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文 시즌2 될까봐 잠 못 자요" 지방부자들 돈다발 들고 서울로

뉴스 김서경 기자
입력 2025.10.17 09:37 수정 2025.10.17 17:39

[붇이슈] 벼락거지 2탄!…현금 쥐고 있으면 자산 녹아내립니다

[땅집고] “사람들이 매번 상급지로 이동합니다. 아파트 보유 지역에 따라 자산 차이가 커지거든요. 그런데 저는 지금의 일들이 인플레이션에 의해 현금 가치가 하락하고 있어서 사람들이 최대한 자산을 보호하려고 하는 행동 같아요. 일종의 ‘포모(FOMO)’ 현상이죠.”

최근 정부가 서울 전역을 포함해 총 37개 지역을 한꺼번에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는 초강수를 내놓을 정도로 서울과 인접 지역 부동산 시장이 달아올랐었다. 강남권과 마용성 등 한강변에 인접한 지역에서는 하루 사이 수억원이 오르는 일도 부지기수였다.

[땅집고] 주택 관련 일러스트 이미지. /조선DB


이런 가운데 부동산 시장 불장이 일어난 배경을 ‘포모(놓칠까 두려워하는 심리·Fear Of Missing Out)’로 바라보는 글이 등장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사고 있다. 국내 최대 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 ‘부동산스터디’에 올라온 ‘자산 방어를 위해 강제 급지 이동을 선택해야 하는 시대’라는 글이다. 14일 게재 하루만에 조회수 5만4000회를 기록하는 등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닉네임 ‘숲사랑책사랑’을 쓰는 A씨가 작성했다.

그는 최근 ‘벼락거지 시즌 2가 시작되는 것 같아 밤잠을 설친다’는 글을 봤다며, 실제로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조목조목 분석했다.

/조선DB


◇ ‘벼락거지’ 단순한 투자 열기 결과 NO

A씨는 문재인 대통령 당시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던 시기와 최근 상황을 비교하면서 “문 전 대통령 시절은 노도강(노원·도봉·강북)이나 인천, 김포, 일산 등 아파트 가격이 오르는 등 전국 아파트 가격이 폭발적으로 올랐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당시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집값이 비정상이다’라며 20 번이상 대책을 내놨고, ‘아파트가 빵이면 밤새 찍어내겠다’는 말을 남기고 물러났던 기억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부동산 시장이 단순한 투자 열기가 아닌 사회적 요인으로 인해 현 상황에 이르렀다고 했다. 그가 꼽은 요인은 ▲출산율 하락 ▲소득주도성장 추진 이후 제조업 쇠락 ▲다주택자 규제다.

A씨는 출산율 하락세, 제조업의 개발도상국·후진국으로의 이탈이 문 전 대통령 시기에 강하게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경제학 관점에서 이러한 흐름이 자연스러운 현상임을 감안하더라도, 두드러진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A씨는 “문 전 대통령 시절 소득주도성장을 위해 최저임금을 급격히 올리자 부산과 울산, 경남 거제·창원, 전남 여수·광양 등 제조업이 밀집한 남동해안벨트가 쇠락했고, 더 이상 지방에 양질의 일자리가 생기지 않고 있다”며 “20대 후반 대졸자가 양질의 일자리를 찾으려면 강제로 지역을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했다.

[땅집고] 최근 5년간 국내 통화량(M2) 증감 그래프. /트레이딩 이코노믹스


◇ 통화량 1500조, 수도권 부동산으로 쏠려

그는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시행한 취득세·양도세·종부세 중과 제도 등 부동산 규제가 엎친 데 덮친 격의 악재가 됐다고 바라봤다. 지방 부동산 시장을 찾는 이가 더욱 줄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1년 5월 시중 통화량(M2, 평균 잔액)가 3000조원을 넘긴 뒤 최근 4500조를 바라볼 정도로 늘면서 서울 등 수도권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것과 달리, 비수도권 부동산 가격은 수요 감소로 인해 대체로 제자리 걸음 중이다.

한국은행이 15일 공개한 ‘8월 통화 및 유동성 동향’에 따르면 올해 8월 통화량은 전월보다 1.3%(55조8000억 원) 늘어난 4400조2000억 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A씨는 “지방 아파트 보유자들의 자산이 녹아내리고 있다”며 “지금 상급지 갈아타기 움직임은 인플레이션에 의한 자산방어를 위한 오징어 게임이 아닐까 한다”고 했다.

아울러 A씨는 약 35조를 투입한 민생지원금이 ‘통화량 팽창’이라는 부메랑이 된다고 했다. 그는 “민생지원금 효과는 통화승수를 통한 통화량 팽창으로 이어져 실제로는 5.5배 정도 늘어 190조에 이를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그는 현금만 보유하는 것 대신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을 주문했다. 현금만 보유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가난해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다. /westseoul@chosun.com



화제의 뉴스

"시세 3억대, 분양가는 6억?" 미분양 이천, 아파트 입지도 허허벌판ㅣ이천 증포5지구 칸타빌 에듀파크
모임공간 '상연재 서울역점', 확장 이전 100일 맞아 이벤트 연다
[인사] 한미글로벌
"반도체 팔아 부동산 쇼핑" 한미반도체, 강남 이어 한남동 건물 매입
분상제·비규제지역 '서수원 에피트 센트럴마크', 9일 1순위 청약

오늘의 땅집GO

감정가보다 4억 웃돈에도 "역대급 승자" 송파 아파트서 무슨 일
공사비 못 건진 '현대·반도·한신', 미분양 단지 통째로 임대 전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