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5년 기다렸는데 배신" 입주민 분양가에 분노, 대성건설에 조정신청

뉴스 박기홍 기자
입력 2025.11.07 06:00

청주 대성베르힐 임대→분양 전환 갈등 법원으로

[땅집고] 청주 동남지구 ‘대성베르힐 1·2차’ 임대아파트 입주민들이 건설사를 상대로 약속된 분양 전환가 이행을 촉구하며 법원에 조정을 신청했다. 입주민 928명은 지난달 31일 대성건설과 디에스건설을 상대로 “당초 약속대로 시세보다 20% 할인된 금액으로 분양전환하라”며 청주지방법원에 조정신청을 제기했다. 입주민들은 임대 기간이 끝난 뒤 건설사가 약속과 다른 분양 가격을 제시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땅집고] 충북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 대성베르힐 1·2차 입주민들이 대성건설을 규탄하는 시위를 열고 있다./청주 동남지구 대성베르힐 분양대책위원회


☞불황에도 입소 대기만 수백명, 시니어 주거 성공은 운영력에서 갈립니다!

5일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에 위치한 대성베르힐 1·2차는 민간임대아파트로 2020년 6월 입주를 시작해 5년 임대 후 분양전환 조건으로 공급됐다. 올해 5월31일 임대 기간이 종료됐다.

입주민들은 대성건설이 임차인 모집 당시 시세보다 20% 할인된 금액으로 분양 전환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한 홍보물과 설명을 믿고 계약했다. 그러나 임대 기간 종료를 앞두고 건설사 측이 제시한 분양 전환 가격은 입주민들이 기대했던 '시세의 80%' 수준이 아니었다. 예상했던 수준을 훨씬 웃돌았던 것이다.

대성건설이 제시한 분양가는 전용 75㎡형 기준 3억6100만∼3억8200만원, 84㎡형은 4억3900만∼4억6000만원 수준이다. 입주민 반발이 커지자 2000만원을 낮췄지만 입주민들은 시세 대비 20% 저렴한 분양가를 요구하고 있다. 75㎡는 2억8240만~2억9920만원, 84㎡는 3억3520만~3억5200만원을 적정 분양가라고 주장한다. 세대당 7000만~9000만원가량의 가격 차이가 발생하는 셈이다.

건설사가 제시한 분양가는 주변 단지 시세와 유사하다. 단지 인근 청주동남파라곤, 칸타빌더테라스 전용 84㎡는 4억2000만~4억7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입주민들은 문자메시지, 전화, 구두설명 등을 통해 ‘20% 할인 분양’을 강조한 대성건설을 신뢰했는데,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했다. 한재웅 분양대책위원회 사무국장은 “건설사가 시세 대비 20% 할인이라는 표현으로 임대계약을 유도해 놓고, 분양전환 시점에서는 인근 시세를 초과하는 금액을 통보했다”며 “사실상 허위·과장 광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입소율·수익률 모두 잡는 시니어타운 운영 비법 공개! 지금 바로 신청하기

분양가를 둘러싼 건설사와 임차인 간 협의는 결렬된 상태다. 임대 계약 당시 조건에 따라 기존 임차인에게 아파트를 매입할 수 있는 우선 분양권이 부여됐지만, 높은 분양가 때문에 임차인들이 권리 행사를 할 수 없게 된 상황이다.

대성베르힐의 분양가 논란은 정치권에서도 논란이 됐다. 이강일 국회의원(청주 상당구)은 지난 4월 국회 정무위원회 현안질의에서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에게 “청주 대성베르힐 사례는 표시광고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철저한 조사와 전수조사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한 위원장도 “위반 소지가 있어 보인다”며 “사실관계를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답한 바 있다.

이번 조정신청은 법원이 양측의 입장을 조율해 중재안을 제시하는 절차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정식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입주민들은 분양가 인하 소송이나 분양금지 가처분 신청을 검토할 계획이다. 입주민들은 “임대계약 당시 약속된 조건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며 “법원의 조정을 통해 상식적인 해결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땅집고는 대성건설에 임대 아파트 분양 전환과 관련해 수차례 질의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hongg@chosun.com



화제의 뉴스

"시세 3억대, 분양가는 6억?" 미분양 이천, 아파트 입지도 허허벌판ㅣ이천 증포5지구 칸타빌 에듀파크
모임공간 '상연재 서울역점', 확장 이전 100일 맞아 이벤트 연다
[인사] 한미글로벌
"반도체 팔아 부동산 쇼핑" 한미반도체, 강남 이어 한남동 건물 매입
분상제·비규제지역 '서수원 에피트 센트럴마크', 9일 1순위 청약

오늘의 땅집GO

감정가보다 4억 웃돈에도 "역대급 승자" 송파 아파트서 무슨 일
공사비 못 건진 '현대·반도·한신', 미분양 단지 통째로 임대 전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