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1위 건설사’ HS화성, 이종원 회장 체제에서 ‘수도권 중심 전략’
서울에 주택영업본부 배치해 강남·성동 등 핵심지 정비사업 공략
[땅집고] 대구·경북 지역 건설업계의 마지막 자존심이라는 평가를 받는 HS화성이 새로운 생존 전략으로 ‘수도권 공략’을 실행하고 있다. 특히 회사의 주택 사업 전반을 총괄하는 부서를 모두 대구에서 서울로 이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구 수성구에 본사를 둔 HS화성이 주택 사업 중심축을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으로 이동시켜 정비사업시장 공략에 나선다. 일부 소규모 사업장 관리를 위해 뒀던 서울지사를 주택영업본부로 승격시켰고, 주택 사업 관련 부서를 대구에서 서울로 이전해 규모를 키웠다.
주택 사업의 중심지를 서울로 옮기자 잠원, 성수 등 핵심 지역에 HS화성의 하이엔드 아파트 브랜드 ‘에크라’를 단 아파트를 건립할 수 있게 됐다. 그뿐 아니라 중랑구 면목동에서는 모아타운 시공권을 확보해 수도권에서는 처음으로 HS화성의 대단지 아파트를 지을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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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의 자존심, 주택 사업 중심축 서울로 옮기는 ‘생존 전략’
HS화성은 1958년에 설립해 70여년 동안 대구, 경북 지역 건설업계 강자로 자리잡고 있다. 전신인 화성산업 시절에는 동아백화점 등 유통 부문에서도 두각을 드러냈지만, 2010년 이랜드그룹에 매각한 뒤 건설업으로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한때 HS화성은 우방, 청구, 보성 등 대구를 기반으로 하는 중견사들과 경쟁하며 전국구 건설사로 거듭나기도 했다. TK지역에서는 시공능력평가순위 1위를 지키고 있다. 지역 기반임에도 지난 2016년에는 전체 순위에서 31위까지 올랐다.
하지만 TK지역에 국한된 사업 범위로 최근 위기를 맞았다. 대구 부동산 시장 침체와 함께 지역에서 먹거리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HS화성은 시공능력평가순위는 47위까지 하락했다. 일찍이 호반건설(12위), 제일건설(17위), 우미건설(21위) 등 호남 향토기업이 수도권에서 존재감을 펼친 것과는 대조적이다.
HS화성은 지난해부터 전략을 대전환했다. 2022년 대표이사 회장에 오른 이종원 회장은 2024년 7월 66년만에 기존 화성산업에서 HS화성으로 사명을 변경하며 수도권과 글로벌로 영역을 넓히겠다고 밝혔다.
최근 주택영업본부를 서울로 이전한 것도 연장선상에 있다. 상품개발팀, 개발영업팀을 대구에서 서울로 이전했고, 도시정비사업팀을 신설했다. 주택영업본부장 본부 규모도 30명으로 확충했다.
HS화성 관계자는 “도시정비사업 중심으로 서울에 인력을 확충하면서 중심축 역시 대구에서 수도권으로 옮겨갔다”며 “대구에서 주택사업 전개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수도권, 특히 서울에서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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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원·성수에 하이엔드 깃발 꽂고, 면목동에 대단지 아파트
HS화성은 주택영업본부 확충 이후 서울 주요 지역에 정비사업 수주에 성공했다. 지난 21일 성동구 성수동1가 685-260 일대 ‘신성연립’을 재건축하는 1023억원 규모의 사업을 수주했다. 지하 5층~지상 24층, 86가구 공동주택을 건립한다. 앞서 지난달 29일에는 서초구 잠원동 ‘잠원한신타운’ 소규모 재건축 사업을 수주했다. 지하 3층~지상 29층 125가구를 건립하는 사업으로 공사예정 금액은 635억원이다.
HS화성은 이들 사업지에 자사 하이엔드 아파트 브랜드인 ‘에크라’를 적용할 예정이다. 수도권 주택 사업 진출을 앞두고 론칭한 브랜드로, 아직 적용 단지는 없다. 향후 서울 주요 지역 사업장에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HS화성은 아파트 건립 규모도 키우겠다는 각오다. 지난해 11월부터 서울 4곳, 경기 안양 2곳 정비사업을 수주했지만, 모두 소규모 사업장으로 시장에 존재감을 드러내기에는 역부족인 곳이다.
HS화성이 주목하는 지역은 서울 중랑구 면목동 모아타운이다. 올해 5월 면목본동 2구역과 5구역을 잇따라 수주했다. 2구역은 지하 3층~지상 25층, 321가구 규모, 5구역은 지하 3층~지상 24층 317가구 규모다.
향후 1구역, 3구역, 4구역까지 수주할 계획이다. 특히 3구역은 이르면 11월 말 수의계약에 의한 시공사 선정이 유력한다. 만약 면목본동 1~5구역을 모두 수주하면 총 1380여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를 조성하게 된다.
HS화성 관계자는 “하이엔드 브랜드 에크라는 서울 강남권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도 “지금까지는 소규모 사업장 위주로 수주해왔으나, 면목본동 모아타운 전구역을 수주하면 수도권에서 처음으로 대형 단지를 조성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raul164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