ‘최연소 서울시장’을 노리고 야심차게 출마했으나,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에 밀려 낙선했다.

야당인 국민의힘 측은 김 총리를 향해 선거 개입이라고 비판했다.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종묘 일대 고층 개발 사업을 문제 삼더니 한강버스 운행과 관련해서도 안전성·결함을 거론하며 여론전에 앞장서고 있다”며 “여론조사에서도 서울시장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김 총리가 총리 권한을 이용해 오 시장을 향한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도 SNS를 통해 “중앙정부가 일방적으로 서울시를 비판하는 것은 유감”이라며 김 총리에게 공개 토론을 제안했다.

한편 민주당 차원에서 오 시장을 향한 공세를 강화했다. 한강버스 사고 다음날인 지난 16일 ‘오세훈 시정 실패 정상화 TF’, ‘서울시당 새서울준비특위’ 등은 한강버스 규탄 기자회견을 열어 운항을 전면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새서울준비특위 위원장을 맡은 박주민 의원은 17일 오 시장에 한강버스 사고와 관련해 긴급 면담을 신청했다. 또 시정실패 정상화TF 단장인 천준호 의원은 18일 신통기획 등 서울시 주택 정책을 비판하는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raul164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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