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사치가 된 은퇴 준비…"75%는 은퇴자금 없다" 골드만삭스의 충격 보고서

뉴스 박기홍 기자, 조영윤 인턴 기자
입력 2025.10.27 08:13

미국인 75% 은퇴자금 못 모은다
주거·의료·교육비 급등
첫 주택 구매 연령 31세→38세

[땅집고] 미국인 4명 중 3명은 생활비 지출이 늘면서 은퇴자금을 따로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인 약 40%는 월급에만 의존하는 ‘월급 살이’ 계층으로 월급이 들어오면 바로 생활비로 빠져나가 저축도 거의 불가능한 상태로 조사됐다.

골드만삭스 자산운용(GSAM)이 최근 발표한 ‘2025 은퇴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모든 연령대의 미국인이 주택 구매나 은퇴를 위한 충분한 자금 마련을 하기 어려워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본생활비가 소득을 잠식하면서 미국인의 삶 전체가 압박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를 ‘재정적 소용돌이’라고 표현했다. 이번 설문 조사에는 직장인 3588명과 은퇴자 1514명 등 총 5102명이 참여했다.

[땅집고] 골드만삭스 자산운용이 발표한 '2025 은퇴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인 75%가 은퇴자금을 모으기 힘든 것으로 조사됐다./챗GPT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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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응답자 중 75%는 “지출이 너무 많아 은퇴자금을 따로 마련하기 어렵다”고 했다. 골드만삭스 전문가들은 “주거비를 비롯해 의료·교육비가 급등하며 저축 여력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며 “이로 인해 은퇴 준비는 점점 ‘사치’에 가까운 일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25년까지 주택소유비용은 소득의 33%에서 51%로, 임대료는 21%에서 29%로, 의료비는 10%에서 16%로, 사립대학 학비는 65%에서 85%로 상승했다. 골드만삭스는 “이 같은 기본지출(Basic Expenses) 증가 속도가 임금 상승률을 훨씬 앞지르면서 가처분소득이 급격히 줄었다”고 지적했다. 즉 소득이 제자리인데 필수 지출이 늘어나 ‘남는 돈’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땅집고] 소득 대비 기본생활비 지출이 지난 25년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주택 구매비는 33%에서 51%, 전월세 비용은 21%에서 29%로 상승했다./골드만삭스 자산운용



이 현상은 저소득층만의 문제가 아니다. 연소득 30만달러(약 4억원) 이상 고소득층의 40%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골드만삭스는 이를 “소득이 늘어도 소비가 함께 불어나는 구조적 과소비”로 분석했다.

보고서는 지금처럼 기본지출 부담이 커질 경우, 생계를 유지하느라 여유자금이 전혀 남지 않는 ‘생활비 과부담층’ 비율이 2033년에는 55%, 2043년에는 65%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생활비 과부담층은 소득 대부분이 생계비로 빠져나가 저축이 사실상 불가능한 사람을 뜻한다. 월급살이 계층이 생활비 과부담층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평균 수명 증가로 인해 저축으로 마련한 자금으로 평생을 버티지 못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응답자 58%는 “은퇴자금이 내 생애보다 먼저 고갈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골드만삭스는 “주거비가 소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게 되면서 단순히 집값 문제가 아니라 삶의 구조 자체가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거비 부담이 결혼·출산·내 집 마련 등 생애 주요 이정표를 늦추는 핵심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2000년 이후 첫 결혼·출산·주택구입 평균 연령이 모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땅집고] 처음으로 주택을 매입하는 나이가 점점 늦어지고 있다. 생애최초 주택 구입 평균 연령은 2020년 31세에서 2024년 38세로 7년 늦어졌다. 집을 옮기거나 더 큰 집을 사는 재구매자 평균 연령도 41세에서 50대 중반을 넘었다./골드만삭스 자산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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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기존의 은퇴 공식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과거처럼 “소득의 일정 비율을 꾸준히 저축하면 은퇴가 가능하다”는 계산법이, 급등한 주거·의료·교육비 앞에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졌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이러한 상황에서 개인의 저축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퇴직연금 확대와 자동가입형 개인퇴직금 운영과 같은 정책적 장치의 병행 필요성을 언급했다. 일찍 저축을 시작하고, 개인 상황에 맞는 은퇴 계획을 세우며, 다양한 투자처를 활용하고, 재정적으로 버티는 힘을 키워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렉 윌슨 골드만삭스 은퇴부문 책임자는 “생활비 부담이 커지는 시대일수록 단기적인 지출 관리와 장기적 재정 안정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정책입안자 등과 협력해 실질적인 은퇴 해법을 발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hongg@chosun.com, or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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