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온라인 시장이 아무리 성장해도, 오프라인 매장은 결코 사라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안주하지 말고 계속해서 경쟁력을 키워야 합니다.” (방교환 워크업 대표)
방교환 대표가 2022년 론칭한 워크업은 작업복·공구·아웃도어를 함께 취급하는 신개념 아웃렛형 매장이다. 티셔츠 약 5000원, 바지 1만원대 초가성비 제품으로 ‘패션계 다이소’로 불린다. 출범 1년 6개월 만에 전국 130개 매장을 돌파했으며, 연내 200호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방교환 대표는 앞서 2012년 캠핑용품 전문 브랜드 ‘고릴라캠핑’을 성공적으로 이끈 경험이 있다. 고릴라캠핑은 합리적인 가격대의 캠핑용품 2000여 종을 취급한다. 연간 매출은 1000억원에 달한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2022년 패션 분야로 본격 진출하며 ‘워크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워크업 주 고객층은 블루칼라 직종 중년 남성이다. 의류 시장에서 중년 남성은 주로 소외되어 왔기 때문에 이들을 위한 옷을 만들고 싶었다는 것이 워크업 탄생 배경이다. 최근에는 여성복과 일상복도 론칭하며 고객층이 더욱 다양해졌다. 방 대표는 “최근 매장에 10대들, 젊은 여성분들도 많이 방문해서 놀랐다”며 “주된 고객층은 중년 남성이지만 점차 고객층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불황에도 입소 대기만 수백명, 시니어 주거 성공은 운영력에서 갈립니다!
◇ 온라인 없이 오프라인만
워크업은 온라인몰을 운영하지 않는다. 작업복은 장시간 착용하고 움직임이 많은 만큼, 직접 입어보고 선택하는 경험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워크업은 전국 매장에 S부터 5XL까지 다양한 사이즈를 구비해 놓고, 소비자가 직접 입어보고 맞는 옷을 고를 수 있도록 했다. 기존 작업복 시장이 단일 디자인과 제한된 사이즈 중심이었던 것과는 다른 접근이다.
워크업은 작업복도 일상복처럼 다양한 디자인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방교환 대표는 “단순히 가격이 싸서 사랑받는 브랜드가 아니라, 노동자의 일상 속에서도 스타일을 살릴 수 있는 옷을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워크업은 서울보다 울산·구미 등 산업단지 인근 국도변 상권을 중심으로 확장하고 있다. 서울 성수동에도 플래그십 스토어를 두고 있지만, 여전히 지방 거점 전략을 고수한다. 서울은 임대료 부담이 커서 워크업의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신 대형마트나 아웃렛 매장 안에 입점하는 방식으로 서울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 불황에도 ‘가성비’ 시장 굳건
워크업은 향후 여성 작업자를 위한 워크웨어 강화와 가정용 리빙 제품군 확장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집안일도 ‘일(work)’이라는 관점에서 현재 사업과 맞닿아 있다는 것이다. 방교환 대표는 “워크업을 모티브로 화장품 브랜드인 ‘오프뷰티’도 출시됐고, 앞으로 가구 등 다양한 분야로 혁신을 이어갈 것”이라며 “가성비 제품을 찾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기 때문에 불황이 오더라도 가성비 시장은 타격이 적을 것”이라고 했다.
오프라인 유통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에서도 다이소·올리브영처럼 합리적 가격과 경험을 결합한 브랜드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워크업 역시 가성비·피팅 경험·차별화된 디자인을 무기로 새로운 오프라인 유통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방교환 워크업 대표는 22일 국내 대표 리테일 컨퍼런스 ‘넥스트커머스 2025’에 참여했다. 이날 첫 세션에서 방교환 대표는 온라인이 대세인 시대에 오프라인 매장만으로 작업복 시장을 재편한 워크업의 전략을 공개했다.
☞입소율·수익률 모두 잡는 시니어타운 운영 비법 공개! 지금 바로 신청하기
넥스트커머스를 주관한 김소희 데일리트렌드 대표는 “모두가 가성비를 이야기하는 시대지만, 동시에 플렉스(고가 소비) 트렌드도 공존한다”며 “워크업은 이런 양극화된 시장 속에서 지방 상권과 오프라인 브랜딩 전략으로 돌파구를 찾은 사례”라고 평가했다.
‘넥스트커머스 2025’는 22일과 23일 양일간 서울 건국대학교 새천년관에서 열렸다. 올해 주제는 ‘창의적 돌파, 빈틈없는 레버리지(Creative Strike, No-Slack Leverage)’다. 22일은 ‘Day of Brand’, 23일은 ‘Day of Leverage’로 각각 브랜드와 부동산 전략을 다뤘다. 첫째 날에는 ‘워크업’, ‘웍스아웃’, ‘설빙’, ‘앳홈’, ‘연세유업’ 등 총 12개 국내 주요 기업이 참여했다. /ori@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