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토허제 평촌 옆 '만안구'로 문의 전화 쇄도 "집주인 계좌 달라 설득도"

뉴스 이승우 기자
입력 2025.10.21 06:00

10·15 대책으로 평촌 옆 만안구 풍선효과 조짐
"집주인 계좌 달라 설득", "집도 안 보고 계약"
‘대장’ 푸르지오더샵 등기 완료하면 상승 본격화 전망도

[땅집고] 정부가 부동산시장 안정화 대책을 발표한 후 첫 주말인 지난 18일 토요일 오전 경기 안양시 만안구 안양동 일대 공인중개사사무소에는 매물을 보기 위한 발길이 이어졌다. 10·15 부동산 대책으로 평촌신도시가 위치한 안양시 동안구가 규제지역,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자 대출규제, ‘갭투자’ 제한을 피해 아파트를 매수하려는 이들이었다.

[땅집고] 경기 안양시 만안구 안양동 '래미안안양메가트리아'./LH


30대 예비 신혼부부는 전날 둘러본 안양동 ‘주공뜨란채’ 59㎡(이하 전용면적)를 매수하기 위해 18일 중개업소를 재방문했다. 그러나 집주인이 계좌번호를 알려주지 않아 가계약금을 입금하지 못하고 마음을 졸였다. 이날 이른 아침부터 여러 부동산에서 집을 보고 갔기 때문이다. 결국 1시간여 동안의 끈질긴 설득 끝에 집주인은 계좌번호를 내주고 가계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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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신부 30대 A씨는 “계좌가 안 나오는 것은 서울 마포, 성동 같은 핵심지에서만 있는 일인줄 알았는데, 직접 겪으니 계약을 못할까 불안했다”며 “풍선효과를 막기 위해 규제 지역을 넓게 지정했다고 하는데, 정부의 대책이 효과가 있을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 ‘평촌 옆세권’ 만안구 안양역세권, 벌써 풍선효과 조짐

국토교통부는 지난 15일 서울 25개구와 경기 12개 지역(과천, 광명, 수원 영통·장안·팔달, 성남 분당·수정·중원, 안양 동안구, 용인 수지구, 하남시, 의왕시)을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등 규제지역·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전세를 끼고 매매하는 갭투자를 차단한 것이다.

정부는 인접 지역으로 가격 상승세가 옮겨가는 풍선효과를 사전 차단하기 위해 광범위하게 규제 지역을 확대했다. 정부 의도와 달리 인근 지역에서는 벌써 가격 상승 조짐이 보이고 있다.

[땅집고] 국토교통부가 2025년 10월 25일 고강도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면서 서울 25개 구와 경기도 12개 시·구가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했다. 사진은 규제 지역과 인접 지 위치. /그래픽=임금진 기자



경기 남부에서는 안양시 만안구가 대표적인 풍선효과 예상 지역이다. 1호선 안양역과 명학역 사이에 밀집한 대단지 아파트들이 주목받고 있다. ‘삼성래미안’(1998가구 ☞단지정보 알아보기), 주공뜨란채(1093가구 ☞단지정보 알아보기), ‘안양역푸르지오더샵’(2736가구 ☞단지정보 알아보기), ‘래미안안양메가트리아’(4250가구 ☞단지정보 알아보기) 등 1만 가구 규모다.

이전까지 이들 단지는 1호선 열차 소음, 열악한 학군 등으로 인해 인근 평촌신도시, 인덕원 대비 시세가 낮았다. 조선일보 AI부동산(☞바로가기)에 따르면, 평촌 대장단지로 꼽히는 관양동 ‘평촌더샵센트럴시티’ 84㎡는 이달 14억원에 거래됐으나, 안양동 래미안안양메가트리아 같은 주택형은 9억6000만원에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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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래미안안양메가트리아는 규제의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 평가받던 곳이다. 덕천마을 재개발로 건립한 이 단지는 4250가구로 안양 내 최대 규모다. 대책 발표 직후부터 각종 부동산 플랫폼에서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랭크돼 있다.

해당 단지의 실입주 매물은 빠르게 소진됐고, 투자 매물에 대한 문의도 많아졌다. 안양동 스타부동산 관계자는 “집값이 빠르게 오른 평촌, 인덕원이 속한 동안구가 규제지역으로 묶이면서 매수 문의가 빗발쳤다”며 “세를 안고 있는 투자 매물은 집을 보지도 않고 계약한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땅집고] 경기 안양시 만안구 안양동 '안양역푸르지오더샵'./대우건설


◇ “대장 단지 시세 상승 아직 시작도 안 했어”

업계에서는 안양역 인근 단지 가격 상승세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0월 입주를 시작한 이 일대 ‘대장 아파트’ 안양역푸르지오더샵의 가격이 아직 눌려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안양진흥아파트 1~4차를 재건축해 건립한 단지다. 대우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공동시공한 단지로 지하 2층~지상 최고 37층, 2736가구 규모다. 다만 소유권 이전등기 이전이기 때문에 현재 가치를 온전히 인정받지는 못하고 있다.

이 단지는 아직 주택담보대출이 제한돼 있어 입주권 거래는 현금으로만 이뤄지고 있다. 지난 7월 84㎡은 12억9500만원, 59㎡는 10억원에 거래됐다. 입주권 거래 가격도 인근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안양동 B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안양역푸르지오더샵 소유권 이전등기가 완료되면 지금보다 거래도 많아지고 시세도 빠르게 상승하면서 안양역 일대 시세를 주도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평촌 재건축이 본격화하면 이주 수요로 추가적인 시세 상승도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raul164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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