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마포에서 40억원 거래가 이뤄졌다는 것은 여러 측면에서 의미있습니다. 그런데 희소성이 높은 펜트하우스가 강남 아파트 전용 84㎡와 비슷한 가격을 보였다는 것은 한계점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한 달 전, 서울 마포구 염리동 ‘마포프레스티지자이’ 최고층 펜트하우스 매물이 40억원에 새 주인을 맞으면서 업계에서 다양한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마포도 상급지” “펜트하우스는 다르다” 등 마포의 위상이 예전같지 않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비(非) 펜트하우스 전용 114㎡가 올해 5월 28억1000만원(18층)에 팔린 것을 고려하면 10억원 이상 비싼 가격이다. 마포구 내 2번째 40억원 이상 거래다. 앞서 합정동 ‘메세나폴리스’ 전용 223㎡(39층)이 2022년 9월 51억원에 팔렸다.
시세 대비 높은 가격대에서 거래가 나와 축제 분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해당 거래가 마포의 상급지 진입보다 지역 한계를 의미한다는 분석이 등장해 눈길을 끈다. 가격이 올라갈수록 ‘상급지’로 진입한다는 시각을 완전히 뒤엎는 것이기 때문.
최근 국내 최대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 ‘부동산스터디’에 올라온 ‘마포 40억원 거래의 의미’라는 제목의 글이다. 9일 게재 후 하루 만에 조회수 1만을 기록했다. ‘까르’ 닉네임을 쓰는 A씨가 작성했다.
A씨는 해당 매물이 높은 가격을 기록한 이유로 ▲펜트하우스 ▲10·15 대책 비적용 ▲갭투자를 언급했다.
‘마포프레스티지자이’는 18개 동, 최고 27층, 전용 42~114㎡로 이뤄진 1694가구 대단지다. 이중 펜트하우스는 총 12채다. 108동과 111동 등 일부 동 최상층에 배치됐다. 통상 펜트하우스는 아파트 최상층에 있어 층간소음에서 자유롭고, 트인 조망과 테라스 등 이점을 누릴 수 있어 비슷한 평형대보다 더 높은 가격에 팔린다.
10·15대책 발표 후부터 적용 전까지 규제를 비껴간 5일 사이 이뤄진 거래라는 것도 시기적 이점을 누렸다고 볼 수 있다. 이 기간 동안 전월세를 낀 매물이 활발하게 팔렸는데, 해당 매물의 경우 임차인이 맞춰져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그러면서 해당 단지가 전용 59㎡ 기준, 3.3㎡(1평) 당 1억원에 팔릴 정도로 올랐으나, 대형 평형 거래가 없던 상황에서 발생한 거래라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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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는 펜트하우스가 강남권 국평 아파트와 비슷한 가격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곧 입지적 한계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A씨는 “마포의 대형평형, 펜트하우스의 경우 초고소득자들이 거주를 생각하기에 아직 한계점이 있지 않나 싶다”고 했다. 실제로 강남구 개포동 6702가구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의 경우 국민평형인 전용 84㎡가 올해 3월 35억원(16층)에 팔렸다. 현재 매매 호가는 45억원부터다.
펜트하우스의 경우 희소성 때문에 가격 상승 가능성이 높아 수요가 끊임없는 상황인데, 매물로 나온 것 역시 한계를 보여주는 근거라고 했다.
A씨는 “해당 거래를보고 마포라는 지역에서 ‘펜트하우스’라는 상품의 희소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정말 가치있는 상품이라면 계속 보유하려는 성향이 강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펜트하우스는 타 평형의 3.3㎡ 당 가격을 결정하는 가늠자 역할을 한다”며 “해당 거래가 일대 시세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생각도 들었다”는 말로 글을 마쳤다. /westseoul@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