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동부간선도로 월릉IC구간 등에서 사업이 지연되는 이유는 일부 아파트 주민들이 반대한 영향입니다. 이 배경에는 서울시와 동대문구의 소통 문제도 있어요. 그런데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중랑천 일대 지역 주민들만 피해를 봅니다.”
최근 국내 최대 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 ‘부동산스터디’에 올라온 동부간선도로 공사 중단 관련 글이 관심을 받고 있다. 닉네임 ‘알밤비멍밤비’를 쓰는 A씨가 작성했다.
“안타까운 마음에 글을 쓴다”는 말로 운을 뗀 A씨는 “동대문구 이문동 일부 아파트 주민이 반대해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 월릉IC (인근) 구간 공사가 멈췄다”며 “공사 직전에 적극 협조해도 모자라는 상황에서 반대 시위를 하는 것은 도를 넘는 지역 이기주의”라고 꼬집었다. 이어 “관심있는 사람들은 공개된 자료만으로 사업 진행 단계를 알 수 있었고, 공사 규모가 커서 매스컴에도 자주 등장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서울시는 총 길이 34.3㎞ 동부간선도로 일부 구간에서 지하화 사업을 추진 중이다. 2024년 10월부터 2029년까지 사업비 약 1조원을 들여 강남구 청담동 삼성IC부터 성북구 석관동 월릉IC 구간까지 10.4㎞에 걸쳐 진행한다. 기존 도로를 지하 터널로 보내고, 위에 산책로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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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지목한 곳은 지하화사업 4공구(중랑IC~월릉IC) 중 일부다. 현재 서울시는 이문동 이화교삼거리 인근에 차량 진입을 위한 램프를 설치할 계획이다.
그러나 해당 사업은 착공 직전 주민 민원으로 인해 중단 위기에 놓였다.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촛불시위를 전개하는 등 강력히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인근 아파트 주민들은 “갑작스러운 공사 통보에 황당하다” “공사를 5년이나 하는 줄 몰랐다” “나무와 산책로를 없애는 건 말도 안 된다” 등의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황톳길·산책로 폐지 ▲통학 여건 악화 ▲싱크홀 사고 등을 우려 중이다. 앞서 서울시가 2023년 사업 설계 이후로 주민설명회와 공청회를 진행했으나, 이 같은 사실을 알았던 주민은 극소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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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A씨는 동대문구의 행정 불능이 이러한 사태를 야기했다고 바라봤다. 사실상 사태 책임이 지자체인 동대문구에 있다는 지적이다. 구가 이미 대형 공사가 예정된 곳에 억대 예산을 쏟아부어 지난해 황톳길을 조성한 탓에 주민들이 공사 사실을 더욱 모르게 되는 상황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동대문구는 지난해 중랑천 이문동 황톳길(350m)을 개장했다.
A씨는 “(보도 영상을 보면) 서울시와 동대문구의 소통 문제가 있었던 사실을 알 수 있다”며 “산책로 일대에 황톳길과 카페를 만드느라 약 10억원의 예산을 썼는데, 이는 관련자를 엄중히 문책해야 할 사안이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이필형 동대문구청장의 “구청장으로서 직을 걸고서라도 공사를 막겠다”는 발언으로 반대 여론이 더욱 거세졌다.
그는 이러한 상황이 결국 모두에게 불편함을 초래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A씨는 “주민들의 요구대로 진출입 램프를 현재 계획이 아닌 월릉IC 인근에 설치할 경우 교통 흐름 방해라는 결과가 나올 게 뻔하다”며 “이로 인해 월릉IC 일대가 상습 정체 구간이 되면 공사를 하고도 욕 먹는 꼴이 될 것”이라고 했다.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은 서울 대표 공사로 꼽힌다. 공사 안내를 못 본 이가 손에 꼽기 어려울 정도로 오랫동안 진행되고 있다. 20년 전인 2006년부터 서울시가 검토해 2011년 착공에 나섰다. 무려 15년째 공사 중이다. 동부간선도로의 불법도로 문제와 중랑천 상습 침수 사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해결책으로 꼽혔다. 지하화를 통해 중랑천에는 200만㎡ 규모 친수 수변공원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westseoul@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