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올리브영·다이소 화장품 싹쓸이" 명동 뺨치는 외국인 상권된 홍대

뉴스 유지인 인턴 기자
입력 2025.10.23 06:00

[‘케데헌’과 돌아온 핫플] 명동 못지 않은 외국인 ‘핫플’ 된 홍대 상권

[땅집고] 지난 16일 2시 도착한 홍대입구역 지하 역사에 내려 지상으로 올라가는 길부터 많은 인파가 몰렸다. 홍익대 학생뿐 아니라, 지하철 환승객, 여행객 등으로 붐볐다. 역 출입구를 나서자마자 보이는 올리브영 매장에는 한국 여행을 마치기 전 화장품을 대량 구매하기 위해 캐리어를 든 외국인 여행자들이 줄을 서있다.

“닥터지 수분크림을 저렴하게 사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1000달러(21일 기준 한화 약 143만원)는 쓸 예정이다.”(올리브영 홍대타운점에서 우연히 만난 헬레나(가명)씨)

올리브영뿐 아니라 다른 화장품 브랜드 매장 역시 대부분의 고객층이 외국인 여행객이다. 한 화장품 매장 점장 30대 A씨는 “한국이 외국에 비해 화장품 가격이 저렴하다보니 매장을 찾는 손님들 대부분이 외국인”이라며 “매장에서 일하기 위해서 기본적인 외국어 구사 능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땅집고] 이달 16일 홍대 상권에 위치한 올리브영에서 만난 헬레나(가명)씨와 친구들. / 유지인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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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콘텐츠 열풍…홍대 상권, 외국인 필수 코스

최근 넷플릭스 오리지널 ‘케이팝데몬헌터스’ 등 한류콘텐츠가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K뷰티, K패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그 중 홍대 상권이 K뷰티의 새로운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CJ그룹에서 운영하는 올리브영이 대표적으로 수혜를 입은 브랜드다. 홍대입구역 8번 출구에 위치한 홍대타운점은 2024년 4월 재오픈 이후 외국인 관광객 방문이 크게 증가해 매장 매출 상당수가 외국인 구매에서 나온다.

[땅집고] 16일 헬레나(가명)씨와 친구들이 메디힐 마스크 등 제품을 들고 있는 모습. / 유지인 인턴 기자


올리브영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홍대타운점의 외국인 매출은 명동타운점에 이어 전국 2위를 기록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트렌디한 글로벌 2030세대가 즐겨 찾고 있으며, 문화, 예술, 쇼핑 콘텐츠가 어우러진 홍대 거리에서 트렌드를 전파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저가형 생활용품, 잡화점 브랜드 다이소도 홍대 상권에서 인기 몰이 중이다. 홍대 2호점이 지난해 해외카드 결제액이 전년 대비 90% 이상 증가했을 만큼 외국인 방문객이 활발하다.

[땅집고] 16일 2시에 방문한 홍대에 가득한 인파. / 유지인 인턴 기자


그 외에도 무산사스탠다드, 아디아스, ABC마트, 애플스토어 등 플래그십 매장이 홍대 상권의 주를 이루고 있다. 쿠시먼앤웨이크필드 코리아의 10월 상권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홍대 상권 내 상위 10개 브랜드 중 65%가 리테일, 메디컬 업종으로 나타났다.

또 강남 일대에서 유명세를 탄 성형외과, 피부과 등이 홍대에 새로운 지점을 오픈하면서 외국인 방문이 더욱 많아졌다. 대한성형외과의사회 박동권 대변인은 “현재 외국인 ‘쁘띠 시술’의 수요가 홍대 쪽에 많이 증가했다는 점을 성형외과 전문의들도 인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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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고객 비중이 커지면서 홍대 상권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뜨거워지는 중이다. 2022년에 홍대 상권 내 오후 6시~새벽 1시까지 소비 비중은 44%였지만, 2024년에는 42%로 줄었다. 동시에 점심(오전 11시~오후 3시) 시간대 소비 비중이 23%에서 25%로 증가했다.

◇ 공항철도 개통 후 ‘서울 여행 베이스캠프’ 된 홍대입구

홍대 상권은 단순히 외국인들이 소비를 하기 위해 방문하는 곳이 아니라 서울 여행의 핵심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홍대입구역의 교통 중심지로서 입지 덕분이다.

전통적으로 홍대입구역은 서울 주요 지역을 순환노선으로 잇는 2호선, 수도권 서북부와 동북부를 잇는 경의중앙선이 지나는 철도교통의 요지였다. 2010년 12월 공항철도가 개통하면서 김포공항, 인천공항으로 접근성이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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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경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외국인 관광객이 일시적으로 줄었지만, 최근 수치를 회복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25년 1분기 방한 외래관광객수는 약 340만3000명을 기록했다. 지난 2020년 1분기 204만명 이후 분기 기준 최대치다.

상권 분석 전문가인 권강수 상가의신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오프라인 매장들이 온라인 시장으로 재편되면서 대부분 상권이 힘들어졌으나, 홍대상권은 매출, 영업 이익 측면에서 기복이 적었다”며 “공항철도로 인해 공항과의 접근성이 좋아서 대학 상권이 관광 상권으로 바뀌었다”고 밝혔다.


[땅집고] 홍대입구역 인근 고층 빌딩./이승우 기자


◇ 홍대 상권도 양극화 “높아진 임대료 탓 고수익 업종만 생존”

홍대 상권에도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2024년 말 기준 홍대 상권 공실율은 약 10%를 기록했다. 2020년 10% 미만이던 공실률은 2021~2022년 20% 수준까지 올랐으나, 점차 하락했다. 지난해 12월엔 2200개까지 매장수가 늘어 최근 5년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홍대입구역 인근 골목 상권은 공실이 점점 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공실율이 18%까지 치솟았는데, 3분기 대비 2.3%포인트(p) 증가한 수치다.

지나치게 높은 임대로 탓에 일반 소매점보다는 대형 프랜차이즈, 성형외과, 피부과 등만 살아남는 생태계가 됐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중개법인 ‘블루핀’에 따르면 홍대입구역 인근 한 성형외과가 입점한 150평 상가 월 입대료는 약 2000만원에 달한다.

홍대 상권에서 중개업소, 외국인 전용 게스트하우스를 운영 중인 고종옥 코쿤홀딩스 대표이사는 “코로나19로 일시적으로 타격을 받았지만 다시 회복했다”면서도 “최근 홍대입구역 상권은 높은 임대료를 감당할 수 있는 성형외과, 피부과, 프랜차이즈 매장 등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업종만 살아남는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raul1649@chosun.com, youi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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