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면허취소 검토" 대통령 발언 충격파, 포스코이앤씨 신용등급 빨간 불

뉴스 박기람 기자
입력 2025.11.05 06:00

[건설사기상도] ‘신안산선 직격탄’ 포스코이앤씨, 2분기 연속 적자…신용등급 하락 경고등

[땅집고] 신안산선 사고 직격탄을 맞은 포스코이앤씨가 두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등 대규모 손실을 이어가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신용등급 하향 검토에 착수하면서, ‘건설 명가’ 포스코이앤씨의 재무건전성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업계에서는 신안산선 사고와 전국 공사 중단, 해외 프로젝트 손실이 한꺼번에 반영되며 재무구조가 급격히 악화한 영향으로 풀이한다. 이재명 대통령의 강력한 질타 이후, 포스코이앤씨를 둘러싼 상황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땅집고]포스코이앤씨 송도 사옥/포스코이앤씨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보고서에서 “포스코이앤씨가 3분기 연결기준 1947억원(누적 261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며 “2분기에 이어 두 분기 연속 적자이며, 4분기에도 약 2300억원의 추가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번 손실은 지난 4월 신안산선 사고와 8월 발생한 안전사고로 전국 103개 현장이 중단되면서 추가 원가가 반영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공사 중단에 따른 고정비 부담이 커졌고, 일부 건축현장의 대손인식, 폴란드 바르샤바 소각로 EPC 등 준공 임박 프로젝트에서 발생한 원가 증가도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포스코이앤씨의 부채비율은 136.1%, 순차입금의존도는 10.1%로 상승했다. 미분양 증가와 현장별 운전자금 회수 지연 가능성까지 감안하면, 4분기 추가 손실이 현실화될 경우 재무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나신평은 “영업손실은 일회성 요인으로 내년 수익성 회복 여지는 있으나, 신안산선 조사 결과에 따른 추가 비용과 안전관리 강화로 인한 원가 상승이 잠재 리스크”라며 “추가 제재가 현실화될 경우 발주처 리스크 회피, 보증 확보 난항 등으로 수주 경쟁력이 저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포스코이앤씨의 장기신용등급은 A+/Stable, 단기신용등급은 A2+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지만, 나신평은 현장별 손실현황과 대응력 등을 종합해 등급 하향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실제 포스코이앤씨의 상황은 좋지 않은 편이다. 신안산선 사고와 건축사업 대손상각, 해외 프로젝트 등으로 2881억원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해 적자 전환했다. 앞서 포스코홀딩스는 27일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연결 기준 3분기 포스코이앤씨의 영업손실은 1950억원, 당기순이익은 1860억원으로 집계했다. 포스코홀딩스 측은 4분기에도 약 2300억원의 추가 비용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안산선 사고 복구와 건축사업 대손상각, 폴란드 등 해외 프로젝트 손실이 반영되면서 일회성 비용만 2881억원에 달했다는 설명이다. 사업부문별로 보면 모든 부문이 전분기 대비 부진했다. 플랜트 부문은 210억원 영업손실로, 2분기보다 손실폭이 490억원가량 줄었지만 여전히 적자 기조를 이어갔다.

인프라 부문은 1910억원 적자를 내며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 2분기보다 적자폭이 1350억원가량 확대됐다. 건축 부문만이 1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2분기(250억원)에 비해 흑자 규모가 절반 이하로 줄었다. 결국 모든 사업영역에서 원가율 상승과 프로젝트 지연이 겹치면서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된 셈이다.

☞부실채권(NPL) 거래 한곳에서 한방에 끝낸다…국내 유일 원스톱 플랫폼, 이게 가능해?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포스코이앤씨는 최근 수년간 철강 중심 그룹 내에서 ‘건설 포트폴리오 안정화’를 추진해왔지만, 이번 사고로 안전관리비·보상비·공정 지연비가 한꺼번에 발생하며 타격을 입었다”며 “사고 이후 전국 현장을 전수 점검하면서 공정 효율성도 일시적으로 낮아졌다”고 말했다.

본격적으로 포스코이앤씨의 상황이 나빠진 건 올 7월부터다. 4번째 건설현장 노동자 사망 사고가 발생하자 이재명 대통령은 당시 국무회의에서 “(포스코이앤씨의 산업재해 사고는)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며 “정부는 건설면허 취소, 공공입찰 제한 등 가능한 모든 제재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그로부터 세 달이 지난 지금은 신안산선 복구가 본격화됐지만 원가 부담은 커졌고, 8월 이후 중단한 국내 건설현장 대부분을 재가동했다.

하지만, 신용평가사들은 잇따라 포스코이앤씨의 등급 하향 가능성을 언급하며 연내 수익성 회복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일회성 비용 정리가 4분기까지 이어지고,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추가 손실 가능성도 남아 있다.

국내 사고 외에도 폴란드 등 해외 프로젝트에서 예상치 못한 비용이 늘어난 점도 악재로 작용 중이다. 포스코이앤씨는 2020년대 초부터 해외 플랜트 수주를 확대했지만, 원자재 가격 급등과 공정 지연으로 채산성이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일부 건축사업장의 회수 불가능한 매출채권 비용인 대손상각비가 반영되면서 비용 부담이 커졌다.

내년 실적 회복의 열쇠는 신안산선 복구와 해외 플랜트 프로젝트 정상화 여부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또다른 건설업계 관계자는 “공정률이 늦어지면 손실 충당금이 다시 늘어날 수 있어, 포스코이앤씨는 내년까지 손익 안정화에 집중할 것”이라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안전관리·리스크관리 체계 전반을 손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 pkram@chosun.com



화제의 뉴스

"시세 3억대, 분양가는 6억?" 미분양 이천, 아파트 입지도 허허벌판ㅣ이천 증포5지구 칸타빌 에듀파크
모임공간 '상연재 서울역점', 확장 이전 100일 맞아 이벤트 연다
[인사] 한미글로벌
"반도체 팔아 부동산 쇼핑" 한미반도체, 강남 이어 한남동 건물 매입
분상제·비규제지역 '서수원 에피트 센트럴마크', 9일 1순위 청약

오늘의 땅집GO

감정가보다 4억 웃돈에도 "역대급 승자" 송파 아파트서 무슨 일
공사비 못 건진 '현대·반도·한신', 미분양 단지 통째로 임대 전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