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기업가치 3000억 런던베이글 민낯…과로사 조장 블랙기업 논란

뉴스 배민주 기자
입력 2025.11.03 14:15

[땅집고] 서울 안국, 청담, 인천 등 전국 주요 도심 7곳에 매장을 운영하며 ‘대기줄 베이커리’로 유명세를 탄 베이커리 브랜드 ‘런던베이글뮤지엄’이 20대 직원 사망 사건으로 ‘블랙기업’ 논란에 휩싸였다. 블랙기업은 일본에서 유래한 표현으로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 인권침해를 일삼는 기업을 가리킨다.

[땅집고] 30일 서울 종로구 런던베이글뮤지엄 매장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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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측 “업무 스트레스로 과로사” 주장에…LBM “주 43.5 시간 근무” 반박

블랙기업 논란이 불거진 건 지난 7월 인천점에서 근무하던 20대 직원 A씨가 회사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이 사실이 10월 말 뒤늦게 알려지면서다. 유족 측은 “신규 매장 개장 준비 등으로 주 80시간 넘게 일해 업무 스트레스에 시달린 끝에 과로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런던베이글뮤지엄 운영사인 LBM은 지난달 28일 낸 공식 입장문에서 “주 80시간 근무라는 유족 측의 일부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고인의 평균 주간 근로시간은 43.5시간으로 확인됐으며, 유족의 산업 재해 신청을 돕기 위해 관련 자료를 모두 제공했다”는 입장이다.

과로사 의혹이 번지자 고용노동부에서도 나섰다. 고용노동부는 “런던베이글뮤지엄 본사와 인천점에 대해 근로감독에 착수하고, 진상 규명 후 법 위반 확인시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외식 업계에서는 이번 런던베이글뮤지엄의 과로사 의혹 사건을 두고 매각을 앞둔 경영진의 실적 압박과 인건비 절감 노력에 따른 과도한 근로시간 증가 결과로 분석한다. 이학영 의원이 근로복지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해 9월까지 런던베이글뮤지엄 사업장에서 63건의 산재가 신청됐다. 산재 건수는 2022년 1건, 2023년 12건, 2024년 29건, 2025년 9월 기준 21건이었다. SPC삼립에서는 지난해 14건의 산재가 신청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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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日·美, 블랙기업 단속…”초과 근무 리스크 타산지석 삼아야”

해외에서도 비슷한 사례가발생했었다. 장시간 근로와 초과근무 수당 미지급이 사회문제로 번지자 정부가 전수조사를 벌이고, 해당 회사가 법적으로 근로시간 상한을 명문화하는 등 노동환경 개선에 나섰다.

미국 노동부는 뉴욕에 기반을 둔 커피 브랜드 ‘화이트노이즈커피(White Noise Coffee Co.)’를 상대로 초과근무 수당 미지급 소송을 제기했다. 일부 직원은 주 60시간 가까이 일했지만, 회사는 지점별 근로시간을 따로 계산해 40시간 초과분의 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스타벅스 역시 유사한 초과 근무 수당 미지급 소송에서 합의로 사건을 마무리한 바 있다.

일본은 2010년대 초반 패스트푸드·외식업계를 중심으로 블랙기업 논란이 확산한 뒤 정부가 전국 4000여 개 기업을 대상으로 근로시간 실태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불법 초과근무가 적발된 기업에는 형사처벌을 부과했고, 이후 근로시간 상한 규제를 업계 전반으로 확대했다.

외식 업계에서는 한국 외식업과 프랜차이즈 산업이 빠르게 성장한 만큼 해외에서 먼저 드러난 리스크를 국내에서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 업계 전문가는 “지속 가능한 브랜드가 되려면 근로시간 관리와 노동권 보호가 기본이 돼야 한다”고 했다.

LBM의 지난해 매출은 796억원, 영업이익 243억, 순이익은 206억 수준으로 단기간 높은 수익성과 성장성을 기록한 기업이다. 현재 JKL파트너스와 인수 협상을 진행 중이며, 최대주주가 내세운 기업가치는 약 3000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mjb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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