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서울 서초구 한강변 반포주공아파트 제3주구 재건축을 통해 들어서는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 청약이 오는 11일 진행된다.
업계에서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규제지역인 강남3구, 한강변 노른자 땅에 공급되는 고급 대단지 아파트로, 시세보다 최대 30억원 저렴한 분양가에 벌써부터 ‘로또 청약’이란 말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6.27 대출규제, 10·15 부동산 시장 안정화 대책 등으로 여유자금이 없는 무주택자에게는 그저 ‘그림의 떡’이란 이야기가 나온다.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은 최고 25층, 17개 동에 총 2091가구가 들어서며 이중 506가구가 일반분양으로 공급된다.
국내 최대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 부동산 스터디 카페에는 ‘로또 30억 청약을 위해 현금 25억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는 글이 올라와 화제다. ‘부리남’이라는 필명을 쓰는 글쓴이는 정부의 규제로 “무주택자가 (청약을 통해) 한 번에 강남에 입성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무주택자의 희망이던 청약 사다리가 완전히 박살났단 이야기다.
◇ 20억원 아파트 청약, 18억원 필요
필자는 과거 강남의 청약과 현재 청약 시장 상황을 비교했다.
예컨대 과거에는 서초구 반포동은 분양가 상한제로 분양가가 시세보다 저렴했고, 준공 시점에는 분양가보다 전세금이 더 높아지면서 잔금 마련에 어려움이 없었다는 것.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상한이 50%라도 전세금으로 잔금을 치르고 이후 전세퇴거자금대출을 받아 실입주 하면 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강남 전역에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였고, 지난 10.15 대책으로 금액별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차등 적용되면서 잔금 대출을 받기 어려워졌다. 15억원 이하는 6억원, 15억원을 초과하면 4억원, 25억원 초과 주택은 2억원만 주담대를 받을 수 있다. 6.27대출로 조건부 전세자금대출이 막히면서 전세금으로 잔금을 치르는 수단이 원천 봉쇄됐다. 전세퇴거자금대출로 집주인이 실입주 하는 것 역시 불가능해졌다.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의 분양가는 59㎡가 20억~21억원선, 84㎡는 26억8000만~27억4900만원 선이다. 이 단지 인근에 있는 신축 대단지 아파트들은 59㎡가 35억원, 84㎡는 56억~71억5000만원 정도에 거래 중이다. 만약 청약에 당첨된다면 15억~30억원 시세차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글쓴이는 “로또 청약은 현금 부자의 전유물이 되었다”며 “59㎡는 20억-2억=18억원이 필요하고, 84㎡는 27억-2억=25억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과거에는 전세금 15억원을 끼고 실제 투자금 10억원 정도가 있으면 입성할 수 있었지만, 청약 허들이 높아졌단 설명이다.
◇ 무주택자, 한 번에 강남 못가…다주택자는 ‘매도 타이밍’
필자는 “무주택자는 한 번에 강남 입성 꿈도 꾸지 마라”고 했다.
그는 “부모 찬스가 가능한 분들은 가능하지만 무주택자는 안 된다”며 “3기 신도시에서부터 차근차근 올라가셔야 한다”고 했다.
또한 1주택자에겐 “폭락을 기다리자”고 했다. 그는 “1주택자라면 그나마 다행”이라며 “강남과 내 집값의 차이를 알면 몇 번을 갈아타야 할 지, 얼마나 대출을 받아야 할 지 알 수 있다”고 해싿.
필자는 “한강벨트 라인에 보유했다면 폭락장이 왔을 때 대출받아 강남으로 넘어가고, 수도권 토허제 지역에 거주한다면 6억원 대출을 받을 수 있는 15억원 이하 상급지로 이동해야 하고, 비규제지역이라면 토허제 구역으로 갈아타야 한다”고 했다.
또 “핀셋 규제는 아이러니하게도 다주택자에겐 매도타이밍”이라며 “안오를 것 같은 지역도 이상하게 오르는 장이 오기 때문에 매도 타이밍”이라고 했다. /rykimhp2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