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역 개수 9개 밖에 없어도…서울 부동산 바꾼 최초의 지하철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25.10.18 06:00

[땅집고] 전 세계 곳곳에서 시민들의 발이 되어주는 지하철. 세계 최초의 지하철은 1863년 영국에 건설한 메트로폴리탄선이다. 이후 미국 뉴욕, 프랑스 파리, 독일 베를린 등 핵심 도시 위주로 지하철 건설 사업이 확산하면서 전 세계 땅속 깊은 곳에 지하철 노선이 자리잡게 됐다.

대한민국에 개통한 최초의 지하철은 1974년 운전을 시작한 현재의 1호선이다. 영국 메트로폴리탄이 생겨난 지 약 10년 만에 우리나라에도 지하철이 다니게 된 것. 광복 이후 서울 인구가 1966년 179만명, 1970년 553만명 등으로 폭증하면서 사람들을 대량으로 운송할 대중교통 수단이 필요해지면서 사업을 추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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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집고] 1974년 8월 15일 종로선 개통식. /서울시


[땅집고] 우리나라 최초의 지하철인 종로선 노선도. 역 개수가 9개에 불과했다. /서울시


지하철 1호선 건설을 주도한 건 서울시다. 1965년 발표한 '서울 시정 10개년 계획'에 '향후 10년 이내 4개 노선 51.5㎞의 지하철 건설’ 방침이 포함되면서다. 1호선은 1971년 4월 12일 착공해 3년 4개월 만에 완공했다. 이후 총 4000번에 달하는 시범 운전을 마치고 1974년 8월 15일, 광복절에 공식적으로 첫 운행을 시작했다.

당시 1호선 공식 명칭은 ‘종로선’이었다. 현재의 1호선은 서울 도심 뿐 아니라 북쪽으로는 의정부·양주·동두천, 남쪽으로는 안양·군포·수원·동탄·부천·인천 등 여러 수도권 지역을 연결하고 있지만 첫 개통 시기에는 지금처럼 노선 길이가 장대하지 않았다. 종로선이던 시기에는 노선이 서울역부터 청량리역까지로, 길이 총 7.8km에 9개역만 있었던 것. 현재의 1호선 구간 중 도심권 일부만 운행했던 셈이다.

[땅집고] 1989년 12월 30일 종로선 열차에 탑승해있는 사람들. /서울시



지금에 비하면 터무니 없이 짧은 노선이지만 지하철 첫 등장에 서울시민들은 환호했다. 열차를 타면 자동문이 열리면서 고급 융단 시트가 적용된 의자에 앉을 수 있고, 천장에는 선풍기가 설치돼있어 초호화 교통수단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것. 무엇보다 당시 심각한 교통체증으로 버스를 타면 길게는 1시간도 걸리던 9개역 거리를 종로선을 이용하면 약 18분 만에 갈 수 있는 점이 가장 파격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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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집고] 1974년 8월 15일 종로선 개통 기념 승차권. /서울시


당시 우정선 개통 기념 초대 승차권을 보면 한 번 탑승하는데 요금이 30원이라고 적혀 있다. 짜장면 한 그릇이 약 140원이었던 때니 한 끼 4분의 1 가격이었던 것. 당시 승객들이 종이로 만든 승차권을 개찰구에 제출하면 역무원이 탑승 여부를 표시하기 위해 승차권을 가위로 잘라 표시해주는 방식이었다. 지금은 승차권을 담당하는 역무원이 따로 없는 데다 종이가 아닌 전자카드로 된 티켓을 이용하고, 성인 기준 요금이 1550원인 점을 고려하면 최초 지하철 개통 후 5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음이 실감된다.

2025년 현재는 수도권 일대에 놓인 지하철 노선 갯수만 24개며, 역 수는 647개로 불어나있다. 과거 종로선이던 지하철 1호선이 등장한 뒤 이후 수많은 노선이 생겨나면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개발과 교통 인프라 구축에 큰 영향을 미쳤고, 도시 공간을 재구성하는 촉매제로 작용하면서 현재 부동산 시장 가격을 좌지우지하는 핵심 요소 중 하나로 자리잡게 됐다.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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