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와, 테마파크 인줄" 구청 안에 초대형 미끄럼틀부터 푸드코트까지 있다고?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25.10.17 06:00

[땅집고] 올해 8월 5일 문을 연 서울 동작구청 새 청사. 지하철 7호선 장승배기역을 끼고 10층 높이로 들어선 초역세권 건물이라 주민들이 오가기 편리한 입지란 평가를 받는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최근 다른 구청 건물에 비해 동작구청에 유독 사람이 많이 몰려 눈길을 끈다. 청사 내부에 설치된 15m 높이 초대형 미끄럼틀을 타러 온 사람들로 붐비고 있는 것.

[땅집고] 서울 동작구청 신청사 2층에 조성된 길이 15m의 대형 미끄럼틀 ‘D라이드’를 타려고 줄을 서 있는 사람들./서울 동작구청


동작구청은 지하 3층~지상 10층, 연면적 4만 4672㎡ 규모다. 이 중 지하 1층 중앙홀부터 지상 5층까지는 중앙이 뻥 뚫린 중정 구조로 만들었는데, 바로 이곳에 거대한 미끄럼틀, ‘D라이드’(D-Lide)가 설치돼있다. 밑동보다 위가 넓은 나팔 형태 구조물에 고무 호스처럼 생긴 미끄럼틀이 돌돌 감겨 있는 모습인데, 아이부터 노인까지 미끄럼틀을 타보려고 줄을 서는 광경이 벌어진다. 미끄럼틀을 타면 4층부터 지하층까지 내려오는데 10초 안팎 걸린다. 통상 민원 사무 업무를 처리하는 딱딱한 분위기가 나는 다른 구청과 달리 마치 놀이동산에 온 것 같은 분위기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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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동작구청에 미끄럼틀이 설치된 이유가 뭘까. 동작구청은 구청 건물 안에 상가가 입점돼있는 이른바 ‘관상(官商) 복합 청사’로 건립됐다. 당초 신청사 부지에는 1968년 생겨난 전통시장인 영도시장이 자리잡고 있었다. 동작구가 이 곳에 새 청사를 짓겠다는 계획을 밝히자, 수십 년 동안 장사해 온 영도시장 상인들이 갈 곳이 없다며 거세게 반발하면서 갈등이 터졌다. 이에 동작구가 상인들을 위해 저렴한 임대료로 운영하는 상가를 구청 안에 마련하는 관상 복합 형태 건물을 고안해 낸 것.

[땅집고] 서울 동작구청 지하 1층~지상 5층을 연결한 중정 공간 가운데 자리잡고 있는 D라이드. /조선DB


청사 지하 1층에 들어가보면 상가 점포 수십개가 마련돼있다. 올해 9월 기준으로 영도시장에 있던 가게 14곳이 청사 푸드코드에 입점 완료한 상태다. 연말까지 식당·카페 등 32곳이 추가로 들어올 계획이다. 동작구청은 건물 내 상가 공간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사람들 발길을 끌면서도 체류시간을 늘릴 수 있는 독특한 체험형 시설 D라이드를 설치해 둔 것이다. 상가가 활성화하면 동작구청도 임대료 수익을 거두는 구조라, 동작구와 상인 양 측이 윈윈 구조인 셈이다.

실제로 방문객들이 미끄럼틀을 타면 상가가 있는 지하 1층에 도착해, 주변을 둘러보고 이 곳에서 음식을 사 먹을 수 있는 동선 구조다. 동작구청에 따르면 D라이드 운영 시작 20일 만에 약 6000명이 미끄럼틀을 타고 간 것으로 집계됐다.

[땅집고] 서울 동작구청 신청사 건물. /서울 동작구청


동작구는 민족 대명절인 추석을 맞아 10월 3일부터 9일까지 D라이드가 있는 구청 건물을 ‘열린 테마파크’로 특별 운영하기도 했다. ‘놀거리’, ‘먹거리’, ‘즐길 거리’ 총 세 가지 테마로 꾸며 방문객들에게 독특한 명절 분위기를 선사하기 위해서다.

먼저 ‘놀 거리’는 D라이드를 뜻하며 ‘먹거리’는 지하 1층과 지상 1층 상가에서 운영하는 푸드코트. 지역 내 유명 떡집 등 소상공인과 새마을회가 참여하는 간식·음료 부스를 마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즐길 거리’는 지하 1층에 대형 윷놀이·제기차기·투호 등 전통 놀이을 비롯해 떡메치기, 달고나 체험부스 등을 갖춘 테마형 놀이터 형태로 조성한 콘텐츠다.

박일하 동작구청장은 언론을 통해 “삭막했던 구청이 시민 사랑방이자 상인들의 마음 편한 일터로 거듭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사람들을 모으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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