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임차인 퇴거 없는 리모델링…김영배 '기와', 한국건축가협회 특별상 수상

뉴스 김서경 기자
입력 2025.11.11 15:55

[땅집고] 서울 성동구 왕십리. 뉴타운 맞은편 대로변에 회색 플라스틱 패널로 마감한 5층짜리 소형 상가 한 채가 눈에 띈다. 정면에서 보이는 세로 줄무늬는 한옥 기와의 곡선을 차용한 것이다. 건물 이름은 ‘기와’다. 한 필지 안에 나란히 있던 한옥(1949년 준공)과 상가(1968년 증축)를 리모델링했다.

‘기와’는 임차인 퇴거 없이 공사를 진행해 자산 가치를 높였다는 점에서 관심을 받았다. 2025 한국건축가협회 특별상인 ‘엄덕문건축상’을 수상했다. 현실 제약 속에서도 건축적 해법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이 상은 현실 속에서 창의적이면서도 실행가능한 해법을 보여준 작품에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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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건물을 설계한 김영배 드로잉웍스 대표는 땅집고 건축주대학에서 ‘낡은 건물의 부활 : 죽어가는 빌딩을 살려내는 리모델링 전략’을 주제로 강연한다. 김 대표는 “리모델링은 외관 교체가 아니라 건물의 시간과 수익 구조를 다시 설계하는 일”이라며 “공실과 공사비를 최소화하면서 디자인과 기능을 동시에 살리는 전략이 건축주의 실익을 만든다”고 말했다.

[땅집고] 서울 성동구 왕십리에 위치한 '기와'. 정면에서 보이는 세로 줄무늬는 한옥 기와의 곡선을 차용한 것이다. /드로잉웍스


◇ 사라진 한옥의 기억을 입면에 새기다

김 대표가 설계한 ‘기와’는 5층 근린생활시설(W1)과 후면의 한옥(W2) 두 개 동을 리노베이션한 건물이다. 대로변 상가 입면은 ‘기와’라는 이름 그대로, 한옥의 기와 지붕에서 영감을 받은 모듈 패널로 구성했다. 기존 건물 외피에 단열재를 덧대고 열선 커터로 가공해 기와의 곡선미를 표현했다.

외부 계단실을 따라 이동하면 한옥의 기존 목구조를 보존한 공간이 나온다. 김 대표는 기존 구조를 최대한 유지하면서 벽면과 천장 곳곳에 틈을 두어 자연광이 실내로 들어오도록 했다. 처마 아래로 들어오는 자연광은 공간의 깊이감을 더하고 시간대에 따라 내부 분위기를 변화시킨다. 김 대표는 이를 통해 왕십리의 사라진 한옥 풍경을 현대 건축 속에 되살리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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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집고] 서울 성동구 왕십리에 위치한 '기와' 내부. /드로잉웍스


◇ 임차인 퇴거 없이 3개월만에 준공…공사비 8000만원 절감

특히 이 프로젝트는 임차인을 유지한 채 공사를 마쳐 화제가 됐다. 대개 리모델링 공사를 위해 임차인을 내보내는 것과 대조된다. 김 대표는 이 문제를 제조조립 방식(DfMA·Design for Manufacture and Assembly)으로 해결했다.

공장에서 한옥 기와를 모티프로 한 스티로폼 패널을 사전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임차인의 영업에 지장을 주지 않으면서 공사기간을 3개월로 단축한 것이다. 절감한 8000만원을 공사비에 재투자해 프로젝트 완성도를 한층 높였다. 김 대표는 “임차인을 내보내지 않고 가능한 리모델링이야말로 건축주에겐 최고의 수익 모델”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오래된 것이 오히려 더 현대적일 수 있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한다. 서울 성동구 왕십리 ‘기와’ 를 비롯해 충북 제천 ‘고라미집’, 강원 양양 ‘서프하우스’ 등 여러 작품을 통해 자연·도시·일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리모델링을 선보여 왔다. 현재 서울대학교 건축학과에 출강 중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김 대표는 공실·공사비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디자인과 자산가치를 함께 높이는 전략을 제안한다”고 했다. /westseoul@chosun.com


국내 최고 실전형 건축 강의인 ‘땅집고 건축주대학’이 32기 과정 수강생을 모집 중이다. 전문가 사례 연구와 현장스터디를 통해 시공비를 절약하고, 건축 소송과 분쟁을 예방하는 전략을 강의하는 ▲‘설계·건축 마스터클래스’와 공실률을 낮추고 성공적인 임대차 전략을 알리는 ▲‘건축리뉴얼 마스터클래스’를 각각 운영한다. 모두 수강하는 ▲통합반도 있다.

서울 강남과 성수동 등 건물 150여 채를 신축·리모델링한 베테랑 건축가 김종석 에이티쿠움파트너스 대표와 홍만식 리슈건축 대표, 김영배 드로잉웍스 대표 등이 강사진으로 나선다. 배우 이영애의 자택을 설계한 현상일 구도건축 소장은 시공사 선정의 중요성과 견적서·계약서를 제대로 따져보는 법을 강의한다.

수강료는 ‘설계·건축마스터클래스’가 99만원, ‘리뉴얼마스터클래스’로 79만원이다. 2개반을 동시에 수강하는 ‘통합반’의 경우 10% 할인한 160만원에 들을 수 있다. 신청은 땅집고M 홈페이지(https://zipgobiz.com ▶바로가기)에서 하면 된다. (02)6949-6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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